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AI, 나쁜 녀석일까?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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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프리랜서

[인터뷰] 개발자 겸 유튜버 조코딩의 진단 "1차 산업혁명처럼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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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시리즈는 기존 인터뷰들과 색다른 접근(인물, 이슈 등)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김민준(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과 김재경(연구활동가(Activist Researcher))가 함께 약 2주에 한 번 오마이뉴스캠페인즈얼룩소브런치에 연재합니다.

2022년 11월, 챗지피티(ChatGPT)가 출시되고 인공지능(AI)이라는 키워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AI는 글쓰기부터 코딩, 번역 이미지 및 동영상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보조 혹은 그 이상을 수행해내며 우리의 삶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뉴스에선 주로 어떤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혹은 엔비디아(NVDIA) 같은 반도체 기업의 동향에 대해 주목할 뿐 정작 보통 시민들이 궁금해할, AI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편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인터뷰 AI 시리즈’는 이런 내용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AI를 직접 서비스하는 개발자이자, 재밌고 유익한 AI 컨텐츠들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유튜버 조동근(이하 조코딩)님을 만나봤습니다. 3월 27일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진행된 조코딩님과 인터뷰는 흥미롭고 유익했는데요. 본인이 AI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인, 음악가 등의 전문가와 AI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AI 컨텐츠와 정보를 유튜브로 내보내며 대중과 소통하는 조코딩님은 AI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쭤보기에 가장 적합한 분 중 한 명입니다..

인간의 분야를 하나씩 정복해 나갈 AI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쉬운 코딩 채널 유튜브 조코딩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코딩(실명 조동근)입니다."  

- 최근 AI와 관련하여 다양한 흥미로운 컨텐츠를 진행하셨죠. 그루비룸이라는 프로듀서와 같이 노래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가수 폴킴과 함께 AI와 가수 중에 진짜 가수를 찾는 'AI클론싱어'도 진행했어요. 이런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유튜버 조코딩이 가수 10CM 권정열과 함께 진행했던 컨텐츠 'AI 클론싱어'썸네일. ⓒ 조코딩

"저는 생성형 AI가 인기를 끌기 전부터 개발과 관련된 컨텐츠를 만들어왔는데요. 마침 유튜브가 주최한,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는 아티스트 커넥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10CM의 권정열님과 함께 컨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떤 걸 같이 할 지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말씀해 주신 '클론싱어'였죠. 이외에도 'AI 공작소'를 통해 지금까지 사용중인 저희 유튜브 채널 엔딩곡을 권정열님과 함께 AI로 만드는 등 다양한 생성형 AI 컨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 앞선 질문에서는 '음악'과 관련된 AI를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루셨고, 직접 서비스하시는 '조카소 AI'에서는 조만간 사진을 올리면 댄스 영상을 만드는 '댄스 AI'도 출시 예정이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봤을 때, 현재 생성형 AI의 성능은 분야별로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분야마다 AI의 발전 정도가 다르지만, 앞으로 한 분야씩 인간 전문가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게 될 겁니다. 이미지 인식의 경우, AI가 인간의 성능을 뛰어넘었고, 이미지 생성 AI의 경우엔 점점 인간의 창작물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AI를 활용하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일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든 AI 서비스인 '조카소'에서 활용하는 AI도 무료 오픈 소스로 제공된 AI를 활용해 기존보다 쉽게 제작했습니다."

- 앞서 살펴본 생성형 AI의 발전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단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생성형 AI의 성능이 좋아진 만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개발자를 준비하던 분들의 경우, 이미 AI가 개발자를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서 소개했듯이 이미지 생성AI의 성능은 매우 뛰어난데요. 제 채널에서 하상욱 시인과 ChatGPT가 대결했던 적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어떤 시가 하상욱 시인이 작성한 건지 헷갈려 하셨을 정도로 생성형 AI가 시 역시 잘 작성하고 있습니다. ChatGPT-4의 시대에 이미 여러 분야에서 AI의 성능이 뛰어난데, 곧 나올 ChatGPT-5 혹은 그 이후 버전이 나온다면 생성형 AI가 더 많은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에게 유용함과 걱정을 함께 안길 것 같습니다."

