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부턴가 인스타그램이 참 불편해졌어요. 무엇이든 소비하라고 부추기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졌거든요. 릴스 한 바퀴 돌고오면 장바구니에 물건 하나가 들려있는 웹쇼핑하게 하는 시스템이 너무 피로했거든요.

뭐든 소비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보이라고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자연에서 누리는 뭐든 다 자본주의가 틈입하여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고 계급을 나누는 것에서 분노보단 의지와 노력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데에서 우리 사회의 아픔을 느끼곤 합니다.

생존하기 위해 소비를 하거나 소비를 부추겨야 한다는 사실이 숨이 막힙니다. 이미 충분히 유유자적하게 살 수 있는 부가 세상엔 쌓여있는데도 우리는 모두 허덕이며 살아요. 세상이 바뀌어야 할 때인 게 확실한데 기사를 읽어봐도 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는 모르겠고 답답합니다.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치우기 위해 지구를 땔감으로 삼는 체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커먼즈는 우리 자신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멈추고 그와 다른 삶의 방식을 구성하는 운동이다."

최근에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데, "점점 발전하는 AI때문에 내가 언제든 대체될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끊임없이 "대체되지 않기위해" 자기자신을 가꾸고 경쟁하고.. 뭔가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은 기계나 상품이 아닌데 왜 우린 우리자체로 존재하지 못할까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돈을 쓰지 않으면 물도, 잠시 쉬어갈 공간도 쉽게 취할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지 않았던 세상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세상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시민들이 많은 대안적 실험과 관계와 장을 만들어가던 은평구 혁신파크를 밀고 쇼핑몰을 만든다는 게 상징적으로까지 느껴져서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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