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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제도권 공간을 넘어
학교라는  제도권 공간을 넘어 ‘배운다는 것’은 오늘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만큼 다양한 배움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보여주고,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좋은 삶으로 일구어 나갈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무교육이라는 제도 하에 학교를 다니게 되지만, 지금의 학교가 수능과 성공이라는 획일화된 목표를 갖는다면, 다른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권 밖의 교육도 선택지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빠띠의 워킹그룹팀 활동가들에게 과거로 돌아가 다양한 교육의 선택지가 다시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지 묻고, 사례에 비추어 소개해달라고 부탁해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다가치학교를 선택하겠다는 리디아 ❝교육의 주체이자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이 자치를 실제로 경험하는 다가치학교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요. 다가치학교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학생이 직접 자유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마을결합형 청소년자치배움터예요. 이전에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늘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공부와 성과에 부담과 압박을 가졌는데, 이곳에서는 해방된 공간에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꾸로캠퍼스가 궁금한 나기 ❝배움의 모양은 가지각색이라는 것, 그리고 그만큼의 선택지가 있다는 걸 누구나 알 권리가 있잖아요. 틀을 깨는 실험을 실천하는 모든 방식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거꾸로캠퍼스 사례도 그중 하나로 가치지향적 차원의 대안교육을 넘어서, '하고 싶은 걸 선택한 게 실제로 내게 도움도 돼야지!'라는 실험의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요. 실제 다녔던 분들의 마음은 또 다를 수 있겠지만..!❞ ?대안교육기관 창창한에 가보겠다는 포터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지식은 배웠지만, 정작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많이 기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며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교육(강점 찾기)을 받고, 강점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개인 맞춤형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창창한에 가보고 싶어요.❞ ?️교육공동체 벗을 탐구하고 싶은 우디 ❝영어 학원, 대학수능, 토익시험, 취업준비 등 살아오면서 많은 교육을 받았어요. 그런데 교육들 중 대부분이 어떤 직업이나 자격을 얻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어요. 그리고 자격을 얻지 못하면 그동안 노력했던 시간이 사라졌는데 남는 건 실패라는 단어였죠.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나’ 자체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의 메시지를 탐구하고 싶었어요. ‘교육공동체 벗’은 <오늘의 교육>이란 단행본에서 교육농, 읽기 모임, 공방 등의 프로젝트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를 통해 한 사람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한 ‘교육’의 역할은 무엇인지 되묻고 교육을 통해 실천하는 삶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기, 학교와 공동체의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는 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안대학 지순협(지식순환 사회적협동조합)인데요. 기존 제도권 대학에서 운영되는 지식과 분야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연결하며, 모두가 동료로서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빠띠는 지순협의 사무국장 두두님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빠띠 : 두두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새로운 교육을 실험하고 시도하는 지순협이 인상깊어 인터뷰를 요청드렸습니다. 지순협이 기존 대학과 가장 크게 다른 점 하나를 꼽자면 어떤 것일까요? ?두두 : 대안대학의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엘리트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제도권 대학이 엘리트를 양성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70%가 넘는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에 간다고 모두가 엘리트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교과과정의 측면에서  제도권 대학은 4년 간의 과정으로 전공자를 배출해내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지순협은 학생들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삶이나 활동의 방향성과 맞춰보는 데에 중점이 있습니다. 지순협을 대안학교가 아닌 대안대학이라고 부르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대학 자체가 전공 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기르는 과정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대안대학이라는 말이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에 대안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모순적 지점 자체에 지순협의 존재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띠 : 말씀해주신 내용 들으면서 조금 더 깊이 지순협의 교육 방향을 이해하게 되었네요! 그렇다면 두두님은 어떻게 지순협에서 활동하시게 되었나요?  ?두두 : 저는 지순협 1기로 입학해서 공부했던 학생이었어요. 고등학교도 대안학교를 나왔고 수능을 칠 즈음 수능 거부 시위에 동참하기도 하면서 제도권 대학에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공부는 계속 하고 싶었어요. 대안적 가치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2015년에 지순협 1기로 입학하게 되었고, 2년 간 열심히 공부해 졸업했습니다. 다양한 연령과 학업수준을 가진 사람이 모인 지순협에서는 학점이라는 개념이 없고, 성실도에 따른 절대평가(pass/fail)로 교육이 진행되는데요. 그래서 학생들은 pass하기 위해서 시험이 아닌 기말포럼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 포럼을 준비하며 그동안 들었던 수업의 내용과 자신의 삶의 맥락과 질문을 끌어와 연결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제게 중요한 자원이 되었어요. 공부한 것을 요약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그 질문들을 발전시키며 그 고민의 궤적을 볼 수도 있었고, ‘내가 가진 화두는 이것이구나’라는 것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생이 각자가 가진 삶의 고민과 성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좋았고, 이런 지순협의 추구하는 방향과 미션이 제게도 중요하다고 다가왔기 때문에 졸업한 이후에도 지순협에서 계속 활동하게 되었어요. 저와 같이 기존의 대학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선택지를 만드는 일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빠띠 : 지순협의 교육과정이 참 흥미롭고, 두두님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지순협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렵거나 고민이 되는 점도 있으셨나요? 