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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자본주의가 환경 파괴를 가리는 꼼수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자본주의 폐해를 지적 토마스 모어(Thomas More)는 15~16세기 영국의 정치인이다. 그의 저작 ⟪유토피아(Utopia)⟫는 현대의 기본소득, 공유경제, 6시간 노동의 원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유토피아는 그 모든 게 이루어지고 있는 섬이다. 책은 라파엘이라는 인물로 ‘유토피아'를 설명한다. 라파엘은 유토피아에 머물다 섬 밖 사람들에게 유토피아를 알리고 싶어 섬을 나온 인물이다. 유토피아를 묘사한 그림에서도 유토피아를 설명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설명에 따르면, 유토피아 사람들은 자본주의와 정반대 삶을 산다. 자본주의가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소유하고, 심지어 기존 것을 버리는 것과 반대로, 유토피아는 생산을 줄이고, 공유하고, 수리하며 오래 사용한다. 단편적으로 유토피아 사람들은 집을 후대에 물려주고, 후손들은 집을 수리해 수명을 최대한 연장한다.1) 6시간 노동도 여기서 나온다. 신규 생산에 시간을 쓰지 않고, 필요한 것만 수리하면 되기에 6시간 노동만으로 충분히 살 수 있다. 사치가 아닌, 필요를 위한 노동만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6시간도 “안락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초과 생산”1) 하는 시간이다. 반면, 라파엘이 방문한 산업화된 영국은 전혀 달랐다. 사치품 생산에 과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었고, 생산 수단을 소수가 독점해 부의 분배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자본주의의 폐해였다. 라파엘은 “건강한 사회의 필수적 조건이 재산의 균등한 분배임이 명백하나, 자본주의 하에서는 불가능하며, 각자의 능력에 따라 차지할 수 있다면, 이는 그러한 자산이 아무리 많다 해도 반드시 소수의 수중에 들어가며, 그렇지 못한 다수는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1)고 말했다. 또한, “사태를 더 악화시킨 것은 이 비참한 빈곤에 따르는 가장 부조리하고 사치스러운 취미이며, 하인, 직공, 심지어 농업 노동자까지도 사실상 모든 사회 계급이 옷과 음식을 무모하게 낭비하고 있다.”1)라고 지적한다. 부의 분배가 없고, 재산에 상관없이 필요 없는 물건의 생산과 소비를 추종하는 게 토마스 모어가 본 자본주의의 일상이었다. 한편, 극단적으로 가난한 사람은 생존을 위해 도둑이 되기도 했다. 기본소득 개념이 나온 대목이다. “도둑에게 사형 대신 생계 수단을 지급해야 한다” 기본소득의 원형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최소한의 생계 보장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본소득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라파엘이 도둑질로 사형당한 사람 20명을 본 뒤, 함께 있던 신부에게 한 말에서 나온다. “도둑을 사형으로 다루는 건 공정하지도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처벌로는 너무 가혹하고 억제책으로는 매우 비효과적입니다. 양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훔치는 거라면, 아무리 엄벌을 가해도 절도를 막지 못할 것입니다. 가공할 처벌 대신, 모든 사람에게 생계 수단을 마련해 주어, 아무도 처음에 도둑이 되고, 다음에 시체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1) 사형당한 도둑들은 농장주에게 노동력을 제공해도 물건을 살 정도의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필수품을 살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의 결과가 도둑질이었다. 살고자 하는 본능과 생존욕, 도둑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토마스 모어는 생존을 위한 수단 제공이 사회문제를 막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현대 기본소득의 원형이다. 발전된 기본소득, 일자리 소멸의 대안 토마스 모어가 제시한 개념은 시간이 지나며 발전했다. 발전사가 다채로워 일일이 언급하기 어렵다. 현대에는 AI, 로봇,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와 소득원 소멸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논의됐으며, 대표적으로 김종인, 이재명, 조정훈 등 전현직 국회의원이 다뤘다. 기본소득의 불을 지핀 건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었다. 그 대국으로 인간이 더이상 AI를 이길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 그전까지 바둑은 AI가 인간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여겨지던 영역이었다. 그의 역투가 안타까워 보인 이유다. 인류 최강의 쎈돌인 그의 흑돌과 백돌은, 알파고가 그려 놓은 기보를 따라 그릴 뿐이었다. 알파고는 이세돌이 만든 집을 무너트렸고, 쎈돌은 그렇게 부서졌다. 그의 돌은 알파고를 딱 한 번밖에 무너트리지 못했다. 대국 후, 이세돌은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둘 줄 몰랐다"고 인정했다. 알파고의 아버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CEO)도 “알파고가 이렇게 창의적일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국내 프로 바둑 기사들도 알파고의 착수를 창의롭다고 인정했다. 이세돌의 패배가 충격적이었던 건 AI는 절대 인간을 바둑에서 이길 수 없다는 신념과 아름다운 기보가 창의적인 예술이라는 신념이 깨졌기 때문이었다. 실제 대국의 기보를 예술로 보기도 한다. 이세돌도 “바둑은 예술이었지만, 알파고 등장으로 더이상 그렇지 않게 됐다"며 돌을 놓았다. 이후, 문학상 받는 AI와 영상 제작 AI가 등장했고, 인간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로봇의 효율성과 효과성은 인간과 차원이 다르다. AI와 로봇은 잠을 자지 않고, 에너지 공급만 있다면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다. 반면, 생산성에서 크게 뒤처지는 인간은 생산 노동에 참여해 소득을 창출할 기반이 없어져 소득이 없게 된다. 프랑스 경제학자 故 앙드레 고르츠는 책, ⟪경제이성비판⟫에서 “한 사회의 생산력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더 적은 노동으로도 같은 양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어 노동의 양으로 임금이 결정되면 (임금이 점점 적어져) 사회구성원들이 삶을 지탱할 수 없다”며 그 대안으로 사회의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하지만, 미국에서는 경제계에서 언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오픈 AI의 샘 알트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이다. 물론 주장과 언급은 다르지만, 경제계에서 나온다는 것도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또 그렇기에 더 중요한 논의를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을 말하는 경제인들 모든 경제인의 주장을 다룰 수 없기에, 오픈 AI의 CEO ‘샘 알트먼'의 행적만 보려고 한다. 샘 알트먼은 “로봇 등 첨단 기술이 기존 직업을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사람들에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 AI 부임 전인 2018년, 사재 111억을 들여 설립한 비영리 조직 YC 리서치 랩에서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실험을 진행했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시에서 100가구를 선정해 6개월에서 1년 동안 매달 1,000~2,000달러의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이는 당시 오클랜드시 최저임금으로 하루에 8시간, 20일 일한 수준이었다. AI와 로봇의 발전으로 기존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될 것이고, 그로 인해 인간이 자유시간을 더욱 누릴 것이라는 주장은 일말 타당해 보이고, 심지어 좋아 보인다. 