- 과거에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 중, 예술가는 AI로부터 안전할 거라고 하는 등 AI가 위협할 일자리들에 대한 예측이 많이 틀렸음을 쉽게 알 수 있죠. 겨우 5년, 10년 전인데 AI와 관련된 예측들이 왜 크게 빗나갔을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학자이자 공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말한 '수확 가속의 법칙'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학 기술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문가조차도 예측하기 어렵게 된 거죠. 그럼에도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나 NVDIA의 CEO인 젠슨 황과 같이 AI 업계 최선두를 달리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다른 전문가들의 예측보단 맞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생성형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할까요? 위협한다면, 얼마나 위협할까요?

"당연히 위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AI의 발전은 산업혁명처럼 혁신적이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서 'AI혁명'이라고 불릴 정도죠. 최근 증권사리포트를 보면 프리랜서 작가 수입이 이미 낮아졌어요.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하나 정복해 나가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수입이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예로 들면 독창적 예술성을 가진 소수를 제외하면 일러스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술 발전은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곤 했습니다. 어떤 일자리들이 생겨날까요?

"생성형 AI가 더 좋은 답변을 내도록 연구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물론이고, 여러 산업 분야와 업무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기존 직무를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은 여러 AI를 잘 다룰 경우 1인 기업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 10년 이하)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마케팅이나 디자인 등을 생성형 AI로 개인이 혼자 다 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한, 한 사람이 여러 직무를 잘 하게 됨에 따라 직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 블러'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AI 발전으로 나타나는 문제, 적절히 해결해나가면 결국 인류 발전에 도움 될 것"

의료 분야와 관련된 AI들은 최근 인간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 조코딩

- 현재 생성형 AI가 가장 크게 활약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 쪽이라고 들었어요. 생성형 AI가 어떤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ChatGPT와 같은 LLM(대형언어모델)의 경우, 모든 분야와 관련된 인터넷 텍스트 데이터를 전부 넣어서 범용적으로 만든 거다 보니 특정 분야에 대한 성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AI는 전문분야 데이터를 더 많이 넣거나 맞춤형 알고리즘을 따로 활용해 AI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성능이 상대적으로 더 좋습니다.

의료 분야의 경우, 구글이 개발한 의료 챗봇 에이미(AMIE)가 의사보다 뛰어난 진료 수행 능력을 보인다거나, 엔비디아가 헬스케어 기업 히포크라테스AI와 협업하여 만든 의료 로봇이 인간 간호사보다 성능이 뛰어났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훌륭한 성능과 효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할 일자리, 가짜 뉴스, 환경 문제 등을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

"일자리 문제의 경우,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1차 산업혁명 시기 자동차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도록 자동차가 마차 뒤에서만 달리도록 규정한 '레드 플래그 액트'법처럼 AI 발전에 따른 문제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중장기적으로 AI가 인간 일자리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짜뉴스 문제나 환경 문제의 경우, 오히려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딥페이크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AI가 생성한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신스ID(SynthID)'라는 기술을 포함해 테크 기업들의 기술적 노력 등이 필요합니다. 환경 문제의 경우, 생성형 AI가 더 발전해서 AGI단계에 이르게 되면, 혁신적인 과학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공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를 포함하여, AI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AI혁명 시기가 1차 산업혁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증기 기관의 발명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산업이 발전하여 인류가 혜택을 보고 있죠. AI발전 역시 여러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지만, 잘 발전하면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발전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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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재밌네요. 다 읽고나서 조코딩님 채널에 권정열 씨가 나온 영상도 봤는데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해왔고, 인간과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로 느껴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은 순간들도 있지만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게 과제가 아닌가 싶네요.

AI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를 맞이하면 기본소득 도입을 더더욱 논의하고 고려해야한다는 데에 공감합니다.

인간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할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