그리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또 무엇이 있을까요? ?두두 : 사회 자체가 어려운 것이 저에게도 제일 어렵습니다. 다들 먹고 살기가 어렵고 바쁜 상황이 교육 사업을 운영하는 저희에게는 구조적 한계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세상이 너무 빠르고 조급하지 않다면,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삶의 여유를 갖고 조금 더 적은 고민으로 기꺼이 배울 시간을 내지 않을까 싶어요.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의 돈과 시간을 적지 않게 들여야 하니까요. 이런 환경 속에서 지순협도 새로운 교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활동(Action)과 연구(Research)의 화학반응 (CHEmistry)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르케(ARCHE)’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딩을 하고, 더 젊은 기획자와 활동가들이 ‘아젠다 워커(agenda worker)’라는 명칭으로 참여하실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기존에는 2년 과정이었는데,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도 함께 교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시도해보자는 배경이 있었습니다. 5월부터 시즌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순협 뿐만 아니라 여러 대안학교들이 가치를 잘 지키고 교육의 질을 높여가며 운영되려면, 공공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원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대안학교 및 대안대학을 졸업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 시스템도 작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고요.  ?빠띠 : 와! 아르케(ARCHE), 정말 기대되네요. 그리고 두두님께서 말씀해주신 여러 어려움, 그리고 필요한 것들에 대해 깊이 공감이 됩니다. 이런 어려운 사회이지만, 그럼에도 지순협을 비롯한 여러 교육 실험에 함께해볼까 하고 고민하는 분들께 혹시 해주고픈 이야기가 있나요? ?두두 : 좀 더 가볍게 선택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생각보다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 교육을 받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잖아요. 대안학교나 대안대학을 선택해도, 그 이후에 누군가는 각자의 필요에 의해 제도권 학교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삶이 있는만큼 사람들이 배움에 있어서 각자의 필요에 따라 그런 넘나듦이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선택이 가벼워지면 좋겠어요. 그래서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빠띠 :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두두님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면, 배움(교육)에 관해 어떤 선택을 하실 것 같은지 여쭤보고 싶어요. ?두두 : 제 모든 기억을 보존하고 돌아간다면,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제도권 교육을 선택해서 두 가지 경험을 모두 해보고 싶어요. 제도권 교육과 대안교육에서 각각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는지 경험 하에 고민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기억을 잃은 상태로 돌아간다면, 대안학교에서의 시간이 지금 제게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선택할 거예요. 덧붙여, 두두님은 지순협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실천에 대해 자기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전문가나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지 않고 스스로 관심을 가지며, 그런 주체들이 모여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 민주적인 삶이라고요.  빠띠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삶의 방향과 가치를 정할 권리가 있고, 교육은 이러한 다양한 개인의 삶을 존중하며 뒷받침해줄 수 있는 든든한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순협을 포함해 살펴본 여러 사례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는 이런 다양한 가치를 지키려는 배움터들이 계속 움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져서, 우리 모두에게 교육이 정해진 길이나 정답이 없는 열린 결말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다양한 교육을 위한 선택지에 대해 어떤 생각,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글 : 리디아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워킹그룹팀 활동가 / lydia@parti.coop 이 글은 빠띠 홈페이지, 빠띠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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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육과정에서 대학준비학교의 분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학이 주도하는 이상한 나라의 대입개편  교육부는 2023년 상반기까지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부터 올해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친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앞의 세 차례의 토론회 뿐만 아니라 ‘미래형 대입전형과 수능의 개편 방향’이라는 주제로 논의한  제4차 토론회의 5명의 발표자 중 단 1명만이 현직 고교교사였고, 나머지는 대학교수 및 대학 입학 관계자들이었습니다.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 포스터, 교육부 우리나라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이며 우리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몰아 가고 있는 대입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그 제도로 인해 가장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그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하는 고교 교사와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보다는 대학 입학 처장의 목소리가 더 많은 대입개편 토론회의 모습이 과연 정상적인 걸까요? 대학의 신입생 선발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중등교육을 받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고등교육으로 잘 진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대입제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입제도로 인해 파행이 자행되는 고교과정  대입제도 개편을 대학의 입장이 아닌 중등교육 현장의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하여 2014년 9월 12일부터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약칭 ‘공교육정상화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법은 학교교육의 파행을 막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법제화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법이 가장 지켜지지 않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고3 교실입니다.  