노동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기본소득의 원칙과 재원 기본소득의 원칙은 이렇다. ①현금으로 지급한다. ②개인에게 지급한다. ③보편적으로 지급한다. ④구직 노력 등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지급한다. ⑤정기적으로 지급한다.2) 원칙에 따라 현금을 조건 없이 모두에게 지급해야 하기에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모든 재정의 원천은 세금이다. 만약 AI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세금을 낼 수 없게 된다. 기본소득 도입이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다. 소득원이 없는데 세금을 어떻게 내고, 세금이 안 걷히는데 어떻게 기본소득을 주냐는 것이다. 샘 알트먼, 국가적 펀드와 토지세 주장 샘 알트먼은 국가형 펀드와 토지세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형 펀드는 미국 내 기업에게 매년 시가 총액의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토지세는 토지를 보유한 개인과 기업에게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걸 재원으로 국가형 펀드를 만들고, 만 18세 이상 국민들이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한 2021년 당시, 미국 기업의 시가 총액은 50조 달러였다. 샘 알트먼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10년 내 2배로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10년 뒤 미국 내 기업 가치는 160조 달러에 달하고, 2.5%의 세금을 걷으면 만 18세 이상 미국 성인 2억 5,000만 명에게 1만 3,500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샘 알트먼의 주장은 배당 당사자를 만 18세 이상 성인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지급한다는 기본소득 원칙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다만, 부의 분배 측면에서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빌 게이츠, 로봇세 주장. 기본소득은 시기상조 빌 게이츠는 기본소득 자체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 자신에게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페이지에, 한 유저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묻자 “훗날 국가들이 기본소득을 할 정도로 충분히 부유해질 수 있지만, 아직은 노인과 아동 교육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며 시기상조 임을 밝혔다. 반면, 그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미래에는 로봇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uartz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한다면, 로봇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인간에게 부과한 만큼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빌 게이츠의 로봇세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원재, 데이터 기업으로부터 재원 마련 이원재의 주장도 생각해 볼만하다. 그는 데이터 기업에게 세금을 거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메타와 구글 등 데이터 기업이 사용자가 만들어 주는 데이터를 통해 수익 활동을 벌이지만, 정작 생산자인 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데이터 기업의 고용이 낮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2) 그는 "데이터는 사용자의 노동 결과이므로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라며 “만약 데이터가 이익으로 전환됐다면 그 부를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며, 이것이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본소득제 논의에서 데이터 경제가 그 재원으로 논의되는 이유”라고 말한다.2) 또한, AI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개인의 생계 수단 확보 문제가 해결되면, AI가 그리는 사회 비전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2)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017년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우리는 기본소득 같은 아이디어를 모색해야 하며, 이는 모든 사람이 새로운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원재의 주장대로 세금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AI 발전에 있어서 일자리 위협과 소득원 상실 문제가 사라진다면 AI 발전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보면 AI 분야 리더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게 납득이 간다. 기본소득은 AI 발전 위험을 줄여주는 완충제이자, AI 발전을 더욱 가속화 할 발판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같은 주장을 두 팔 벌려 환영해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게 감춰둔 게 무엇인지 봐야 한다. 기본소득 주장에서 언급되지 않은 게 있다. 그건 바로 생산과 소비다. 생산과 소비에 문제는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기본소득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논의해야 할 주제다. 환경이 없다면, 기본소득이 말하는 자유 따윈 존재할 수 없다. 이 차원에서 기본소득은 생산을 유지하려는 도구일 뿐이다. 생산과 소비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AI와 로봇은 생산의 혁신이다. 전에 없던 생산성을 보인다. 생산은 그간 인간의 영역이었다. 인간은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했고,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 AI와 로봇 혁신은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치 않게 만들고, 그로인해 금전적 보상의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이다. 생산성이 아무리 높아져도, 소비가 없으면 공급과잉과 공황으로 번진다. 소비 없는 생산은 의미가 없다. 이는 경제가 멈추는 것을 의미하고, 자본주의 자체가 멈추는 걸 의미한다. 때문에 자본의 논리는 언제나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추구하고, 어느 하나가 멈추면 억지로라도 돌아가게 만든다. 자본시장에서 기본소득을 말하는 이유도, 생산을 뒷받침 할 소비를 지탱하기 위해서다. 생산과 소비를 움직일 윤활유 역할이다. AI와 로봇의 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소비 재원일 뿐이다. 문제는 AI와 로봇이 만들어 낼 생산성 혁신과 경제 성장을 지구가 견딜 수 있느냐이다. 2022년, 생산과 소비에 지구 1.71개 사용 길지만 짧게 짚고 넘어가자. 우리는 생태수용력(biocapacity)과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을 알아야 한다. 이는 현재 생활 방식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지구가 필요한지를 알게 해준다. 생태발자국이란, 인간이 소비하는 모든 자원을 생산하고, 폐기물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토지, 물 등 생태계의 면적을 측정한 값이다. 인간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생태 면적을 계산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흡수, 식량 재배, 어장, 방목장, 임산물, 건축 기반 시설 수용 등에 필요한 생태학적 공간을 모두 계산한다. 그리고 글로벌 헥타르(global hectares, 이하 gha)로 나타낸다. 생태수용력이란, 인간이 지구상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시 만들어내는 생태계의 용량이다. 현재 기술과 관리 관행을 고려해, 인구가 소비하는 자원을 제공하고 폐기물을 흡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으로 생산적인 육지와 바다의 양의 측정 값이다. 