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권리

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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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무임승차에 대해 묻다
제목 : 노인에게 무임승차에 대해 묻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쏘아올린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으로 연이은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이준석 대표에게 “개혁신당 대표가 아니라, 패륜아 집단에 망나니 짓" 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4호선 무임승차자 대부분은 경마장역에서 내린다"며 맞받아쳤다. 이준석 대표가 무임승차를 두고 연이은 설전을 하는 와중에 국민의힘은 경로당 주 7일 점심 제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당 공약에 이준석 대표는 “매표 행위 밖에 못하냐"라며 비판했다. 노인들 환심 사려는 공약 밖에 못하냐는 비판이다. 노인회와 입다툼하고, 국민의힘과 각을 세우느라 이준석 대표가 연일 바빠 보인다. 대립 각을 세우는 와중에 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이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질문을 하며 무임승차 논쟁에 대해서 물어봤다. 처음에는 주변에 아는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하려고 했으나, 아는 사람은 정제된 답변을 해줄 것 같았다. 날것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처음보는 노인을 찾아 지하철로 향했다. 장소는 이준석 대표가 언급한 4호선과 길이가 가장 긴 1호선으로 정했다. 처음보는 노인들에게 갑자기 다가가서 물어보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몇 몇 노인분들이 “입이 심심했다.”며 답변해 주셨다. 물론 일부는 거절했다. 시간은 저녁대였다. 대화는 노약자석 앞과 승강장 의자에서 이뤄졌다. 질문은 무임승차와 노인 시선에서 바라본 지하철 등 평소 궁금한 내용이었다. 외부 게재를 허락해 준 한 분과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했다. — Q. 현재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현재 76세다. 젊어서 서울에 올라왔다. 계속 서울에 살고 있다. 자식들은 지방에 살고 있다. Q. 처음 노약자석에 앉았을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시는지 궁금하다. 언제 처음 앉았는지는 기억 안난다. 노인 대우 받는 나이 되자마자 앉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앉기 싫었다. 노인이 됐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게 싫었다. 뭐 나이차면 다 노인인 건 맞는데(웃음), 뭔가 심리적으로 거부하는 게 있었다. “난 아직 팔팔해.” “마음만은 청춘이다”, 이런거. 젊은 사람이 보면 나잇값 못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랬었다. 젊은 분도 지금은 이해 못하시겠지만, 나중에 나이 들면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이해하실거다. 그러다 결국 언젠가부터 앉았다. Q. 결국 앉게 되신 이유가 궁금하다. 별거 없다. 다리가 아팠다. 오래도록 서서 갈 자신이 없었다. 나이들면 온 몸이 쑤시다. 아픈데 장사 없다고, 이제 노약자 석 그런거 상관없이 앉는다. 마음도 몸이 따라줘야 하는 거고, 청춘도 몸이 따라줘야 한다. 무릎 쑤시면 자연히 무릎이 굽혀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앉을 곳을 찾게 된다. 예전에는 노약자석에 자리가 있었는데, 요즘은 노약자석에 자리도 없다. 내 앞에 더 굽고 나이든 것 같은 사람이 보이면, 비켜줘야 하나 싶은 때도 있다. 나라가 나이들었다던데, 진짜인 걸 실감한다. Q. 젊은 사람들도 내 앞에 노인이 있으면 비켜줘야 하는 생각이 든다. 노인들도 같은 생각을 한다니 놀랍다. 노인들 사이에서도 젊은 노인, 나이든 노인 구분이 있는 건가? 그런거 없다. 다만 가끔 싸잡아 놓고 다 노인이라고 하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은 든다. 지금 65세 이상이면 다 노인 아닌가. 내 나이가 76이다. 올해 65살 된 사람이랑 나랑 같은 노인인거다. 11살 차이가 나는데. 그 사람과 나 사이에 요즘 말하는 세대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나? 오산이다. 아픈 곳도 다르고, 몸 상태도, 마음 상태 다 다르다. 젊은 분도 11살 차이 나는 더 젊은 혹은 더 나이든 사람과 같은 세대라고 하면 맞다고 보나? 젊은 사람들도 차이가 있듯, 우리도 차이가 있다. Q. 현재 65세를 기준으로 노인으로 보는게 너무 젊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르지 않겠나. 아까도 말했듯 처음 노인 나이 됐을 때, 난 나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 안 했다. 돌이켜보면, 노인 나이 됐을 때 뭔가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노인이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걸 받아들이기 싫어서 노인인 걸 받아들이기 싫었던 것 같다. 그러다 몸이 안 따라주니 노인인 걸 받아 들였다. 지하철에서 오래 서 있기도 힘드니까, 노약자석도 앉고, 경로당도 가고, 혜택도 받고 그랬다. 노인이 되면 신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확실히 줄어든다. 그런데 요즘 65세가 신체적으로 무언가를 하기 어려운 나이인가 싶기는 하다. Q. 혜택 얘기가 나와서 묻자면, 요즘 무임승차 폐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없어지면 당연히 불편하다. 줬다 뺐는 거 아닌가. 애초에 없었다면 모를까, 있던 걸 없앴다고 하니 당연히 기분 나쁠 수밖에 없다. 이건 누구라도 그럴거다. 신문 보니까 적자도 심하고, 지역 편차도 있다고 하던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있겠지만, 그걸 전부 노인들 탓으로 돌리는 것 같다. 물론 노인이 돈을 안 내고 지하철을 타니까, 그 만큼 돈이 안 갇혀서 적자라고 할 수도 있을 거다. 노인들한테 돈을 받으면 그 만큼 돈이 걷히니 당연히 적자도 줄어들 거다. 하지만, 우리가 나이 먹고 싶어서 먹은 게 아니지 않나? 시간이 지난 거고, 노인이 된 거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살면서 세금을 안 낸 것도 아니고. 내면서 살았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면서 살았다. 이유야 있겠지만, 듣기에 노인이 공짜로 타서 적자다라고 몰아가는 것 같다. 마치 지하철만 무임승차 하는 게 아니라, 삶 자체를 무임승차 한 거라고 보는 건가 싶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물론 내 전 세대도 그렇고, 지금 젊은 분도 그렇지 않을 거다. 젊은 분들도 세금 내지 않나. 지금 태어나지 않았지만 향후 태어날 사람들은 지금 젊은 분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 열심히 살고 계시지 않나. 우리도 그랬다. 그걸 조금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Q. 