사진: Unsplash의 Alex Simpson 고3 2학기에 수시와 수능을 준비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모든 교육과정은 고3 1학기나 그보다 더해 고2까지 끝내고 시험일이 임박해서는 주로 실전 문제 풀이 수업에 집중 하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파행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3년을 배워야 하는 교육과정을 2년 반으로, 짧으면 2년 안에 다 끝내야 하기에 제대로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고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철저하게 대학입시에 맞춰져서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급기야 수능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수업을 진행하기는커녕 등교를 하지 않아 교실에는 10명 남짓 아이들만 앉아 있기도 하고, 다들 엎드려 자거나 유튜브만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은 이미 수능을 본 뒤라 수업 자체를 들을 마음이 없기에 수능 이후의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0대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이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낭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이러한 심각한 대입제도 문제의 대안 하나를 영국의 대입 제도로부터 가져와 보고자 합니다.  대학입시교육이 완전히 분리된 영국의 교육과정 영국의 학제는 1~11학년까지 초·중등 교육과정이 있고, 그 이후에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12~13학년의 대학준비학교인 Sixth Form College 과정이 있습니다. 11학년까지는 대학입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교육과정이 진행됩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다양한 과목들을 배우면서 경쟁없이 즐겁게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11학년에 올라오면 GCSE(General Certification of Secondary Education: 중등교육자격시험)을 보는데 이 시험은 학문의 기초이론보다는 ICT나 사회교육 등 실제 사회적응에 필요한 실용적인 측면을 보다 강조하고 있으며 여러번의 시험 기회를 주고, 졸업 이후에도 다시 시험을 칠 수도 있습니다.  성적은 등급으로 발표되며, 등급은 A+부터 G등급까지 나누어지는데 여기서 국어와 수학이 C등급 이상만 받으면 취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국어와 수학만 C이상이면 대학 입시를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GCSE의 등급이 우리나라의 내신처럼 대학입시에 반영되지도 않습니다.  사진: Unsplash의 Marcin Nowak 중등학교 수료를 한 후에 16세 이상의 학생이 대학 입학을 위한  A-level 시험에 필요한 소수 과목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코스가 바로 Sixth Form College인 대학준비학교입니다.  A-level은 일반적으로는 3~4개의 희망 대학 전공과 관련한 과목을 고르는데 어떤 대학은 1과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선택한 과목을 2년동안 여러 번의 시험을 쳐서 합산을 하는데 각 시험은 반복 응시가 가능합니다. 최대 4과목을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중 1과목이 너무 어려우면 나중에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국어, 수학, 생물 외에 경제학, 사진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의상디자인, 요리, 컴퓨터, 비즈니스, 음악, 제2외국어, 디자인 테크놀로지, 연극/드라마, 체육 등 다양한 선택 과목이 있습니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학과에서 요구하는 과목 1~2개를, 그리고 나머지 과목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치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생물학, 화학 등의 관련 과목을 공부하고 나머지 과목은 심리학과 같은 과목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경제학과에 지원자는 학생들은 경제학이나 수학을 공부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법대나 인문학과는 필수로 요구하는 과목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수험생이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으로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능 시험에 나오는 국·영·수, 사탐/과탐,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을 어쩔 수 없이 모두 공부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 비해 영국 학생들은 3~4개의 소수 과목만 집중적으로 2년동안 여러번의 시험을 치며 공부하기에 학생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고, 또한 대학의 학과 공부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와서 고등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진정한 공교육 정상화가 실현되길.. 이렇게 중등교육과정에서 대학준비학교를 분리하게 되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단지 대학 진학만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해서 파행적으로 이루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공교육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여 고등학교 과정에서 진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소수의 과목만 공부하여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덜어 줄 뿐 아니라 대학 전공과목의 전문성도 향상 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  - 영국 교육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은영저  - 한국인 영국교사가 말하는 진짜 영국 교육 이야기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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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시위하는 초등학생'이 나올 수 있을까? - 비대학 청년이 이야기하는 교육문제
안녕하세요? 시민36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은 동료 H와 나눈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동료 H는 비대학 청년으로 극단 활동부터 개인 사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사회이슈에도 관심 갖고 목소리 내는 친구인데요. 이야기 주제는 ‘비대학 청년에게 묻는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입니다.  *캐주얼한 느낌을 위해 격식체가 아닌 대화체 그대로 옮겨보았습니다. 시민36 : 대학 진학을 안 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어? H : 우선 별로 관심이 없었어. 공부를 잘 하는 학생도 아니었고. 어느 수도권 대학에 붙긴 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일이 꼬여서 결국 진학을 못했어.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게 온전한 자의적인 선택이라기보단 어쩌면 외부적 요인도 있긴 해. 그런데 어쨌든 대학 진학을 끝까지 하지 않은 건 대학에서 하고 싶은 공부가 따로 없었던 것도 있어.  시민36 : 보통 4년제 대학에 진학하면 최소 평균 5년은 대학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어? H :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말에 꽂혀서 한 6년간 경험을 찾아 떠돌아다녔어. 