이역시 글로벌 헥타르(gha)로 나타낸다. 만약 생태발자국 값이 생태수용력 값보다 작다면, 이는 우리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그 값이 클 경우 우리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의미다. 위 지도는 각 나라별 <생태수용력-생태발자국> 값을 나타낸 것이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곳은 해당 나라의 생태수용력을 초과한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녹색은 생태수용력이 감당할 수준으로 생산과 소비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 값이 -를 기록하면, '생태적자'라고 한다. 붉은색 국가는 모두 생태적자국이다. 대부분의 선진국과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생태수용력을 넘어섰다는 걸 알 수 있다. 참고로, 중동과 사하라 사막 부근에 위치한 나라가 붉은색으로 표시된 것은 그 나라 생산과 소비의 영향도 있지만, 애초 생태수용력(숲, 강 등)이 낮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전 세계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몇 개의 지구가 필요한지를 나타낸 것이다. 2022년 기준, 이미 1.71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생태적자는 1970년부터 시작됐다. 문제는 AI와 로봇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그래프를 칠하기 위해 더 붉은 물감이 더 많이 필요해 질 것이다. 참고로 2022년 기준, 전 세계 사람들이 미국인 처럼 살려면 약 7.5개의 지구가 필요하고, 우리나라처럼 살려면 5.8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생산의 유토피아,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1932년 책,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를 발표했다. 책은 포드 자동차가 출시된 해인 1908년을 새로운 기원으로 삼은 미래를 그린다. 포드 자동차 창립자 ‘헨리 포드'는 생산 혁신을 이룬 인물로, 1918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차 한 대 생산 시간을 750분에서 93분으로 줄였다. 멋진 신세계는 포드주의를 채택한 영국을 배경으로, 더 빠르고 많은 생산을 추종한다. 심지어 인간마저 컨베이어 벨트에서 ‘생산'한다. 책에서는 34층이 저층으로 묘사되고, 난자 하나에 인간 한 명이 태어나는 게 아니라, 난자가 스스로 8개에서 96개까지 싹을 틔워 인간을 생산한다.4) 책은 그런 세상을 유토피아라고 말한다. 자본주의식 유토피아다. 물론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미래가 ⟪멋진 신세계⟫처럼 될리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책 초반부 내용이 거북하고, 잘 상상가지 않아 덮기도 했다. 소설이라도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책은 자본주의가 생산을 어디까지 중요시 여기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과연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필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멋진 신세계가 묘사하는 모습이 ‘혁신'이라면 나는 혁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AI와 로봇이 감당 못할 수준의 생산을 이뤄낸다면, 나는 엑셀을 밟기보다 기본소득을 주지 않음으로써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은 자본주의의 환경파괴를 가리는 꼼수일 뿐, 진짜 논의해야 할 건 따로 있다. 토마스 모어는 기본소득의 원 개념을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언급했다. 자본주의에서 불평등과 생존 위협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계 수단을 마련해 줘서 문제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가 사치품을 생산하고, 사치품 생산과 소비에 과하게 집중하기에 자신을 위한 시간이 줄고, 환경도 파괴된다고 말했다. 이는 곧 생산과 소비의 추종이 인간을 불행하게 하고,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경제 전체의 주요 목표는 사회의 필요가 허용하는 한, 각자를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켜 많은 자유 시간을 갖도록 하는 데 있으며, 이렇게 함으로써 각자는 각자의 마음을 계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1) 기본소득이 말하는 자유는 자본주의 하의 생산과 소비 이념을 넘어설 때 가능하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AI 발전으로 사람들이 노동에서 해방되고, 자유를 얻고, 자신을 위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AI가 편리한 세상을 만들지도 모른다. 노동시간이 줄지도 모른다. Chat GPT 등장만으로 업무 효율성이 좋아졌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결국은 더 많은 무언가를 생산하는 걸로 연결될 뿐이다. 그것이 끝나고서야 우리는 내 시간을 가질 뿐이다. 그마저도 외부에 무엇이 있나 보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 속에 무엇이 올라왔나’를 보는 것으로 소비된다. 혁신으로 시간을 얻고 그 시간을 더 많은 영상 시청과 제작, 더 빠른 인터넷, 더 편리한 자료 서치에 사용할 뿐이라면, 그게 진짜 자유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유튜브 영상을 더 많이, 더 생동감 있게 보고, 더 생동감 있게 게임하고, 더 빨리 자료를 찾는 게 자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를 위한 생산과 소비는 분명히 필요하다. 자연이 허용하는 만큼의 자연스러운 성장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생산과 소비는 자연의 허용치를 넘었고, 자연을 고갈시키며 용량을 더욱 줄이고 있다. 경제계가 말하는 기본소득이 도입된다 한들, 그때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자유와 산과 바다 등 자연을 누릴 자유를 박탈 당한 뒤일 것이다. 때문에 생산과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본소득은 나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논의해야 할 건 기본소득 도입과 재원 마련 방안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 기반한 성장의 추종을 언제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어떻게 필요를 위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필요(needs)와 욕구(desire)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생산과 소비를 멈췄을 때 피해를 받을 사람들의 피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자연을 회복시키는 도구로 쓸 수는 없을지 등을 고민하며, 생산과 소비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질문해야 한다. 토마스 모어가 말한 자유는 사치로운 생활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생산과 소비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다. 기본소득의 원형이 말하는 자유가 이것이라면, 현대의 논의 역시 생산과 소비에 얽매이지 않는 삶과 방식, 시스템을 논의해야 한다. ※ 참고 자료 1)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범우사/ 2000) p.36~37, 44, 77~78, 96~101 2) ⟪소득의 미래⟫ (이원재/ 어크로스/ 2019) p.337, 340~341, 349~351, 369 3) ⟪성장 없는 번영⟫ (팀 잭슨/ 착한책가게/ 2015) p.30 4)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러/ 문예출판사/ 2018) p.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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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테무의 초저가엔 기후위기가 빠졌다
