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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은 환경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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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 연구자. 일어/중국어 교육 및 번역. => 돈 되는 일은 다 함

(사진출처: 유튜브 KBS Archive)

1989년 만들어진 한국 TV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 지구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2020년, 인류는 독수리호를 우주로 보내 우리가 살 새로운 행성을 찾게 합니다. 그런데 독수리호가 실종되어 버리고, 독수리호 선장의 아들인 소년 아이캔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수색대 우주선에 몰래 탑승해 우주 여행을 떠난다는 스토리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최종 보스는 마라 대마왕인데, 사실은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자신을 창조한 인간들을 노예로 만들고 행성에 정착해 핵융합 위성으로 에너지를 만들며, 인간을 비롯한 여러 외계 생명체들을 노예나 전투 로봇으로 개조시켜 우주를 정복하려 합니다. 

2023년이 된 지금, 인류 차원에서 독수리호를 내보내고 외계인과 힘을 합쳐 다른 외계인과 싸우진 않습니다만, 마냥 허구라고만 할 수는 없지요. 

인공위성, 화성탐사, 우주정거장, 이제는 우주여행과 화성개발까지 이야기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우리는 지구를 버리고 그곳에 가서 살면 그만인 걸까요? 우주의 난개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우주개발은 푸른별 지구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우주개발은 환경 문제 해결의 새로운 열쇠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1년 발표한 <우주에 대한 국제 미래 회의 - 넷제로를 위한 우주(Global Future Council on Space - Space for Net Zero)>에 따르면 필수 기후 변수 중 50% 이상은 우주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주 기술은 탄소 중립과 기후 변화 관리, 탄소 배출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기후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측정이 매우 중요한데, 인공위성은 지구 생물, 복사열, 대기물질, 기후 상황 등을 관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금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겠지요. 이 보고서는 그런 점에서 우주 기술은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Global Future Council on Space - Space for Net Zero)

발전 산업에 있어서도 우주 기술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바로 우주 태양광 발전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지구로 쏘아보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2년 발간된 보고서에서 NASA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전 세계 시장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최초의 실용적인 하이퍼 모듈식 시스템(SPS-ALPHA)을 제안했습니다. 

이재조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분석에 따르면 우주태양광 발전은 화석연료를 제외하면 발전량 대비 가장 적은 지표 면적을 소모하는 에너지 생산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이재조 박사는 우주 태양광 발전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청정에너지원 개발 없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는 허상이다(Net zero and energy security are an illusion without new clean energy source).” (전기신문.2023.01.13.)

2021년 실리콘밸리은행이 발표한 <위대한 기후 기회(The Great Climate Opportunity, 원문 pdf 파일)>라는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우주기술은 기후 지표의 식별과 투명하고 수치화되며 책임감을 가진 국제 기후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Space technology plays a foundational role in identifying climate markers and deploying a global network to support a transparent, measured, and accountable global climate market.

이 보고서는 우주기술을 통해 대기오염과 탄소 배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단계적으로 서술한 후, 우주 기술로 수집한 자료를 통해 정부와 기업이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다소 적극적인(혹은 과격한) 방식도 있습니다. 과격하다는 것은 이것 저것 다 해봤는데 다 안 될 경우에 써야할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그 중 하나는 태양복사관리(SRM, Solar Radiation Management)라는 방식입니다. 태양지구공학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방식은 우주거울(Space mirror) 등을 설치해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열 중 소량을 우주로 반사시켜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온실가스제거(GGR) 혹은 탄소지구공학이라는 방식입니다. 해양이 산성화되거나 온실효과가 증가할 경우 대기에서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식입니다. (뉴스퀘스트.2022.11.18.)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빨아들이는 인공물을 설치하는 것인데, 실제로 2012년 영국 기계공학 연구소(IMechE)가 이산화탄소를 기존의 나무보다 수천 배 많이 빨아들이는 인공나무를 개발했고, 2021년 한국 카이스트 청정에너지연구센터의 오형석, 이웅희 박사 연구팀이 경희대 유재수 교수팀과 함께 인공나무를 통해 일산화탄소를 얻을 수 있는 나노미터 크기의 촉매 전극을 개발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2021.07.08.)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우주개발은 대기오염을 발생시킵니다


우주 개발이 환경오염, 특히 대기 오염에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고, 앞으로 유해함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2017년 7월 19일, 캐서린 갬먼(Katharine Gammon) 기자가 영국 가디언지에 쓴 기사입니다. (The Guardian, 2021.07.19.) 우주개발이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 기사의 일부를 발췌, 번역하여 보여드리는 것으로 대체하려 합니다.