3개월 단위로 어떤 알바나 일을 전전하는 시기도 있었고. 사실 여러 경험을 찾아 다니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참고로 H는 사회운동부터 공간 운영 사업, 대안교육 연구, 연극단 활동, 연극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현재는 새로운 직장에서 영업직 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민36 : 대학에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H : 다양한 경험을 다른 또래 친구들에 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우리는 독일 사회와 비교해서 원샷 사회라고 할 수 있어.(H는 독일의 교육제도에 관심이 많습니다.) 흔히 수능 성적으로 미래가 결정된다고 하잖아. 학창 시절에는 수능 공부에 매진하느라 진로를 탐방할 기회가 거의 없고, 원하는 대학 커트라인 맞춰서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 나는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다채로운 꿈을 꿔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거든.  시민 36 :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야? H :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야. 일을 하는 경험 속에서 마음이 동하는 경험이 있었어. 어떤 울림 있는 진정성 있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동하는데, 내가 그런 감각을 소중히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예를 들어 어른들이 자녀 세대에 미안해하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 사회가 이렇게 모순들을 많이 안고 있는 게 우리의 잘못이다,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벅찼어.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자고 꿈을 키우게 됐지. 지금도 궁극적으로는 교육학자, 사회운동하는 사람 등 사회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시민36 :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안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려운데. 귀중한 경험을 했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일찍이 찾으면 좋을 텐데. 현재의 교육제도가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H : 경쟁제도와 주입식 모델 때문이라고 생각해. 결국 수능 때문에 줄 세우기를 하고. 누군가를 짓밟아야만 내가 설 수 있는 것들을 어릴때부터 경험하잖아. 영화 ‘다음 소희’ 봤어?  콜센터 고등학생 아이들이 실습을 나갔다가 성과 압박에 치여서 괴로워하는데, 문제를 외면하는 어른들 때문에 죽어가는 학생의 이야기거든. 이런 경쟁과 주입식 교육은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지. 교육문제는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뿌리라고 생각해.  영화 ‘다음소희’의 한 장면. 실적과 성과급 순위를 벽에 걸어놓고 공개하여 실적 압박을 준다. ( 중앙일보 ‘그 영화 이 장면’ 2023.02.01) 시민36 : 그럼 교육제도가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까? H : 주입식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상상이 필요해. 주입식 교육이 창의로운 사고를 가로막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장 큰 문제는 순종적인 자아를 만들어낸다는 거야. 고정된 틀 안에 계속 밀어 넣잖아. 그렇다 보니 사회비판을 잘 하지 못하고 권력에 쉽게 순종하는 모습이 되는데 결국 이게 여러 사회문제를 방치하는 현재의 모습을 만든 거 같아. 추가적으로 성교육에 대한 부분도 우리나라에서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멸시하고 조롱하고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어.  시민36 : 그렇다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H :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비판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입식 교육이 결국에는 어떤 걸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거잖아. a가 a라고 하면 a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주입식이지. 이건 독일식으로 비유하면 전체주의를 만들기 위한 기초가 되었던 나치즘의 전형이기도 해. 비판 교육은 a가 왜 a인지 생각하도록 훈련을 하는 거야. 독일에서는 ‘올바른 해석이 존재하는가’ 부터 사유하는 해석학의 대전제를 배워.  중등교육에서부터 올바른 해석이 가능한지 비판해볼 수 있는 자아가 생기는 거지. 주입식 교육을 비판교육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생각해.  시민36 : 중학생 때부터 ‘올바른 해석이란 존재하는가’ 사유한다라. 우리는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이라는 철학사만 배웠는데. 그것도 선택과목으로.   H : 그래서 독일에서 제일 부러운 것은 시위하는 초등학생들이 있다는거야. 한국은 성인도 시위 같은 어떤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일을 잘 안 하잖아. 촛불 민주주의와 같은 군중적 행위는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하기 어려워하지. 독일은 초등학생들이 관저앞에서 ‘우리의 교육시간이 너무 길다 줄여달라’ 등의 피켓시위를 해. 그러면 메르켈 총리가 담화 때 그런 시위 주제를 언급하기도 하고 그래.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는 개인들인데. 주입식이라는 우산이 가로막고 있지 않나 싶어. 독일의 의무교육 시간이 늘어나자 교사들이 수학여행 등을 취소하기로 함. 이에 초등학생들이 교육시간이 늘어나는 결정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EBS 2015.03.03) 교육제도 문제로 시작된 H와의 이야기는 그 후에 시험능력주의, ‘공정’ 담론까지 이어졌습니다. 종종 사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합니다. 물론 교육 제도 개선이 모든 문제의 해결이 될 순 없지요. 그러나 교육의 역할이자 핵심은 H의 말처럼 ‘어떤 문제에 대해 옳고 그름을 사유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교육제도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치명적인 경쟁주의 문화는 많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교육제도의 문제와 개선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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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원, 역대 최대치 사교육비 총액과 교육격차