기후위기와 고물가 밥상은 물가 체험현장이다. 식생활은 기본 욕구이기에 물가 상승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식자재 가격이 연일 상승하면서 고물가를 체감중이다. 양배추는 한 포기에 5,000원을 넘었고, 도매가격도 2배 올랐다. 고물가에 차라리 “직접 키워 먹겠다”는 아우성이 나온다. 식자재 물가 상승 이유는 기후위기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내리지 않아서, 생산량이 줄고,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이는 세계적 추세로, 심지어 ‘기후 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기후 변화로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해 물가가 치솟는 걸 말한다. 네이처지에는 “2035년이면 기후 플레이션으로 인해 식품 물가는 최대 3.5%, 전체 물가는 1.2% 증가할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기후위기 대처 없이 고물가 대책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후위기와 경제성장의 디커플링 기후위기를 벗어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가 있다. 기업과 정부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다. 탄소 중립과 2050 Net Zero 달성, Scope 1, 2, 3 배출량 측정도 CO2 배출 감소가 목적이다.  문제는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CO2 배출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CO2 배출은 동조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물러날 수 없듯, 경제성장도 물러날 수 없다. 때문에 경제성장과 CO2 배출 감소를 동시에 이루는 건 대부분 선진국과 기업의 꿈이다.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이라는 용어가 있다. 물리학 용어로, 서로 영향을 주던 변수의 연결이 끊어지는 걸 말한다. 기후위기가 커지면서 산업계에도 쓰이고 있다. 경제 성장을 이루며, CO2 배출 감소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루어진 적은 없다. 오히려 요원해 보인다. 위 사진은 GDP 성장과 CO2 배출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대한민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 선진국 그룹은 GDP 성장과 CO2 배출이 분리된 것처럼 보인다. 반면, 중국, 인도, 아프리카 대륙, 라틴 아메리카 대륙,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그룹은 GDP와 CO2 배출이 동조하는 걸 볼 수 있다. 사진만 보면 선진국 그룹이 디커플링을 이룬 듯 보인다. 착각이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생산 단계에서 측정한다. 선진국 그룹 배출량이 줄어든 건 생산 공장을 개발도상국,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에 이전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에 공장을 세우고 생산하며 탄소 배출량을 개발도상국에 떠넘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 경제가 성장하며 CO2 배출이 줄었다고 하는 건 오류다.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경제 성장도 이루었다고 선진국이 자축하는 것이야말로 '오류'다. 선진국의 환경오염이 개선된 것은 단순히 기술 발전에 의한 결과가 아니며, 자원 채굴과 쓰레기 처리 등 경제 발전에 따라오게 마련인 부정적 영향의 적지 않은 부분을 글로벌 사우스라는 외부로 떠넘긴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1) 현재의 생산자 단계의 측정법을 소비 단계 측정법으로 바꾼다면, 선진국은 디커플링을 입에 담을 수 없다.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량은 감소하고, 선진국의 배출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이 누리는 풍요로운 삶을 위해 개발도상국이 희생하고 있음이 분명해질 것이다. 이런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선, 생산보다 소비에 초점을 두고, 제품 1개 생산에 얼마나 많은 물질이 소비되지도 봐야한다. 물질 발자국으로 보면 경제성장과 디커플링 되지 않았다 물질 발자국(Material Footprint)이란, 특정 국가의 자원에 대한 최종적인 소비가 국제적 자원 추출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기 위한 지표으로, 바이오매스, 화석 연료, 금속 광석 및 비금속 광석 물질발자국의 합계다. 예를 들어 금 3.75g을 얻기 만들기 위해선, 3.75g만큼의 땅만 파면되는 게 아니다. 광산을 부수고, 깨며 그중 일부만 추출하는 것이다. 실제 금 3.75g을 얻기 위해 소비된 자원은 54만 배에 달하는 2,025kg이다.2)  두 개 그래프를 보면 GDP가 증가하는 동시에, 물질발자국도 동시에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 해당 그래프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래 그래프가 나온다. 조금 오래된 논문이긴 하지만, 내용은 유효할 것이다. 해당 그래프는 1990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별 물질 발자국을 추적한 논문인 ⟪The material footprint of nations⟫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래프를 보면, GDP와 MF(물질 발자국)가 동조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물질 발자국 차원에서 보면 선진국이 말하는 디커플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제품 생산은 전 세계적의 자원 소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CO2 배출은 당연하다. CO2 배출만 봐서도 안 된다. 태양광 에너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고 해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지구 어딘가에서 광산을 깨부수고 있다면 그건 환경 오염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환경 오염을 CO2 배출로만 한정해도, 약 30년 간 CO2 배출이 줄어든 건, 세 번 뿐이다. 모두 경기 침체와 연관됐다. 세 번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세번의 사례는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 2009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이중 경제성장과 환경 파괴의 분리, 녹색 성장, 지구를 보호하려는 의도적 행동으로 감소한 사례는 없다.3) 오히려 경제의 엔진인 생산과 소비에 제동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경기가 침체하자 우리는 본적 없던 맑은 하늘을 마주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 인도에선 30년 만에 히말라야 산맥이 보였고, 국내엔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이 목격됐다. 마스크를 잠시 내려 들이마신 공기는 상쾌했고, 사람들은 열광하며 저마다 사진을 찍고 올렸다. “많은 사람이 공기가 깨끗해진 것은 다들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정확한 이유는 소비경제가 멈춘 것이었다. 공장이 문을 닫았다. 비행기가 운항되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또는 쓰기 위해 매일 하던 통근이 중단되었다. 이것이 바로 본질을 꿰뚫은 듯 분명해진 소비의 딜레마였다. 우리 경제의 동력은 소비지만, 소비는 탄소 배출의 동력이다. 이 관계가 너무나도 견고해서, 기후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둘 중 하나의 성장을 다른 하나의 성장 지표로 삼았다.”3)  경제 성장 지표인 GDP는 생산과 소비로 측정된다. GDP 성장을 위해선 작년보다 더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 생산량 증가는 자원 소비의 증가이고, 제품 소비량 증가는 곧 그만큼의 제품이 버려졌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기의 CO2 배출 감소는 생산과 소비 자체를 줄여야 CO2 배출 감소를 이룰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문제는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물건을 더 적게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유롭게 원하는 물건을 구매한다”3)는 점이다. 