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 - 함께 돌보고 즐기는 공동체 만들기

2022.11.08
·
384
·
4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고령인구(65세 이상)는 901만8천 명 이라고 합니다. 이는 전체 인구 중 17.5%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고령인구가 900만 명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해요. 이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에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인 것에 반해 한국은 7년에 불과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추세가 계속 된다면, 2050년 한국은 전체 인구 중 40%가 고령인구가 될 것이라고 해요.

우리 모두는 영원히 젊을 수 없고, 언젠가 노인이 됩니다. 지금 어르신들의 자리가 언젠가 우리의 자리가 됩니다. 모든 세대가 힘을 합쳐 고령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주위의 많은 지역과 공동체에서 알게 모르게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여주의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 공동체 활동으로 새로운 세계와 소속감을 만나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혼자 사는 어르신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청의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혼자 사는 고령자(65세 이상) 가구는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인 166만1000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건강, 경제력, 생활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은 나이가 들면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모두가 여유로운 노후와 후회없는 인생 마무리를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여주의 산골마을 주록리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이하 지화자두드림)입니다.

시작은 ‘노루목 향기’라는 시니어공유공간을 만들어 수년째 함께 의지하며 살고 있는 세 명의 할머니였습니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모인 세 할머니는 함께 밥을 지어 먹고 집을 가꾸면서 아프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돌봄’의 가치를 확인한 어르신들은, 이를 마을 전체로 확대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으로 옮기게 됩니다.

뭔가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겨울철 농한기에 모여 수다를 떠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함께 무엇을 해야 즐거울까 고민하다가 풍물과 난타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동호회의 이혜옥 대표가 직접 배운 후 마을 주민들을 가르쳤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주민 일부만 참여하는 소모임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러다 2016년 경기도공동체지원사업으로 마을강당이 생기면서 공동체 활동에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소품을 만들면서 배움의 욕구의 눈을 뜨게 됩니다. 모이고 어울리면서 외롭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떨칠 수 있게 됐지요. 이혜옥 대표는 “노후에는 보통 복지시설이나 요양원을 많이 찾는다”며, “보건의료시설과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있다면 굳이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주록리의 공동체 활동은 여느 문화센터 못지 않다”며 “면사무소까지 나가지 않아도 어르신들이 충분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자부심도 내비칩니다. (2021년 9월 10일 KBS 다큐온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 프로그램 인용) 실제 주록리에서는 풍물, 난타, 프랑스 자수, 라인댄스, 치매예방건강교실 등 어르신들이 즐기면서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노루목 향기’는 세 명의 할머니들이 사는 노인생활공동체이지만, 동시에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는 광장이자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마을강당을 쓸 수 없었을 때는, ‘노루목 향기’의 마당을 활용하기도 했다는데요. 원래 텃밭이었던 공간에 잔디를 깔아 야외교실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마을 어르신들은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열고 공연도 했습니다. 이혜옥 대표는 “주민들이 오니까 우리집도 광이 난다”며, “어르신들이 이곳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간이 빛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2021년 9월 10일 KBS 다큐온 '세 할머니의 유쾌한 동거' 프로그램 인용) 덕분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공동체 활동과 마을 수업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공동체 활동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이웃과 무언가 함께 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방소멸, 과소화, 고령화 등 농촌은 비관적인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문화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노루목 향기와 지화자두드림의 사례는 한 줄기 빛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노인생활공동체 지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혜옥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노인생활공동체 지원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2018년 경기마을공동체 마을상상 정책제안을 시작으로, 2019년에는 경기도민 정책축제에서 노루목 향기와 지화자두드림의 사례를 공유하고, ‘노년을 함께, 지혜롭게 작은 노인공동체 만들기(시니어공유공간서비스 노루목 향기)’라는 의제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실제 조례발의로 이어지는 듯 했으나, 비슷한 취지로 운영 중이던 다른 사업으로 인해 연기되고 말았는데요. 취지가 비슷하더라도 방식이 다른만큼, 의회에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살피고 조례 발의를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말았습니다.

주록리의 사례는 관의 주도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필요에 맞춰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인생활공동체’에 대한 지원 역시 다각도로 검토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 이 사례도 살펴보세요!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의 이야기 잘 살펴보셨나요? 혹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관련해서 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건강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으신가요? 여러분의 갈증 해소를 위해, ‘들썩들썩떠들썩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축제’를 엽니다. 오셔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지역과 공동체의 사례를 살펴보세요. 고령화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적연금 개편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습니다.

들썩들썩떠들썩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축제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①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

  • 일시 : 2022년 11월 26일(토) 14:00~18:30
  • 장소 : 하자센터 본관 2층 999클럽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신로 200)
  • 참가대상 : ‘고령화’ 주제에 관심있는 시민 누구나(선착순 40명)
  • 참가신청 : https://townhall.kr/m/3289
  • 세부 프로그램
    • 1부(14:00~17:35)
      • 세션 1. 정책배틀 “고령화사회 대응을 위해 공적연금은 어떻게 개편되어야 할까요?”
        •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사람
          •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 연구위원
          •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 세션 2. 정책마켓 “고령화 극복, 이렇게 해봐요!”
        •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사람
          •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
          • 송명은 광주 청춘발산협동조합 대표
          • 이혜옥 여주 주록리 지화자두드림 동호회 대표
          • 황재홍 경남산청의료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 2부(17:35~18:30)
      • 네트워킹 파티

댓글

노인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여 할 수 있는 공동체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지역'과, 그리고 '환경'과, 그리고 세대들간의 조화와 관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화자두드림 동회회도 응원합니다!

최근 청년 모임들에 관해서 지원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모임들이 필요한 사람들은 청년만이 아닙니다. 제안주신 것처럼 다양한 활동들이 많아졌으면 하네요!! 응원합니다!!

공동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의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공동체는 전 세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사회활동이 감소하는 노령기에는 더욱 더 공동체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그 단위에서 질높은 삶을 영위하는 구상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에 개인화(indiviualization)에 따른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큰 문제이지만, 특히 노인에게 더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함께 돌보고 즐기는 공동체"의 사례가 반가운 것 같습니다. 이런 시도들이 많이 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