<교육 분야 양극화 추이 분석 연구> 에서는 교육 분야의 양극화를 ‘개인의 배경, 즉 가계소득, 부모학력, 문화적 배경 등에 의해 교육의 기회, 과정, 결과에서 상하집단으로 쏠리게 되면서 중간층이 감소하고 집단 간 이질성이 커지며 집단 내 동질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집단 간 이동성이 약화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합니다. 통계청이 교육부와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 약 3,000여 학급을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은 사교육비 지출과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가구 소득수준의 경우,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높았으며,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 대비 300만 원 미만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의 지출 격차는 약 3.7배로 나타났습니다. 작년(2021) 조사에서도 800만 원 이상과 300만 원 미만의 가구소득 구간에서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약 3.7배로, 소득과 사교육비 지출의 상관관계는 유사한 규모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이 사교육비 지출과 사교육 참여로 이어지며 교육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2022년 초·중·고교생의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대인 26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다양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할 수 있는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의 시급함을 지적하였습니다. 교육부는 10년 만에 사교육대책팀을 부활시켜 상반기 안에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통해 교과 학습 보충 및 튜터링 지원, 방과후학교 및 돌봄 확대 등의 근시안적 대책으로는 사교육비 증가의 근본 원인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협력 교사 배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공간 확보와 정규 교원 확충이 필수적이며, 입시경쟁교육 해소와 대학 체제 개편 방안 등이 동시에 제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는 대입과 고입 경쟁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과도한 대입경쟁 현실 개선과 고교서열 세분화 정책 철회,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 유지, 영재교육 정상화 실시 등이 요구됩니다. 또한, 사교육 기관의 과도한 선행교육 상품 및 불법적인 신종 사교육 상품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교육 양극화에는 사교육 비용뿐만 아니라 부모 학력, 문화 자본 등 여러 문제가 맞물려 있습니다. 최근 <부모의 배경이 학력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해소방안>을 주제로 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여러 정책과 사업이 관련된 종합대책으로서 부모 경제력에 따른 학력격차 대책이 강조된된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사교육 대책일 뿐만 아니라 교육 양극화 자체의 대책이 될 수 있는 교육, 경제, 디지털 변화, 민주주의 등 다양한 방면의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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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등 A.I.는 교육 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사진: Unsplash의Andy Kelly 2016년 알파고가 바둑계에 던진 충격 이상으로 오픈AI의 챗GPT는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는 오는 2025년 수학, 영어, 코딩 교육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 맞춤형 교육을 교육개혁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AI를 통한 맞춤교육이란 무엇이고, 이것은 교육 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AI 맞춤형 교육이란? 『챗GPT 교육혁명』(정제영 외, 포르체, 2023)에 따르면 이제껏 교육은 한 선생님이 수준이나 흥미가 다른 여러 아이들을 동시에 가르침으로써 교육 평균의 함정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AI는 개별 학생의 흥미와 수준에 맞추어 개별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AI 맞춤형 교육은 과연 교육 평등을 실현할 수 있을까? 1. 지역간 교육 불균형과 AI 맞춤 교육 AI를 통한 교육은 일견 지역 간 교육 불균형에 도움이 될 것처럼 보입니다. 사교육을 대체하여 AI가 개별 아이에 맞추어 진도를 나갈 수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흥미에 맞춤형이라면 입학시험 외의 지표로 대학을 결정하는 것 외에도 AI를 통한 개별적 능력 지표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지식 불균형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문제가 있습니다. AI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오히려 AI가 지식의 차를 극대화하고, 각 학생들이 전혀 다른 교육과정을 밟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전혀 다른 세계 속에 살게 되어 극단적 지식 불균형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배움 능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에 맞춤식이 된다면 오히려 ‘학년’ 이나 ‘반’ 등이 무의미해지고 개별화 파편화 될 수 있습니다.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3. AI의 ‘환영’(hallucination)과 ‘탈옥’(jailbreak), ‘편향’(bias)의 문제 현대 대두되는 챗GPT의 문제점은 ‘환영’과 ‘탈옥’, ‘편향’의 문제입니다. ‘환영’은 인공지능이 그럴듯한 대답을 하기 위해 현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거나 관련 없는 결과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인터넷뉴스가 발달하고 개인 뉴스 플랫폼이 이루어지면서 가짜 뉴스(Fake News) 문제가 기승을 부리 듯, 챗GPT 역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답을 내놓는 문제점이 있고, 이것을 걸러내는 것이 또 하나의 정보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탈옥’은 인공지능이 개발자의 의도를 벗어나, 윤리와 안전을 이유로 제한한 영역을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개인정보 유출이라든지, 불법적 방법을 내놓는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교육 평등을 넘어서 AI 교육에서 어떻게 윤리성을 담보할 것인가하는 문제와 연관됩니다. ‘편향’이란 AI 교육이 평등이 아닌 오히려 불평등한 내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는 인간이 만든 지능이므로, 챗봇 역시 개발자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편중된 시야의 교육이 나올 수 있습니다. AI교육이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4. AI가 가르칠 수 없는 것 지역 간 교육격차는 단순히 일타강사를 못 만난다거나 질 좋은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데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지역 발전 불균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례로 근처의 종합운동장에 가려고 해도, 종합운동장 자체가 없는 지역도 있습니다. 미술관이나 연주회도 디지털로 체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단지 지식 뿐 아니라 인성과 또래 집단 간의 우정, 인간에 대한 배려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것은 AI가 가르칠 수 없는 것이고, 인간과 인간이 같이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5. AI 교육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은 무엇일까요? AI 교육이 많은 장점과 우려할만한 점이 있더라도, 세상은 이미 AI 세계에 흡수되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AI교육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전에 기술력이 윤리적 평가를 앞서 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AI교육이 미래 세대 혹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십니까. 