초등부모
70년대생으로 스스로를 평등주의자라고 믿으며 작은 차별도 넘어가지 않으려 했지만, 동시에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고 서두를 달아야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와서 부끄럽네요. 딸아이를 중성적 문화 속에서 키우려 애썼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나니 부모의 힘만으로는 도처의 편견과 색안경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꼬마 친구들도, 아이 부모들도,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 선생님이라는 존재만이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한테 로자 파크스와 흑백차별 시절의 미국 이야기를 해주며 '이제 그런 건 없어졌다'고 끝을 맺었지만 샬럿츠빌을 떠올리며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언젠가 성차별의 역사를 이야기해 줄 기회가 생길 때도 그럴까요? 멀지 않은 미래에 '이제 그런 건 없어졌다'고 이야기를 맺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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