삶 자체를 무임승차 하는 것으로 본다는 말씀이 조금 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살면서 별의 별 일을 다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내 나이대 사람들 모두 그랬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가 그랬다. 네거 내거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지하철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나 같은 세대 노인들이 일해서, 세금 내고 그랬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젊은 분 같은 시대랑 우리 시대랑은 다르다. 그것은 안다. 하지만 우리의 땀이 있어서 지금의 사회가 있고, 시설이 있는 거다. 물론 나 덕분에 있었으니 당연히 누려야지 이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혜택은 젊은 분들이 낸 세금 덕분이다. 우리가 만들었다면, 젊은 사람들은 발전시켰다. 노인되서 무조건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노인들도 있던데, 그건 잘못 된 거다. 우리랑은 다른 시대에서 더욱 부담 되는 게 사실일 거다. 그 점에선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조율 해야 할 문제지, 한 세대 전체를 싸잡아서 원인으로 규정 짓는 건 아니다. Q.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 간의 차이가 있다. 차이야 당연한 거지만, 문제는 그걸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 서로 답이 없다는 점 같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옳다고 주장만 하고, 갈등으로 번지는 게 아닌가 싶다. 답은 나도 모른다. (웃음). 나이 든 다고 다 아는 게 아니니까. 배운 거라야 젊은 사람들이 훨씬 많이 배우지 않나. 난 고등학교도 안 나왔다. (웃음). 그때는 안 나와도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이런 차이를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세금 냈으니까 당연히 받아야 돼, 앞으로 세금 부담되니까 안돼.” 이런 게 아니라 오래도록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서로 이기려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고 대화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살다보니 ‘져주는 게' 이기는 거더라. 노인도 적당히 받아야 한다. 물론 내가 모르는 노인의 어려움도 있을 거다. 난 뭐 부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여유롭지도 않다. 때문에 내가 생각했을 때 충분하다고 하는 게, 나보다 어려운 노인에게는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런 점을 찾는 게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또 그런 부분에서 노인들이 버틸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것도 젊은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기도 하다. 주머니 털어서 다 주는 게 아니라, 최소 살 수 있을 정도로 도와주고,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재밌었다. 노인이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다. 나이 들면 원래 말이 많아진다. 근데 말할 기회는 줄어든다. 말할 사람도 줄어든다. 하늘로 올라가던, 땅으로 꺼지던, 하나님 만나러 가던, 부처님 만나러 가던 줄어든다. (웃음) 노인한테 즐거운 시간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 곧 있으면 설날인데,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건강이 최고니, 젊어서 건강 잘 챙기시라. 늙어서 챙기면 늦는다. 젊음 잘 즐기셔라. 아무리 즐겨도 더 즐길 걸 하며 후회하니까. — 어르신은 1호선 지하철 어딘가에서 나와 함께 내려 한 참을 이야기 하시곤,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이고 다시 지하철에 오르셨다. 늦은 저녁이라 자리가 꽤 있었음에도 어르신은 노약자 석에 앉으셨다. 자리가 있는데 굳이 노약자 석에 앉은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했다. 문이 닫히고, 어르신이 탄 지하철이 역을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지켜봤다. 어르신과 인터뷰 한 자리에서 인터뷰 한 내용을 잠시 정리하고, 지하철을 기다렸다. 거의 막차가 된 지하철을 탔다.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집에 가면서 어르신과 인터뷰를 돌이켜 봤다. 몇 년 전에 읽은 책이 떠올랐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라는 책이었다. 책은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비용 증가, 고부 갈등 심화, 저출산이 극심한 사회문제로 치닫자 70세 생일을 맞은 사람들은 30일 이내에 사망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된 사회를 그린다. 노인 사망으로 문제를 극단적으로 해결하는 사회를 그린 것이다. 법안이 통과 됐다는 점에서 사회와 정치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말이다. 책은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사망을 기다리는 노인, 시어머니를 돌보는 며느리, 은둔형 외톨이, 70세면 죽으니 빨리 정년 퇴직해서 여유를 즐기겠다는 직장인, 일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빠져야 내 일자리가 생기니 법안을 환영하는 취준생 등 다양하다. 법안이 통과된 후 한 가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가는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던 책이었다. 인터뷰 이후 그때 책에서 봤던 몇 개 문장이 떠올랐다. “앞으로 2년 만 더 버티면 돼요. 그 법안 덕분에.”* “어휴 위에 사람들이 빠져야 우리도 일자리 생기니까 난 완전 찬성!.”* “우리 세대는 죽을 때까지 일하지 않으면 먹고살기도 힘들다고 그러니까 아빠도 죽을 때까지 일해요.”* “오래 살아도 되고,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우리의 일은 앞으로가 시작입니다.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회를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책이 보여주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과 노인들의 모습이 비단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책에서 말하는 갈등은 현재 우니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 가정한 사회처럼 극단적인 사회로 가서는 안 된다. 