현재 바둑에서는 AI 치팅 문제를 비롯해 이제는 프로 바둑기사들이 AI 방식을 따라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AI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보다 인간을 보다 더 기계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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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노동이라 부르지 못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학교부터 적용하기 시작해 2025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적용합니다. 2022년 12월 확정 발표가 있기까지, 그리고 발표 후에도 성평등, 성소수자 등의 용어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변경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동교육을 둘러싼 상황도 유사합니다. 이번 교육과정 개편 중 노동교육 관련 내용을 알기 위해선 2021년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시안’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총론 시안은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주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안에서 제시한 과제의 꼭지 중에는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과정 혁신’이 있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 방향 제시의 개선안으로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총론 교육 목표 최초로 ‘노동’을 직접 언급하여 노동교육이 우리 사회의 교육적 목표가 되었음을 시사하였습니다. 2021년 1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76회 총회에서 ‘노동교육 관련 요소, 2022 개정 교육과정 반영 요구’를 의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9개월 후, 2022년 8월 발표한 총론 시안에는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의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에 167개 노동·시민단체가 연합한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노동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교육과정에 다시 명시하기를 촉구했습니다. 10월에 열린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 공청회에서는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조위원장이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노동을 삭제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라고 발언하자 한 남성이 최위원장을 밀치고 마이크를 뺏으려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했습니다.  2022년 11월에는 시안 단계를 지나 개정안이 행정예고 되었습니다. 행정 예고된 <초·중등학교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에서는 ‘노동자’를 ‘근로자’로 변경하였습니다.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은 ‘근로자’는 헌법과 법률상의 용어로 존중되어야 하지만, ‘노동자’라는 용어 또한 보편적으로 사용해온 점을 고려하여, 어떤 용어를 사용할지에 대해 연구진 등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 12월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2021년 주요 안과 비교하였을 때 ‘노동의 가치’가 ‘일의 가치’로, ‘노동자’는 ‘근로자’로 바뀌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교육과정 최초로 반영된 ‘노동’이라는 용어를 일 또는 근로로 대체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비단 노동뿐만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퇴보되었다고 평가받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2024년에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되기 전까지, 우리 사회는 어떤 논의를 이어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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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살리는 학생의 힘-고객센터도 없는 지방대가 지방을 죽인다]
대학 동기들에 의하면, 서라벌대학교가 경주대학교와 통합한다는 안건으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항간에 떠도는 정보를 종합하면, 서라벌대학교 내부에서는 경주대학교와 통합하여 열악한 재정 상황과 학생정원 미달을 해결하고자 하는 통합파와 자신들의 이권과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는 반대파가 있는 모양이다.지금 총장은 아무래도 통합파라는 듯하다.학교 정문에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올라가자마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달렸다고 한다.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위덕대학교는 현재 입학지원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캠퍼스내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울 정도다.명지대학교는 폐교 위기에 처했다.2009년 명지대를 운영하는 명지학원은 본래 명지초,명지고,명지외고,명지전문대등을 운영하는 큰 재단이었다.하지만 10년 전 즈음에 이사장의 비리로 빚더미에 앉는 수모를 겪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17년 뒤인 2040년에는 전국의 대학 가운데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학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2040년 지방 사립대학은 대부분 입학 지원자가 없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또,통계청이 2016년 4월 발표한 ‘2015~2045년 장래인구 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892만 명인 학령인구는 2045년 612만 명으로 280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교육부는 이 같은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지난 2021년까지 대학 정원 5만 명을 줄이는 '2차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 계획을 추진했다.대학구조개혁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대학구조조정 정책이다.이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매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3년을 한 주기로 기간을 나눠 평가한다.박근혜 정부 이후 교육부의 대대적인 대학구조조정의 압박감 속에서 지방사립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과 통폐합 등의 응급처치를 해왔다.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2022년에 주관한 토론회에서, 배영호 교수는 지방 사립대 위기가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한다고 이야기했다.지역에 위치한 사립대가 위기에 처하면 자연스레 지역역시 퇴보한다.그것을 반증해주는 사례가 경상북도에 위치한 경산이다.경산은 대구대학교,경일대학교등 대학이 많은 도시다.최근 경산에 위치한 대학교들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경산의 도심지 역시 활기를 띄고 있다.이는 지방사립대가 살면, 지방이 산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반면에 대학들이 퇴보하는 경북 포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대학 입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2021년을 기준으로 신입생 모집 미달사태가 속출했는데, 그중 90%가 지방대학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지방대학이 고사하면,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학을 넘어서 지방경제가 위험에 빠지고 지방소멸이 가속될 수 있다.