고물가는 더 싼 제품을 소비하게 이끈다 기후위기로 인한 고물가를 벗어나기 위해선, 생산과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한다. 문제는 고물가가 저품질 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기업도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자극해 끌어모은다. 최근 급성장 중인 중국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 익스프레스(Ali Express, 이하 알리)’와 ‘테무(Temu)’가 하는 일이다. 이들은 값싼 제품을 빨리 가져 가라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를 잠식한 알리와 테무 알리와 테무는 모두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다. 한국에서 서비스 런칭 후, 급격히 성장 중이다. 2024년 2월 기준 알리의 월 이용자 수는 818만 명(국내 2위)이고, 테무는 581만 명(국내 4위)이다. 테무가 2023년 7월에 한국 서비스를 런칭했다는 점에서, 그 성장세가 얼마나 급격하고, 한국 소비자가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 두 개 기업은 국내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쿠팡(월 이용자 3,010만 명)을 위협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는 중국 제품을 직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2023년 4/4분기 해외 직구 구매액은 1조 9,639억 원이었다. 2022년 4/4분기 대비 46.1% 증가한 수치다. 이중 중국 직구 구매액은 1조 656억 원으로 전년도 동분기 대비 161.1% 증가했다. 알리와 테무의 역할이 컸다고 알려졌다. 미국은 4,645억 원, 유럽연합은 1,765억 원이었다. 거래규모는 택배 물량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CJ 대한통운은 알리 물류를 독점하고 있다. 2023년 1분기에 350만 박스, 3분기에는 900만 박스를 처리했다. 4분기에는 중국 광군제(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액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 이벤트다) 영향으로 1,000만 박스를 처리했다.4) 2024년 알리의 택배 물량은 월 500~600만 박스, 테무 물량은 월 200~300만 박스로 전망된다.5) 초초초저가, 알리와 테무의 전략 알리와 테무가 급성장한 데는 초초초저가 전략이 있다. 테무는 ‘억만장자 처럼 쇼핑하기'를 내세우며, 신규 가입자에게 13만 원 상당의 쿠폰을 발급하는 등 저가 제품을 마음껏 사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 테무 홈페이지에는 초초초저가 상품이 즐비하다. 아무리 골라 담아도 비싸지 않게 느껴진다. 알리의 경우 ‘천억 페스타'라고 하여 초저가 상품을 내세우고 있다. 천 억 페스타는 알리가 천 억의 손해를 보면서, 진행한다는 의미다. 두 기업 모두 적자를 감내하고, 싼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무는 배송 한 건 당 7USD의 손해를 감내하고 있으며, 2023년 한 해에만 30억 달러의 손해를 손해를 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적자를 보더라도, 이용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값싼 제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90일 내 무료 반품까지 해주는 이유다.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제품은 소비자 구매욕을 자극한다. 알리 천억 페스타 당시 딸기 한 팩에 750원, 계란 두 판에 1,000원이었다. 테무에서는 가습기가 원화로 1,500원에 판매됐고, 미국에서는 광고비에 560억 원을 쓰는 등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테무는 국내 방송사와도 협업해 방송에서 PPL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를 이용하는 이유(중복투표)는 ①제품 가격이 저렴해서 (93.1%), ②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43.5%), ③득템하는 쇼핑 재미가 있어서 (33.8%), ④할인혜택이 많아서 (30.6%), ⑤국내 상품도 함께 구입가능해서 (10.3%), ⑥정품 같은 가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8.9%)로 조사됐다.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 1위다. 물론 불만사항도 많았다. 전체 사용자 중 80.9%는 불만이 있었다. 상위 3개 이유(중복투표)는 ①배송 지연 (59.5%) , ②낮은 품질 (49.6%), ③제품 불량 (36.6%)이었다.  이용 이유와 불만 사항에서 알 수 있는 건, 10개 중 1~2개만 성공해도 국내 이커머스보다 싸기 때문에 쓴다는 것이다. 8개를 버려도 2개 건지면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향후 알리와 테무를 이용하겠다는 비율도 높다. ①의향 있다(56.6%) ②반반 (37%) ③의향 없음 (6.4%)으로 이용하겠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이다. 인터넷에 테무 이용 후기를 검색하면 제품불량 후기가 쏟아진다. 구입한 제품이 아예 망가져서 오는 경우도 있다. 품질이 낮고, 망가져서 온다면 사용 몇 번 사용 해보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 제품이 튼튼한 건 그 자체로 환경에 이롭다. 오래 쓸 수 있고, 버려지지 않으며, 불필요한 소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반면, 제품을 버리는 건 환경에 큰 피해다. 그 점에서 테무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테무의 경영은 환경에 위협적이다. 한편 테무는 한발짝 더 나아간다. 개인적으론 믿을 수 없는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테무, “쓰던 제품 버리고 무료로 새제품 받아 가세요" 테무의 광고는 이렇게 말한다. “기존의 이어버드는 버리세요. 지금 테무에서 무선 이어버드를 무료로 가져가세요. 작은 우주선 모양으로 아주 좋습니다. 사운드 품질도 정말 좋습니다. 운동할 때도 쉽게 빠지지 않아요. 세 가지 색상으로 원하는 색상을 고르세요. 지금 테무에서 무료로 받아가세요.” 제품 수명이 다해 교체하는 게 아닌, 새것을 위해 기존 것을 버리는 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환경을 짓밟는 행위다. 또한 불필요한 소비를 창출하는 행위다. 테무 판매 제품이 고품질이라면 모를까, 이용자 중 약 87%가 낮은 품질 (49.6%)과 제품 불량 (36.6%)을 불만사항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테무가 고품질 제품을 줄리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제품 고쳐쓰라고 광고해도 모자랄 판에, 쓰던 걸 버리라는 건 소비자에게 쓰레기를 만들라는 것과 다름 없다. 금 3.75g에 2,050kg의 물질이 소비된 걸 생각하면, 테무의 광고가 얼마나 많은 자연을 파괴하는 내용인지 생각할 수 있다. 테무의 광고가 무시무시한 이유다. 한편, 테무는 광고와 달리 환경 지속가능성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테무의 의심스러운 나무 심기 더구나 포집할 수 있다는 CO2의 양도 납득하기 어렵다.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나무 한 그루가 40년 동안 CO2 4톤을 흡수하는 게 정설이다.6) 기부한 나무 수로 따지면, 약 20년 간 최소 1,600만 톤의 CO2 흡수가 되어야 한다. Trees for the Future에서 CO2 계산 근거를 계속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또한, 2022년 9월에 정식 출시한 테무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8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는 것도 너무 큰 비약이 아닌가 싶다. 유한킴벌리는 40년 동안 5,700만 그루를 심었다 국내 대표 기업 사회공헌 사업으로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꼽힌다. 국내 최장수 사회공헌 사업으로, 2024년 40주년을 맞이했다. 40년 간 유한킴벌리가 심은 나무는 약 5,700만 그루다. 국내에 약 3,100만 그루, 북한 지역에 약 1,300만 그루, 몽골 지역에 약 1,280만 그루, 중국에 약 42만 그루를 심었다. 나무 심기에 참여한 사람은 약 40만 명이다.7) 유한킴벌리가 40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서 5,700만 그루를 심은데 반해, 테무는 2년도 채 되지 않아 800만 그루를 심었다고 말하고 있다. 