소설은 소설이기에 현실에서 저런 극단적인 대안이 나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무언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정말 점점 극단적으로 가겠다는 조금의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어르신의 말처럼 정치의 일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의견을 들고 이기려고 싸우는 게 아니라, 상방된 의견이 만족할 수 있는 선을 찾고,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찾는 조율의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 정치의 모습이 이기기 위한 공약과 정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어도, 다수가 만족할 수 있고, 소수가 소외 받지 않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토론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또, 그 과정에서 나는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어디까지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왼쪽주머니, 2018) p.350, 375,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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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떠들썩]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 공론장 운영 결과 보고서
2022년 11월에 진행된 '들썩들썩떠들썩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축제 :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1)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을 기억하시나요? 그날의 공론장 결과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빠띠는, 우리 곁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많은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살아남는 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들썩들썩떠들썩을 기획하고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첫 번째 들썩들썩떠들썩의 주제는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1)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이었는데요. 갈수록 심해지는 고령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안을 살펴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위해, 빠띠는 프로그램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공론장으로 설계했습니다. 온라인 사전토론을 진행하여 참가하는 시민에게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하지 못하는 시민에게는 댓글과 투표 등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시민이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첨예한 이슈/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두 전문가의 입장을 듣고 토론/투표하는 ‘정책배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인 여러 사례를 듣고 공감하는 이야기에 투표하는 ‘정책마켓’ 등의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들썩들썩떠들썩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운영 결과 보고서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는지, 어떻게 준비하고 운영했는지, 현장에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 빠띠의 모든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들썩들썩떠들썩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대화가 피어나도록,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주제와 내용으로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민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면서 함께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는 ‘좋은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들썩들썩떠들썩] '함께 만드는 고령화 대응 방안' 공론장 운영 결과 보고서 보러가기 (클릭)??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캠페인즈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은,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을 캠페인즈에서 함께해주세요? 빠띠의 더 다양한 소식이 궁금하거나, 다른 활동가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 빠띠 홈페이지 가입하기 주목할만한 시민들의 캠페인·투표·토론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 ‘Today 캠페인즈' 구독하기 빠띠의 소식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 뉴스레터 ‘빠담빠담’ 구독하기 빠띠의 든든한 후원회원, 빠띠즌이 되어주세요! ? 빠띠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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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 만성질환 노인을 위한 방문의료
거동불편 만성질환 노인을 위한 방문의료  [지역기반 방문의료 모식도 (2019, 김창오)] 방문의료 서비스 현황 방문의료 서비스는 거동이 불편하여 의료기관을 직접 내원하여 치료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직접 방문의료팀이 찾아가서 진료하는 서비스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 9월에 발간한 '2019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으로 노인 요양보험 혜택 인정자는 77만 2206명으로, 2018년(67만 810명)과 비교해 15.1% 늘었음. 신청자 또한 111만 3093명으로, 2018년 100만 9209명보다 10.3% 증가했으며 전체 노인 인구 대비 인정률도 8.8%에서 9.6%로 올랐습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18년 761만 1770명에서 2019년 800만 3418명으로 5.