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의 대학의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고 토론하며, 대안도 모색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감시하거나 학교 경영에 참여하는 등, 학생 자치를 실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한 예로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를 들 수 있겠다.2021년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는 수업중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교수를 파면시키기 위해 교내외 운동을 벌였다.그 결과 해당교수는 징계를 받았다.학생은 누구보다 학교와 가까운 사람이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힘이 있다. 학생들의 민주주의는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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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에 따른 전공 선택? 불평등으로 이어진다고?
여러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이하 마블)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말 좋아하는데요? 극 중에서 정말 똑똑하고,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수 많은 캐릭터가 나오죠! 여러분은 어떤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최고 경영자, ‘토니 스타크’를 먼저 떠올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MIT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군수회사를 인수 받고, 이후 로봇 슈트를 만들어서 세상을 구하는 멋진 캐릭터이지요.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헐크의 본 인격, ‘브루스 배너’가 떠오르네요. 여러 개의 박사 학위를 따고, 감마선에 능통한 똑똑한 공학 박사님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이지요. 또한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도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우리의 친절한 이웃은 영화에서 화학, 물리 등 다양한 과학 분야 및 수학에 능통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물론 세상을 구하는 멋진 히어로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저는 이들이 모두 ‘남성’임에 주목해보았습니다. 왜 기계를 다루고, 물리를 공부하며, 화학과 엔지니어링에 능숙한 캐릭터는 대부분 남성으로 그려지는 것일까요? 이는 단순히, 구조화 되어있는 사회의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는 것일까요?   마블 팬의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번 인터뷰는, 교육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 ‘하영’과 함께 해보았습니다!     효경: 하영 님 안녕하세요!   하영: 안녕하세요, 하영입니다!   효경: 제가 마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영화를 볼 때마다 ‘왜 공대나 자연대 등 이과 계열을 전공한 캐릭터들이 대부분 남자로 나오지?’ 이런 궁금증이 늘 들었거든요. 사회에 만연한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는 걸까요?   하영: 저는 마블을 잘 안 보지만 대충 몇 캐릭터들이 그려지네요. (웃음) 저는 이런 현상들을 ‘성별 전공 분리’랑 맞물려서 보고 있어요.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육 현실을 보면, 남녀 격차가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 진학률이나, 성적이나 이런 면이 사실 과거에 비해서는 성별에 따라 엄청 구분되진 않거든요. 기회가 비슷하게 주어지는 편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전공에 따라서 성별이 나뉘나,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요.   효경: 전문적인 말로 정리해주시니까 훨씬 좋네요. (웃음) 사실 멀리 나가서 생각하지 않아도,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 문과랑 이과를 나누면 이과에 남학생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하영: 맞아요. 문이과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이과 자체를 여성들이 덜 가는데, 사실 이과 계열 중에서도 성비가 비슷비슷한 학과들이 있긴 해요. 그런데 아까 효경 님이 이야기 해주셨던 것처럼 특히 공학 분야에서 격차가 진짜 심하거든요.   효경: 제 주변에서도 공대에 다니는 여자 친구들을 많이 못 본 것 같긴 해요.   하영: 저도 많이 못 봤어요. 그런데 사실, 공대라고 하면 조금 막연한 생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돈을 잘 번다, 취업이 잘 된다’라고 이야기가 나오곤 하잖아요. ‘이렇게 돈도 잘 벌고, 취업도 잘 된다는데 왜 여성들은 공대에 진학하지 않지?’. 이 부분이 계속 의문으로 남는 거죠. 일반적으로, 어떻게 보면 취업이라던지, 경제적인 보상이 공학이 좋다, 라는 게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선택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효경: 오… 흥미로운 포인트인데요? 그렇다면 하영 님은 왜 여성들이 이과 계열 중에서도 공학 계열 선택이 조금 낮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영: 공학이라는 이미지가, 효경 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미디어에서도 그렇고 우리의 고정관념도 그렇고. 조금은 ‘남성의 분야’라는 이미지가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무시하기 어렵잖아요. 인식의 측면은 이럴 것 같고, 이제 현실적인 측면을 보았을 때 이미 남성들이 지배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여성의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고요. 또 여기에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많이 작용도 했을 거고요. 여성으로서 어떤 전공이 취업에 유리한지 등,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것 같아요.   효경: 정말 복잡하고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이런 성별에 따른 전공 분리가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예를 들어서 임금 격차라던가…   하영: 네 맞아요,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를 설명할 때에 전공 분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 또한 꽤 큰 포인트라고 이야기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공학 계열을 가야 한다, 이런 이야기는 아니구요. (웃음) 불평등의 요인 중 하나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이야기 드리고 싶었어요. 이런 격차가 사실 고등학교, 대학교 이럴 때에만 격차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또다른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하거든요. 전공 분야의 성별 분리 같은 경우는 워낙 이후의 삶과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큰 생각 없이 보았던, 토니 스타크, 브루스 배너, 피터 파커와 같은 캐릭터들이 현실 속의 ‘성별에 따른 전공 분리’를 담아내고 있었다니! 성별 전공 분리가 생각보다 우리 삶의 깊숙이 들어와있다는 것이 느껴지셨나요? 또한 단순히 성별에 따라서 전공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이로부터 사회의 불평등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성별 전공 분리의 사례들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런 현상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차별일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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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5.18 민주화 운동 삭제,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닌 교육입니다.