결론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유한킴벌리가 게을렀거나, 테무가 엄청 빨랐거나. 개인적으론 유한킴벌가 게을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테무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테무의 문맥에서는 차이도 있다. 상단 설명에는 '심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하단에는 '기부했다'고 말하고 있다. 믿을 수 없는 통계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테무의 나무 심기는 그린워싱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 그린워싱은 친환경이 아닌데,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걸 말한다. 테라초이스(Terra Choice)는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북미 소비 시장의 친환경 주장에 관한 연구⟫에서 그린워싱을 7가지로 분류했다. 7가지 분류는 이렇다. ①숨겨진 상충 효과 ②불충분한 증거 ③애매모호한 주장 ④관련성 없는 주장 ⑤유해상품 정당화 ⑥거짓말 ⑦허위 라벨 부착이다.8) 테무의 나무심기 공약은 ①숨겨진 상충 효과 ②불충분한 증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은 나무와 포집 양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또한, 소비 양산으로 만들어지는 환경 오염 역시 전혀 말하고 있지 않다. 설령 테무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테무의 경영 전략은 나무 심기보다 더 빠르게 나무를 뽑는 전략이다. 지속가능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한 곳에서 나무를 뽑고, 한 곳에 나무를 심었다고 자랑하는 건 그 자체로 그린워싱이다. 생산과 소비 메커니즘 자체는 어떤 친환경을 내세워도 지구를 갉아 먹는다. 나중엔 친환경 드릴로 땅을 파헤칠지도 모른다. 생산과 소비가 바뀌지 않는 한, 기후위기는 늦출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다. 멈추지 않으면,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고물가는 이어진다.  그렇게 되면 테무와 알리 같은 저가와 저품질 제품의 양산과 소비 매커니즘은 더욱 주목받고 빠르게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를 막기 위해선 생산과 소비개념 자체에 도전해야 한다. 21세기에 가장 주목해야 할 과제일지 모른다. 제 값을 안 치르면, 사채 이자가 붙는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지구진화 및 역학 센터 교수인 ‘호프 자런'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하도록 해주는 마법 같은 기술은 없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21세기의 궁극적인 실험이 될 것이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는 것은 우리 세대에게 던져진 가장 커다란 과제다.”9) 라고 말했다. 우리의 소비 품목은 다양해졌고, 방법은 편리하고 빨라졌다. 동시에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또 사용하는 방식은 점점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왔다. 무분별한 소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유행을 좇는 패스트패션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달려오는 당일배송 등이 이런 현상을 입증한다.”10) 쿠팡의 유산인 당일 배송은 이제 고정값이 됐다. 당일 배송하지 않는 유통사는 살아남기 어렵다. 알리와 테무 역시 국내에 물류 센터를 설립하고, 당일 배송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언론도 알리와 테무가 위협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위험성만 경고하고, 환경 이슈는 다루고 있지 않다. 침체기의 경제 효과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환경을 파괴하고, 그 파괴로 침체가 더욱 커진다면 우리는 한발자국 물러나 그 위험성을 봐야 한다.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인지 지구를 죽이는 것인지 따져야 한다.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비즈니스도 할 수 없다.” 비즈니스가 없으면 경제효과 창출도 어렵다. 기존 제품을 버려서까지 소비하라는 테무, 값싼 제품을 내세우며 구매를 유도하는 알리의 제품 구매가, 당장은 싸게 느껴지겠지만 이는 비용을 제대로 치르지 않는 것이다. 당장 치르지 않은 비용은 사채 이자를 붙여 갚아야 한다. 그때가 되면, 지금 비싸다고 말하는 5,000원짜리 양배추가 몇 년 뒤 “정말 싸다"고 말하는 가격이 될지도 모른다.  이걸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당장 값싼 소비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을 멈추고, 값싼 소비와 성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부디 싸다는 제품에 현혹되어 새로운 물품을 사기보단, 집에서 안쓰고 있던 물건을 다시 쓰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 환경을 생각한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싼 에코백 여러 개를 구매해 쓰는 것 보단, 집에 있는 비닐봉지를 쓰는 게 훨씬 낫다. ※ 참고자료 1)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고헤이/ 다다서재/ 2020) p.35 2) ⟪좋아요는 지구를 어떻게 파괴하는가⟫ (기욤 피트롱/ 갈라파고스/ 2023) p.87 3) ⟪디컨슈머⟫ (J.B. 매키넌/ 문학동네/ 2023) p.41, 84, 87 4) ⟪CJ대한통운:택배 성장 추세로 북귀 전망⟫ (양지환/ 대신증권 리포트/ 2023.11.24) 5) ⟪한진:쿠팡 가고 알리&테무 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포트/ 2024.03.22) 6)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빌게이츠/ 김영사/ 2021) p.183 7)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40주년 백서⟫ (유한킴벌리/ 2024) 8) ⟪The sins of Greenwashing⟫ (Terra Chice/ 2010) 9)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김영사/ 2020) p.127 10) ⟪넷 포지티브⟫ (폴 폴먼, 앤드르 윈스턴/ 현대지성/ 2023)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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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정] 선원의 환경교육이 해운산업의 지속가능성, 개도국의 환경인식 개선의 불씨가 될수 있을까요?
2024년에 선원이란? 저는 작년까지 외항선 기관사로 해운산업에 종사했습니다. 선원이라고 하면 농사와 같이 고대 부터 인류문명 발현부터 함께 해온 익숙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리스토텔리스는 세상엔 세가지 사람이 있다는 구문을 남겼습니다. 산자, 죽은자, 바다에 나간자.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바다에서의 폐쇄성과 단절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 선원은 어떤 의미일까요? 더이상 탐험할 바다나 육지는 없고 개발지와 미개발지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많은 기술발전으로 다양한 운송수단이 개발됨에도 아직까지 90% 이상의 세계 무역은 선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에 그 필요가 존재할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증기기관의 등장부터 지속되어온 화석연료를 사용한 선박운항에 항해의 낭만보다는 환경오염의 위험성이 더 많이 숨어있습니다. 제가 목격한 안타까운 장면들은 그 일부겠지만 선박 접안시 부두에서의 대기오염, 육지와 인접한 해협에서 어구나 생활쓰레기들이 끝없이 부유하던것, 개도국 항만 노동자들의 환경의식 부재, 발트해 폐수 유입 등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선박에서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 각종 슬러지나 화학약품 잔여물, 선체 업무과정에서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환경문제에 관한 선원들의 교육, 동기부여를 통한 작업습관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수 있을지 고민할수 있었습니다. 