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장기요양과 같은 65세 이상 노인 대상 방문 사회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급증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의료사협연합회에서 5년간 진행한 방문의료 서비스의 대상 인원과 횟수도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1차년도 120회, 5차년도 1000회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20%로 예상되는 2025년, 30%가 예상되는 2036년 등 해가 거듭할수록 노인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에 방문의료를 포함한 방문형 사회서비스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2019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 [국민건강보험공단, 2020] 거동불편 어르신 대상 팀 기반 방문의료 서비스의 필요성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여 의사들의 방문진료 참여 유인을 제시했지만, 수가 문제로 인해 참여도는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2020년, 321곳 신청, 104곳 운영 그중 의료사협이 다수). 방문의료 수요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문의료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문의료 서비스는 거동불편 어르신을 포함한 의료사각지대에 속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특히 거동불편 어르신들은 대체적으로 빈곤한 상황에 속해있기 때문에 본인부담금 조차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래서 방문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또한 의사 단독으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인 도움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지점도 존재합니다.   방문의료를 핵심적인 활동으로 수행해 온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들은 의사와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의료팀이 수혜자의 문제를 다방면으로 파악하여 육체적, 정서적 건강의 호전과 회복을 돕는 것이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라고 보고 있습니다. 방문의료가 필요한 분들에게 보다 보편적이고, 보다 접근가능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 보다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기대감 컸던 의사 왕진 '저조'···의원 한 곳당 '36건' 불과 [데일리메디, 2021년 2월2일] 방문의료와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이어주는 코디네이터의 필요성 방문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려고 하는 이유에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한 대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방문의료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내가 살던 마을에서 늙어가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이자 정책인 지역사회통합돌봄의 목적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역사회 내에는 의료, 복지, 주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 초기부터 현재까지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은 각 서비스들이 통합되지 못하고 분절되어 있어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의료사협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앞서 서술했던 바와 같이 다학제의 의료팀을 구성하여 방문의료를 실행하고 있고, 그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의료복지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건강리더도 방문의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방문의료팀과 민간복지자원, 지역중심재활(CBR,community based rehabilitation) 등을 연계해주는 코디네이터입니다. 현재로서는 방문의료를 수행하는 코디네이터들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코디네이터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과 사례워크숍 등의 교육뿐 아니라 어떤 직군에 사람이라도 방문의료 활동을 코디네이팅 할수 있는 지침으로써 코디네이터 실무 안내서 등이 필요합니다.  [케어 코디네이터의 역할] 팀중심 방문의료 활성화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이하, 의료사협연합회)는 이러한 코디네이터가 중심으로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팀 중심 방문의료 활성화를 위해 수십년간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사업, 아름다운재단, 자연드림씨앗재단, 카카오같이가치-함께일하는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20여곳의 의료사협들과 협업하여 방문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 한해에만 2000건이 넘는 방문의료 서비스가 거동이 불편하고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께 제공되고있습니다. 의료사협 형 방문의료의 핵심은 육체적 질병 상태에서만 벗어나는것이 아니라 정서적 질병상태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보건복지부 정책 사업에서는 지원되고 있지 않는 재활치료,물리치료, 치과치료와 영양,주거 개선,요양돌봄 연계 등 사회복지 지원 등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수가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의료사협들은 이러한 수가의 운영뿐 아니라 앞서 소개했던 방문의료 코디네이터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실무 안내서 또한 만들어가고자 경험과 지식을 모으는 작업도 진행중입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아무 어려움 없이 누리게 될 뿐 아니라 사전에 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돌봄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전국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들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읽어볼만한 글 : 방문의료가 지역사회에 주는 의미 ‘100일간의 사업 경과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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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할머니·할아버지가 나선다!?? ‘그레이 그린’의 등장?