교육과정 5.18 민주화 운동 삭제, 윤석열 정부의 의도일까요? 혹은 교육과정 대강화의 결과일까요? 얼마 전,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삭제'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기사에서는 개정 2022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기존 2018 교육과정에 있었던 "4.19 혁명"과 "6월 민주 항쟁" 사이에 존재하던 "5.18 민주화 운동"이란 단어가 사라져 있다고 말하고 있었죠.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제외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제목도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삭제'이고 이 기사를 시작으로 여러 뉴스에서 계속 보도되면서 여당과 야당의 다툼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정부에서는 교과서에 기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교과과정 ‘5.18 삭제’ 논란, 與 “文 정부가 생략”-野 “尹 정부 민주주의 훼손” 교육과정에서 사라질 뻔한 ‘5.18’ 논란...“교과서에 기술하겠다” 약속 [팩트체크] 5·18은 교육과정에서 삭제됐을까, 애초에 없었을까 [이슈대담] ‘교육과정 5·18 삭제’ 5월 단체 입장은? 그러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이 아니라는 ‘교육과정 대강화'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두 입장으로 나누어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삭제했다. 처음 기사가 나왔던 오마이뉴스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2018년 교육과정을 가져와보았는데요. 노란색 밑줄을 보면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어떨까요?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단어가 빠져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19 혁명와 6월 민주항쟁이라는 단어는 그대로 있지만 5.18 민주화 운동만 빠져있기에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에서도 비판을 하기 시작했죠. 강기정 광주시장은 “5·18 삭제는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다. 삭제 책임자는 국민께 사과하고 관련 조항은 원상회복돼야 한다”며 “5·18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150만 광주시민의 뜻임을 분명히 한다”고 하며 비판을 했습니다(출처 : 시사포커스). 교육과정 대강화에 의한 작업일 뿐이다. 그러나 이를 ‘교육과정 대강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교육과정 대강화란 국가 수준에서는 공통적, 대강적 기준만 제시하고 나머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개별 교사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정하여 운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구체적인 사항을 하나하나 적기보다는 큰 틀에서만 적는 것이지요.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교육의 자율성을 위한 교육과정 대강화였고, 그렇기에 교육과정 대강화를 위해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단어를 하나하나 넣기보다는 ‘4.19 혁명에서 6월 민주 항쟁에 이르는’으로 적어 그 기간 내에서의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4.19 혁명이 시작점이고, 6월 민주 항쟁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두 사건은 적을 수밖에 없고, 그 사이에 있는 사건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죠. 정치가 아닌, 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도 석연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에서 비판을 하자 “문재인 정부 때 내린 결정”이라고 하며 이전 정부의 탓을 했습니다(출처 : 파이낸셜 뉴스). 그리고 다시 5.18 민주화 운동을 교과서에 집어넣겠다고 발표합니다. 교육과정을 왜 이렇게 만들었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모르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과정 대강화는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만 제공하고, 기존에 있는 학습요소를 제외해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즉, 성취기준에서 ‘국내의 민주화 과정’에 관한 이야기만 넣고,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하나하나의 학습요소는 제외하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교육계에서는 이전부터 학습요소를 삭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습요소는 교육과정에 남아있고, 심지어 이렇게 누군가가 비판을 하자 학습요소에 단어를 추가하면서 본래의 목적인 교육과정 대강화가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5.18 민주화 운동은 교육과정에서 제외되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공방으로 인해 교육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영논리가 아니라 교육 그 자체를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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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최근 학제개편(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의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학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는 원래 독일에서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만들어졌다고 해요. 가내수공업 중심의 상업 활동에서 공장이 생기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도시에 많은 인력이 필요해졌고, 공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교를 만들었죠. 실제로 독일에서 1819년 현대 의무교육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고 해요. 1.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2. 고분고분한 광산 노동자3. 정부 지침에 순종하는 공무원4. 기업이 요구하는 대로 일하는 사무원5. 중요한 문제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는 과거의 기원일 뿐이라 생각해요. 최근에는 학교의 역할이 바뀌었죠. 다양한 교육 방식이 나타나고 있고, 공교육을 통해서 교육의 평등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닦기도 했어요. 교육뿐만 아니라 보육과 돌봄과 같은 영역까지 점점 확장되고 있구요. 학교라는 곳에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때로는 헷갈리기도 합니다. 학교는 어떤 공간이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하면 좋을지. 혹시 여러분들은 학교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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