해운산업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안전하고 정확한 시간안의 프로덕트 운송, 개인의 차원에서는 선박 안전 운항의 책임감, 경제적인 부분도 있을것 같고요. 여기에 더해서 선원들은 국제 무역의 최전선에 있으며 모든 행동이 해양환경에 직접 영향을주며 그곳이 일터인 직업으로 해양환경 보전에 대한 가치 역시 지금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 라는 개인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연구를 할수 있을까. 사실 환경오염에 대한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선원 교육에 대해 고민하게된것은 아닙니다. 그 고민의 과정도 공유하고 싶은데요. 먼저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것 같습니다. 실제로 날씨가 조금 바뀌거나 공기가 조금 나빠지는것이 아닌 산업의 구조자체가 바뀌고, 우리 삶의 방향이 바뀌어야 할수도 있다는 생각, 지구의 자생력을 초과해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각 환경 요소 임계점의 존재들을 접하게 되면서 어떤 대의나 거창한 목표를 위한것이 아닌 내가 살고있는 집인 지구에 문제가 생기면 나도 살수 없잖아? 같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유가 동기가 되었고 이것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목표나 대의를 품는것 역시 중요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혼자서 해결할수 없는 거대한 문제, 원인을 명확히 파악할수 없는 복잡한 문제들에 잠식되거나 무기력해지는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첫 연구주제로써의 접근은 제한된 시간안에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해야하는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효율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경험과 세상의 필요가 만나는 점을 찾아 큰 얼개를 국제 선박 운항으로 인한 해양환경 오염으로 짠 후에 어떤 영향과 원인이 있는지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선박운항으로 인한 어떤 환경오염의 요소로 1. 극지방 환경오염, 2. 기름유출 사고, 3. 환경 규제로 인한 운임, 물류비 상승으로 개도국의 소외나 비용전가, 4. 생태계 교란 선박운항으로 인한 해양환경오염을 야기시킨 원인으로는 크게 1. 무분별한 화석 연료사용, 2. 배출량 지분이 큼에도 관심이 적은점. 3. 무한 성장의 경제 시스템으로 인한 무역증가, 4. 온난화로 인해 북극 통행이 가능해진 점. 이러한 확산의 과정을 거치고 실제 기사들과 관련한 많은 자료들로 더 디테한 부분들을 메꾸어 가며 제 단 하나의 연구주제는 뭘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얻으면 얻을수록 단순한 원인 결과의 현상이 아닌 국제관계, 경제, 정치등 너무 많은 분야가 연결되어있어 특정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다시한번 거창한 목표가 아닌 그냥 내 경험 하나에 집중해보기 였습니다. 이 단순한 결론 내리기가 제 3주간의 활동중 가장 어려웠던것 같습니다. 나의 고민과 삶의 철학을 관통하는 이거다! 하는 그런 주제를 기다리고 찾는것 보다. 기후위기 해결이라는 큰 방향성안에서 일단 내가 발걸음을 떼어보는것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설령 그 주제가 생각했던것보다 가슴뛰거나 임팩트를 주지 않아도 꾸준함으로 만들어낸 결과가 훨씬 값질수 있겠다 라는 믿음에서요.  결론적으로 제가 초점을 좁히게 된 주제는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선원 교육 및 훈련의 역할, 지속 가능한 해운을 위한 선원의 작업 습관 변화 동기부여 방안 입니다. 바다라는 폐쇄적 상황의 특수성으로 많은 사고나 재난들이 인재로 인해 일어나고, 훈련과 교육으로 그저 기술의 적용이 아닌 산업의 분위기를 바꿀수 있을것이라 기대합니다. 또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여 개인의 책임감만이 너무 부각되는것은 부족하므로 어떤식으로 동기부여나 해양 환경보전에 기여를 하고있는지를 느끼게 할수 있는지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환경교육에 관한 대한민국에서의 현위치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승선을위해 진행하는 필수 교육 중에서도 소방과 안전 관련해서는 납득할만한 시스템이 있는데에 반해 환경오염과 관련해서는 해양 기름유출에 관한 주의를 강조하는것 이외에 뚜렷한 교육이 없는것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먼저 관련주제 조사를 위하여 필요한 정보는 1.교육학 그중에서도 환경 교육을 어떻게 정의할것인가, 어떻게 접근할것인가, 환경 문해력 (지식, 태도, 동기부여), 그리고 환경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해 조사해볼 것입니다. 관련해서는 Wei-Ta Fang, Arba'at Hassan, Ben A. LePage 저자의 The Living Environmental Education: Sound Science Toward a Cleaner, Safer, and Healthier Future 도서가 해외의 최신 환경교육 정보를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 해양과학, 그중에서도 해양 오염 관련하여 선박에서 어떤 오염의 가능성이 있는지 자세한 분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런 확실한 분류를 바탕으로 교육과 훈련이 수반된다면 연구나 조사로써는 찾아내기 힘든 실무, 필드로 부터의 새로운 문제제기나 방지책이 나오는것을 기대합니다. 관련해서는 Cambridge University Press 에서 발간된 Environmental impact of ships 자료가 제가 참고해본 모든 자료 중 가장 전문적이고 세분화되도록 환경에 대한 선박의 영향들을 기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마지막으로 국제 해사기구 IMO 의 국제규제, 환경규제와 선원 인권 및 교육을 담당하는 파트 별로 나누어 최신 정책들을 꾸준히 follow up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운산업 선원들의 비중은 선진국들에서는 사양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업무의 강도나 고립에 의한 심리적 취약성 등 많은 부정적 영향때문이라고 추측 되는데요 그렇기에 현재 가장 많은 선원을 배출하고 있는 필리핀, 그 뒤로 중국, 러시아 아시아 동유럽 등 환경인식에 대한 수준이나 탄소중립 실천도가 비교적 높지않은 나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체계화된 환경교육이 그들에게 더 큰 기회를 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더 큰 비전으로 환경인식이 많이 부족한 나라들에게 해운산업으로 부터 비롯된 해양환경 보전의 불씨가 일반 대중들에게 번질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해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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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유권자에게 ‘평화’를 제안합니다