?떠오르는 기후 지킴이, ‘그레이 그린’?? ‘그레이 그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그레이 그린은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하는 노년층을 뜻하는 말인데요.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환경 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진행한 대규모 시위 중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노년층 참가자가 상당수인 상황에 대해 BBC가 “the Grey Greens”라고 보도하며 처음 등장한 명칭입니다.(The Washington Post, 21.09.04.)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 즉 기후 행동은 줄곧 청소년과 청년이 앞장서서 진행하곤 합니다. 폭우와 홍수, 폭염과 가뭄, 대규모 산불, 세계적인 감염병 등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앞으를 살아갈 미래세대가 가장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라 전 세계 청소년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을 하고, 청년들 역시  미술, 춤, 음악 등 각자의 도구를 통해 기존 사회운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후 행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레이 그린은 단호하게 노년층의 기후 행동 참여를 이야기합니다. 앞서 언급한 영국 런던 대규모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우리는 지금의 상황에 책임이 있다”, “더 일찍 행동해야 했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노년층의 책임을 말했습니다. 더하여 그들은 “만약 젊은 사람이 시위하다 체포되면 직장도 잃고, 자식들도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체포된다면 문제 될 게 없지 않은가?”라며 기후 행동에 있어서 노년층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했습니다.(The Washington Post, 21.09.04.) 이렇듯 그레이 그린은 기후 행동에 나서는 여러 청소년, 청년, 시민 사이에서 노년층만의 책임과 역할,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그레이 그린, 60+기후행동의 등장!? 그레이 그린의 움직임은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60대 이상의 시민 모임 ‘60+기후행동’이 창립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창립 준비 및 출범 선언을 한 60+기후행동이 60대 이상의 시민 700여 명과 함께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한 것인데요. 윤정숙 60+기후행동 공동위원장은 함께하는 60대 이상의 시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반성한다”라고 말합니다. 기성세대는 경제 성장과 산업화, 물질적 풍요가 전부라고 여기며 여지껏 살아왔지만, 그 기반이 되는 자연자원을 미래에서 빌려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60+기후행동은 그간 저질러온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세상과 미래세대를 위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합니다.(녹색연합, 21.09.23.) 그렇게 창립한 60+기후행동은 기후 행동 방식에 있어서 다른 시민 단체와 약간의 차이점을 가집니다. 유정길 60+기후행동 준비위원은 앞으로의 행동 계획에 대해 ‘어슬렁어슬렁’, ‘웅성웅성’, ‘두런두런’의 방식을 취하겠다고 말합니다. 60+기후행동의 구성원들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다수이기에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신속하게 시위를 진행하는 다른 시민 단체처럼 행동하기는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60+기후행동은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현장에 ‘어슬렁’거리며 조금은 느리지만 긴 호흡으로 노년층들만의 기후 행동을 만들어가겠다고 합니다.(미디어열매, 22.01.20.) 더하여 윤정숙 공동위원장은 60+기후행동 출범의 또 다른 배경으로 “기후위기가 특정 세대의 문제인 것처럼 여겨지는 시각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농민, 장애인, 이주민, 노인 등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간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차이와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곤 60+기후행동이 사회 전 영역과 전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행동이 “세대 기후 운동”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경향신문, 22.01.17.)    ?세대 간의 연대가 사회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기후위기가 중요한 사회 문제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기업이 지금의 구조에서 얻는 이윤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굳은 의지와 뾰족한 해결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기후위기와 미래의 피해를 막으려면 전 지구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의 다른 한편에서는 심각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저출생과 고령화 추세 중 한국 사회의 상황은 유독 심각하여 곧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초고령화, 그로 인한 여러 사회 문제가 나타나는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각자의 위치에서 활발하게 기후 행동을 벌이는 이들은 그 방법으로 소통, 이해, 존중을 이야기합니다.(뉴스펭귄, 22.02.04.) 아무리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마음이 같더라도 한 사람, 한 세대의 맥락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후 행동을 전개하는 목소리가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각이 다르기에 사회의 다방면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서로가 함께할 때 비로소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세대 기후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위기 앞에서는 사회 전반의 참여가 필요하며, 그게 고령화 사회라면 노인 다수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기후위기를 초래한 기성세대 중 책임지고, 반성하고, 단체로 행동하는 이들은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레이 그린, 그리고 60+기후행동의 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앞서 얻은 삶의 경험을 덧대어, 그러나 각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기후 행동을 더욱 넓게 이끌어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노인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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