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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의 세대담론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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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캠페인즈팀입니다.

연일 가상화폐와 관련한 다양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몇 해 전인 2018년을 전후한 시기, 이미 가상화폐와 관련한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지요. 소매투자자들의 투기가 중심을 이뤘던 해당 시기와 달리, 2020년 말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또 한 번의 가상화폐 열풍은 투자액이 큰 금융회사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해석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가상화폐 열풍의 뒤에는 단순히 투기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과 거래통화로서 암호화폐가 지닌 가능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바로 어제 5월 13일에는 테슬라의 일론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통해 테슬라 차를 살 수 있게 허용했던 것을 중단시켰죠. 지난 2월에 비트코인에 대규모로 투자를 발표한 지 불과 세 달이 지난 시점인데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재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의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심지어 이 발표가 나오기에 앞서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매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논란의 가장 큰 전제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큰 변동성입니다. 가격의 등락이 크고, 때문에 그 안정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가상화폐 투자가 ‘투기’인지 또는 ‘투자’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논란은 지금까지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상화폐를 통한 소득은 과세의 대상인지, 그렇다면 과세의 대상인 만큼 국가가 이를 재산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에 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열린공론장 콘텐츠가 업로드 되기도 했었죠!(가상화폐 제도적 보장_열린 공론장)

 이번에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논란들 속에서 ‘청년세대’가 문제적인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음에 주목해보려 합니다. 2018년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도 역시, 가상화폐 투자자 중 20대와 30대의 비율을 언급하며 가상화폐 열풍을 세대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기사와 이야기들이 각계 각층에서 들려오고 있어요. 청년들이 ‘미숙’하기에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한편,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한국 사회 내에서 자산격차의 심화를 보여주는 증거로 청년세대의 가상화폐 열풍이 언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지난 2018년에는 '세대'라는 틀을 통해 가상화폐 열풍 현상을 바라볼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가 이미 이야기된 바 있지요. 이를 다시 검토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가상화폐 열풍이라는 현상이 어떻게 청년세대와 관련되어 이야기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 “가상화폐 열풍은 청년세대의 미숙함을 보여주는 한탕주의 현상입니다”
? “가상화폐 열풍은 오늘날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계층불평등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 “가상화폐 열풍이 청년‘세대’ 현상으로 고려될 때 놓치게 되는 요인들을 주의해야 해요”


??‍♀️가상화폐 열풍은 ‘미숙한’ 청년세대의 한탕주의로 인한 현상이에요! 

지난 4월 22일,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청년들이 하루에 20%씩 오르내리는 자산에 함부로 뛰어드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됐다고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통해 그가 현재 가상화폐 열풍을 ‘한방’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미성숙한’ 청년들의 투기현상으로 보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데요. 이처럼 미성숙한 청년들을 ‘어른’들이 선도해야한다고 그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미숙하기에 투기에 쉽게 빠져들고, 어른들은 이 청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한다는 것이지요.(동아일보.2021.04.26)

가상화폐 열풍이 ‘청년세대의 미숙함’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죠. 2017년 11월, 당시 국무총리로 재임중이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상화폐의 가격이 1100만원이 넘어서자 국무회의를 통해 “청년들, 학생들이 빠른시간에 돈을 벌려고 가상통화에 달려”드는 경우를 우려했는데요. 청년세대는 노동소득 외의 ‘좀 더 쉬운 목돈마련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지요(YTN.2017.11.28). 한편, 이낙연 전 대표의 최근 발언을 살펴보면 다소간 입장이 변화한 것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가상화폐 열풍 현상은 ‘내일을 불안해하는 청년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뉴스1.2021.05.08).


??‍♀️ 가상화폐 열풍은 자산불평등 심화로부터 발생했어요!  

한편, 자산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청년세대가 가상화폐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은 가장 주류적입니다. 야당과 여당을 막론하고, 때로는 서로 다른 언론사들을 가로질러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3일 사설을 통해서 “미친 집값에 절망해 증시에 이어 가상화폐 도박에 뛰어든 2030세대 눈치를 보며 더 이상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라며, 서둘러 코인 사업자와 거래소의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2030세대가 가상화폐에 뛰어들게 된 이유로든 ‘미친 집값’이 제시됩니다. (조선일보.2021.05.13)

동아일보의 4월 23일 기사는 전 날인 22일 은성수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인용했습니다. 청원인은 글을 통해 정부가 코인을 규제하려 한다며, “부동산도 하지 말아라, 코인도 하지 말아라 하는데 정부가 신경써야 할 것은 코인판 망가뜨려서 사다리 걷어차 대한민국 청년들 계층상승 꿈도 못꾸게 하는 것이 아니라 LH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동아일보.2021.04.23). 청원인의 이야기에는 오늘날 노동소득이 아니라 부동산과 코인 등 ‘자산을 통한 소득재생산’ 만이 계층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청년세대에게 가상화폐가 유일한 계층상승의 방법이라는 것이죠. 

시사저널의 최근 기사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을 사야한다’는 ‘영끌’의 연장선상에서 가상화폐 열풍 현상을 설명합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의 ‘마지막 열차’에 올라 타 부동산을 구매하지 못한 청년들이,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해당 기사는 “노력해서 집을 살 수 있으면 도박과 같은 코인에 투자하라고 해도 안 한다”는 한 30대 가상화폐 투자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땀보다 땅의 가치가 빛나는 시대”라는 가상화폐 투자자의 코멘트 역시 인용되었네요(시사저널.2021.05.06).

 

??‍♀️가상화폐 열풍 현상이 ‘세대주의’적으로 해석되지 않게 경계해야해요!

