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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개수를 나라에서 제한해야 될까요?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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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캠페인즈팀입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음식점 총량제' 발언으로 정치권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에서도 갑론을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10월 27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 참석하여 한국외식업계가 포화상태를 넘어서 과도하게 비대해지는 현상을 두고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이나 자살은 자유가 아니”라면서 “정부의 선량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음식점 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음식업계의 창업・폐업이 매우 잦고, 자영업자의 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발언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임에 비유하여 “자유와 방임은 구분해야 한다”면서 “자유의 이름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방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자율권 침해, “경제학의 근본을 무시하는 정책(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반론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만약 음식점 총량제를 시행할 경우 수많은 비임금근로자들이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해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이코노미스트 2021.11.4).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도 이러한 맥락으로 “일정 사업권을 보장해 주면 그분들(기존 상인들)은 좋다. 하지만(...)새로 시작하려는 청년 창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때 엄청난 권리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국면을 맞아 외식업계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더욱 심화된 지금, 민생의 문제로서 화두가 된 음식점 총량제, 어떠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을까요? 

 

음식점 총량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경북대 명예교수 이정우 “총량제는 최선은 아니지만 한국 자영업의 역사적・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하나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숙명여대 명예교수 신세돈 “이런 자영업(범용 서비스 업종)은 일반적으로 진입장벽을 두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전 동양대 교수 진중권 “결국 고용시장의 문제다.”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조성훈 “정 안 되겠다면 프랜차이즈(가맹점) 총량제라도 고민하는 게 맞다.”
위너셰프 대표, 푸드칼럼니스트 유지상 “창업을 꿈꾸는 당사자들이 실제 장사에 뛰어들기에 앞서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음식점 총량제는 위기의 응급처방이 될 수 있어요.

경북대 명예교수 이정우는 한국의 자영업이 과잉인 이유로 ‘사회서비스 분야의 빈약’을 꼽습니다. 이는 역대 정부당국이 복지정책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요. 사회서비스분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이유로 그곳에 일자리가 없어 살 길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본인 책임이 아니"며, “역대 정부당국의 보수적 경제철학 때문"이기에 “그들을 도울 방법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자유방임은 곧 무책임이므로 총량제든 무엇이든 집합적 해결책을 모색함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총량제는 음식점 뿐만 아니라 자영업 전반에서 고려할 만한 응급처방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영남일보 2021.11.2). 


?‍♀️음식점 총량제는 위헌일 뿐만 아니라 효과가 없어요. 

반면 숙명여대 명예교수 신세돈은 헌법상의 내용(헌법 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행복추구권리)을 언급하면서 “국민이 각인의 기회와 능력을 좇아 행복을 추구하고 직업을 선택하며 자신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음식점 총량제는 지극히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습니다. 더불어 구체적으로 들고 있는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음식점 총량제가 도입될 경우 기존 음식점들의 영업환경 추락 가능성, 신규진입자의 기회 박탈 문제, 음식점 창업은 전문적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 범용서비스라는 점, 국민의 선택권 보장’이 그것들입니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법률서비스나 의료서비스 처럼 “매우 복잡하고 특정하며 오랜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만 습득되는 전문서비스"와는 다르고 “기본적으로 수요자의 취향에 맞추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런 자영업은 진입장벽을 두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습니다(아주경제 2021.11.8)


?‍♀️음식점 총량제보다는 고용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전 동양대 교수 진중권은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 즉 고용문제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한국은 OECD국가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굉장히 높다. 노동시장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한국은 구조조정 또는 경영 효율화를 말하며 노동력을 평가 안 해주는 문화가 있다"면서 구조적인 원인을 먼저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 불안정한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냥 수(數)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라며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습니다. 더 나아가 “총량을 국가가 규제할 수는 없는 거다. 시장에 맡기면 알아서 도태되고 그걸 통해서 음식의 질이 높아진다"면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국가는 없다"는 주장을 구체화합니다(조선일보 2021.10.29)


?‍♀️다른 방안을 찾아보아야 해요

머니투데이의 정보미디어과학부장인 조정훈은 “프랜차이즈 총량제"를 고민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가 전체 외식 자영업의 총량을 부풀리고 과당경쟁을 부추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주장을 배경에 두고 있는 것인데요. 프랜차이즈를 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배후시설로 내세우면서 시작된 과잉현상은 “부실 프랜차이즈의 난립"현상을 불러왔고, 이로부터 비롯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자영업자 몫이었다"고 지적합니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나름의 개성있던 음식점들이 자본력을 갖춘 프랜차이즈에 밀려났”고 그 사이에 폭등한 점포 임대료는 서민 자영업자들의 진입과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과잉의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머니투데이 2021.11.4). 

외식창업을 인큐베이팅해주는 위너셰프의 대표이자 푸드칼럼니스트인 유지상은 “단순히 음식점 수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꿈꾸는 당사자들이 실제 장사에 뛰어들기에 앞서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장 유입을 강제로 막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는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중간에 거름망을 설치해주"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 고민하고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인데요. 특히 이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고려해 봄직합니다. 유대표는 이를 위해서 창업 전 시범운영을 해보는 경험 제공, 기존 음식점들에게는 더 철저한 교육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투데이신문 2021.11.8). 


✏️음식점 총량제,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음식점을 비롯한 자영업 문제는 어느새 민생의 문제가 됐습니다. 접근이 용이해 창업률이 높지만 자영업 시장의 과잉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폐업률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죠. 현재 외식업계의 상태가 방임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와, 그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고충을 겪고 있는 지금, 이에 대한 대책은 시급합니다. 

하지만 음식점 총량제는 결국 시민의 자유와 선택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막상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예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음식점 총량제와 같은 규제가 아니라 “골목상권의 활성화와 자영업자 사회안전망 강화"(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이라고 반박합니다. 

음식점 총량제는 노동시장문제뿐만 아니라 시장의 개입과 정부의 개입, 선택과 자유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인 만큼 시민주의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음식점 총량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복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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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개수를 나라에서 제한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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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시 비회원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전세계 최고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임노동을 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생존의 차원에서 선택되는경우도 많습니다. 음식점의 총량을 제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노동자든 자영업자든 시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야 합니다. 음식적 총량 제한 안에 프랜차이즈가 가득 자영업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더욱 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임노동의 조건의 문제와 실업의 해결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 또한 그 일환입니다.

다이 비회원

@다이

글을 읽으며 제가 생각하게 된 것과 거의 동일합니다. 음식점 자체의 개수를 제한하면 결국에 서민들만 더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의 독점과 프랜차이즈의 공격적 확장은 그대로 두고 음식점 총량을 제한하면 한국에는 저마다의 매력이 있는 가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되겠지요. 덧붙여서, 자영업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게 과연 음식점이 많아서인걸까요? 임대료 문제나 고용불안정, 월급으로는 주거문제 등 의식주를 해결하기 힘든 현실이 문제 아닌가요? 음식점 개수를 제한할 게 아니라 사회의 다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죠.

다이 비회원

무분별하게 생기는 프랜차이즈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임밸류가 있고, 자본이 있으니 적어도 망하진 않겠다는 생각으로 너도나도 개업한 치킨집이 온 동네에 널려있습니다. 누군가 고심 끝에 메뉴를 만들어 개업하는 것과 프랜차이즈가 동네를 점령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점 자체의 개수를 제한하는 것보다, 프랜차이즈의 과도한 확장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이 먼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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