<사진=pexels> 22대 총선에 관한 여러 소식 중 단연코 눈에 띄는 건 ‘기후위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기후목표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등 무관심한 행보를 보였으나, 여야를 포함한 대부분의 정당이 총선 10대 의제 안에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기후 국회’를 만들고자 결의하는 가운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평화를 함께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군대, 온실가스 배출량의 사각지대 올해 ‘지구종말시계’의 초침은 ‘자정까지 90초’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는 사람과 자연이 지구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각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딱 한 분야 ‘군사 부문’을 제외하고 말이죠. 각국의 군사기지와 군사 활동에서 유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파악할 수조차 없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는 군사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국가별 배출량 집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5년 파리협정 당시에는 군사부문의 탄소배출량 보고를 각국의 ‘자발적 선택사항’으로 두어 문제가 되었습니다.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 SGR)은 “군수산업과 군사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이 전 세계 배출량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며 다른 분야가 탄소 배출 저감 조치 등 들이는 노력이 무색하게 “군수분야의 탄소 배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다수의 국가가 군사부문의 탄소배출량을 ‘국가 안보’ 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와 통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보고할 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2022년 녹색연합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의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기준 약 388만 톤 CO₂-eq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배출량은 전국 783개 공공기관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이렇듯 군대는 기후위기 대응의 사각지대라 불립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앞으로 1.5℃이상 높아지면 지구 상에 더이상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이 도래할 거라 예측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정부와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만, 군대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막대한 군사비를 줄여 사람과 지구에 2021.04.26 용산 전쟁기념관 앞. 세계군축행동의 날 퍼포먼스 <사진=2021 세계군축행동의 날 캠페인> 전 세계는 2022년에만 2조 2,400억 달러(약 2,980조 원)를 군사비로 사용했습니다. 환산하면 전 세계가 1분당 56억 원, 1초당 1억 원을 군사비로 사용한 셈입니다. 세상이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한 만큼 안전해졌냐는 물음에 쉽게 ‘그렇다’는 대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군비증강 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세계 각국이 더 많은 무기를 사들이고 팔았습니다.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확전 우려로 세계는 다시 ‘전쟁’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각국의 군비증강은 군비경쟁을 부추겨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안보딜레마를 야기시켜 오히려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군사비를 줄여 사람과 지구에 사용하자는 외침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발전도상국이 2030년까지 파리협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조 1천억 달러가 필요합니다. 세계가 작년 한 해 군사비를 지출하지 않았다면 그 돈을 발전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을 위해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무모한 상상을 해봅니다.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전쟁 준비에 몰두하느라 지출한 군사비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군사비를 많이 지출하는 국가이지만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평가에서 전체 67위 중 64위를 기록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 부문, 재생에너지와 기후정책 부문에서 ‘매우 저조함’ 평가를 받았으나 한국의 2024년 탄소중립예산은 목표로 계획된 17조 2,414억보다 낮은 14조 5,181억 원이 책정되는 것에 그쳤습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계획에 차질을 빚을 거라 예측되는 상황입니다.  반면 2024년 한국의 국방예산은 59조 4,244억 원으로 작년 대비 더 상승했습니다. 국가 세수 부족으로 재난 안전, 성평등 등과 관련한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되는 가운데 국방예산만은 정권을 막론하고 매년 고공행진 중입니다. 군사비를 삭감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사용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단계적 군축을 실시할 때 비로소 시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후정의 없이 평화 없고 평화 없이 기후정의 없다 2022.09.26 군대와 전쟁, 그리고 탄소 배출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진=참여연대> 4월 10일, 총선을 단 10여 일 앞둔 현재 ‘기후 유권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후정치바람은 2023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기후 의제에 관심이 높고,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견해가 다른 후보여도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올바르게 제시되었다면 투표하겠다(62.5%)는 이들을 기후 유권자로 호명했습니다. 유권자의 3명 중 1명(33.5%)인 이 기후 유권자들은 산업계 지원 중심의 기후정책이 아닌, 산업 전반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 및 제도 구축과 이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후 유권자에게 제안합니다. 기후위기에 맞서고자 한다면 평화롭게 살 권리에 대해서도 동시에 질문하자고 말입니다. 2023년 기준, 한반도 일대에서 1.5일에 한 번꼴로 군사훈련이 실시되었습니다. 무력 충돌 위험성은 높아지고 전쟁 위기가 고조되며 시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를 일상적으로 침해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한 표로 기후 국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시민의 평화롭게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라고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 이번 총선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 NDC) 달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들 합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계획’에 군사 부문의 배출량을 제외하고서는 제대로 된 감축이 될 리 없습니다. 배출권 금액 하락으로 기후위기 대응 기금은 감소했고, 국가 세수 부족 상황에서 지금처럼 군사비에 천문학적 금액을 들이고서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가 안보라는 허울 아래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간과 돈이 새어 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품어야 합니다. 나아가 더 많은 기후 유권자가 국회와 국방부에 군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투명하게 보고하라고 촉구해야 합니다. 군사비를 삭감하여 우리가 함께 살아갈 지구를 위해 사용하자고 외쳐야 합니다. 기후정의 없이 평화 없고 평화 없이 기후정의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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