지난 2018년 가상화폐 열풍이 청년세대의 투기 광풍으로 해석될 때, ‘세대주의’의 위험을 경고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세대주의(Generationalism)는 정치인과 저널리스트가 특정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세대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입니다(한겨레.2021.05.13). 문제는 세대라는 범주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해당 사회현상이 지닌 다른 설명요인들이 가려질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청년세대에 관해 연구해온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단행본 <청년팔이사회>를 통해서 2018년 전후의 가상화폐와 관련한 논의들이 세대주의적인 측면을 지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20대 언론 ‘고함20’에 게재된 글을 인용하며 “가상화폐 문제와 관련해 퍼져 있는 세대론이 세대 변인 외의 다른 변인들을 검토하지 않기에 다양한 설명 요인 들을 놓치게 된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경험이 많다는 사실” 등의 젠더 변인과 “응답자가 자신의 생활 수준을 높게 평가 할수록 가상화폐 구매 경험률이 높아진다는 사실”로서 계급이라는 변인의 영향을 가상화폐 세대론이 지나치게 된다는 것이지요. 

투기성 자산에 대한 청년세대의 관심이 다분히 계층적이라는 지적 또한 이번 현상에 비추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24일 발행된 한겨레의 기사는 ‘영끌’과 관련한 담론이 청년이라는 세대적 현상으로 다뤄지지만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 즉 구매여력이 충분한 계층의 자산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영끌담론이 청년세대 내에서 자산축적의 여력이 없는 계층들을 포함하지 못하고 또 비가시화시킨다는 지적인데요(한겨레.2020.11.24), 이번 사례도 비추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가상화폐 담론의 ‘세대화’ 현상, 열린 공론장에서 다뤄봅시다!

가상화폐 열풍을 청년들의 세대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기사와 이야기 넘쳐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는 청년들의 ‘미숙한’ 투기 방식일까요? 가상화폐 열풍 현상은 ‘돈이 돈을 낳는’ 자산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청년세대가 선택한 탈출구일까요? 가상화폐 열풍 현상을 ‘세대’라는 틀로 바라볼 시 놓치게 될 위험은 없을까요? 열린 공론장에서 다양한 시민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가상화폐 열풍 담론의 ‘세대화’ 현상, 어떻게 생각하세요?  (중복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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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 비회원

아하...요즘 뉴스를 잘 안보는데 가상화폐 열풍을 청년 세대의 한탕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하는군요. 저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의 새로운 복권 아닌가 싶어요. (어르신들도 복권 많이 하시지 않았나요? ㅎㅎ)

그 복권을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느냐는 지점에서 구조의 문제인 것이고요.
리스크가 굉장히 높은 영역인데 거기에 대해 정책결정권자들이 안전장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이고요.
(쓰다보니 화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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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회원

투자란, 사실을 누적시키며 논리를 만들어가고. 논리를 바탕으로 흐름에 본인의 생각을 투영하며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코인 투자 열풍은 한탕주의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사실만 존재하고. 누적시킬 명료한 서비스나 현상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떄문이에요. 이런 불확실함에 본인의 돈을 투자할 정도면. 욕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이 되는데. 그것은 계층불평등으로 누적된 불안으로 만들어진 욕망이 아닐까 하네요.

근데 오늘 지하철에서 허경영 배경을 하신 어느 노년 남성분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어플로 본인의 코인을 확인하시더라고요. 이것을 보면 다양한 계층에게 다양한 욕망이 투영되는 것이고. 이중에 청년의 투자에서는 계층불평등의 요인이 일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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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잇 비회원

청년들의 계층불평등과 불안함이 비트코인 열풍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lh사태 등..) 비트코인을 안해도 불안하고 해도 불안한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은 결국 계층불평등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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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 비회원

가상 화폐가 뭔지요? 당장 쓸 돈이 없는 청년세대가 고위험 투자 여력이나 있을까 궁금해요. 세대간 갈등 유발로 뭔가를 얻으려는 자들이 지어낸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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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비회원

가상화폐 열풍은 오늘날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 불평등이라 생각합니다. 청년 일자리나 주거 정책부분에서 청년들이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고, 그중 일자리 부분에서는 일을 하면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일자리 정책보다는, 양적으로 많기 만한 지속되기 어려운 단기 일자리가 많았습니다. 이에 청년들이 다른 곳으로 눈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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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열 비회원

사유 없이 청년들을 훈계와 계몽의 대상으로 대상화하는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의 몰이해적인 인식만 보아도 이 문제가 얼마나 가볍게 다루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 과열에서 특정 세대가 부각되는 것이 분명한 현상이라면 공론화를 통한 다층적인 분석과 대안 제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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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찬양함 비회원

세대적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고 계층불평들을 보여주는 증거라는데 동의. 한편 단순히 '청년세대' 현상으로만 보기에는 가상화폐열풍을 제대로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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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우동준 비회원

가상화폐는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 가령 불가사리 하나가 2천만원에 거래된다고 할 때, 우린 모두 불가사리를 채집하러 가지 않을까. 가상화폐가 지닌 문제도 있지만, 이것말고는 당장의 미션을 해결할 마땅할 방법이 없으니 몰리는 것 같고. 오히려 그동안 기성세대는 n포로 불리던 청년세대의 비용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가, 가상화폐 열풍으로 청년세대의 절실함과 어려움을 처음 확인한 게 아닐까. 이정도였다고?? 라는.

뜬금없지만 이해충돌방지법이 괜히 생각났는데. 부동산은 집을 구매하거나, 현재 월세로 살고 있어서 이해관계가 엮여있어서 보다 덜 심각하게 보는 것 같고. 가상화폐는 거래해본적 없는 이들이 많으니 더 위험도를 크게 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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