런던 유니버시티 대학 물리 지리학과 부교수 엘로이즈 머레이즈는 관광과 대중적인 사용을 늘려가고 있는 새로운 민간 우주 산업의 시작은 막대한 환경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머레이즈는 연료와 산업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로켓이 우주로 발사될 때, 로켓은 지구의 대기권 밖으로 나가기 위한 엄청난 양의 추진제를 필요로 한다.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9) 로켓의 경우엔 등유이고, 나사(Nasa)의 경우에는 새로운 우주 발사 시스템의 액체 수소이다. 그 연료들은 이산화탄소, 물, 염소 그리고 다른 화학물질들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들을 대기로 배출한다.
그녀는 로켓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은 항공기 산업에 비해 적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거의 매년 5.6%씩 증가하고 있으며, 머레이즈는 우리가 익숙한 전통적인 (탄소배출) 요소들과 어느 시점에서 경쟁하게 될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10년 동안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왔다.
머레이즈는 말한다. “한 번의 장거리 비행에서 [승객 한 명당] 1~3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머레이즈에 따르면, 네 명의 승객이 탑승할 경우, 로켓 발사 한 번에 200~3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중략) 현재, 로켓 비행의 수는 매우 적다. 나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114번의 궤도 발사 시도가 있었다. 이는 항공업계가 매일 평균 10만 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하는 것과 비교된다.
로켓의 탄소 배출량은 대기 상층부로 바로 방출되는데, 그것은 2년에서 3년 정도의 오랜 기간동안 그곳에서 머문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레이즈는 구름을 형성할 수 있는, 대기 상층부에 주입된 물도 온난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 물처럼 무해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땅에 가까울 수록 모든 연료는 엄청난 양의 열을 방출하는데, 이것은 온실 가스처럼 작용하고 지구의 열을 유지하게 해주는 대류권에 오존을 추가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외에도 등유와 메탄 같은 연료들은 그을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대기 상층부에서는 오존층이 연료를 태우는 요소들의 조합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다.
뉴질랜드 우주국 선임정책고문 제시카 댈러스(Jessica Dallas)가 작년(2020년)에 출판된 우주발사배출에 대한 연구를 분석하면서 이렇게 썼다. “우주선 발사로 인해 여러 환경적 영향이 있지만,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가장 즉각적인 관심사는 성층권 오존의 고갈이다.” 
우주 정책 및 전략 센터가 작성한 2019년의 또 다른 보고서는 오염물질의 우주 배출 문제를 우주 쓰레기 문제와 비교했는데, 작성자들은 이것이 우주 산업의 실존적 위험을 야기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발사체의 배출은 우주 쓰레기 문제의 독특한 반향을 보여준다. 궤도로 올라가는 동안 성층권으로 방출되는 로켓 엔진 배기가스는 지구 대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억만장자들이 우주 기술에 쏟아부은 돈을 지구 온난화로 인한 산불, 폭염, 또 다른 기후 재앙이 빈번해지는 우리 지구의 삶을 더 낫게 하는데 투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레이즈 부교수는 우주의 새로운 발전에는 사람을 늘 흥분시키는 요소가 있지만, 흥미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주관광산업의 성장만큼 (환경문제에) 주의할 것을 촉구하며, 현재 사용되는 연료의 종류나 그것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적인 규칙이 없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지금 로켓의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가 없다.
“지금이 행동할 때다. 억만장자들이 우주여행 티켓을 사는 지금.”

참고로 2022년 3월 22일 <천문학 네이처>지에 실린 프랑스 툴루즈대 천체물리학·행성연구소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주 연구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추산치는 매년 최소 120만 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우주 사진을 제공했던 허블망원경의 경우 총 55만 5500톤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합니다. 연구를 이끈 위르겐 크레들세더 박사는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주 관측 연구도 지속 가능하게 느린 속도로 추진하고, 기존 관측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슬로 사이언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신문.2022.03.27.)


✏️ 우주기술의 기후위기 해결 가능성,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일 것입니다.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우주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아무런 규제가 없는 지금의 우주연구와 우주개발에 적절한 규제를 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지구 환경을 위한 우주개발과 아무런 규제 없이 진행되고 있는 우주여행 산업과 우주 연구. 당신은 무엇에 더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계십니까? 장기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으로 우주 개발과 연구는 우리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우주 기술 개발과 그것을 사용하는 인류는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주개발에 대한 기대와 우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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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잘 모르겠어요/고민돼요!

아직은 잘 잡히지 않지만 연관되어 계속 논의될 수 있는 방안이라 여겨지네요

1. 우주기술은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우주기술과 우주산업은 환경에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아이러니 하지만 두 가지 선택지에 모두 동의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두 선택지 사이에서 조율점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1. 우주기술은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잘 모르겠어요/고민돼요!

1번이든 2번이든 고르라고 하면 속단하기가 어렵네요. 2번은 일단은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개발 자체가 가지는 환경 파괴가 없을 수 없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우주 전체를 생각해보면 그 환경파괴는 환경파괴라 할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환경파괴가 우리에게 의미를 가지는 것은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파괴일 때입니다. 우주로의 진출 시도의 의미는 지금으로서는 충분히 알 수 없지만,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루어질 때, 현재 이상의 범위를 확대 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잘 모르겠어요/고민돼요!

정말 잘 모르겠네요. 우주기술, 우주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탄소가 있더라도 그것을 활용한 기술에서 나오는 대체 에너지가 월등히 많다면 바로 찬성할텐데 말이죠. 아직은 신산업이라서 그런지 판단은 잘 되지 않고, 앞으로는 탄소 발생량도 줄이는 방향으로 견제하고 발전시키면 좋겠습니다.

1. 우주기술은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파괴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나타나고 있음은 모두가 알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환경을 되살리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간의 속성상 이러한 발전을 막기 불가능하다고 여기기에 우주산업이 새로운 도전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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