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장애를 넘어,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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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태계의 변화를 꿈꾸는 교육활동가

사진: Pixabay의 Ofoto Ray

웹툰작가 주호민 사건으로 빚어진 통합교육 논쟁

올해 뜨거운 여름, 7월 주호민 웹툰작가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과 이 사건에 이어 주호민 작가가 아들의 담당 교사인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논란 중에서도 자폐 아동을 일반학교에서 분리해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기에 ‘통합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이란 장애를 가진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한 반에서 함께 공부하도록 하는 교육체제를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자폐 아동이 돌발행동을 했다고 해서 특수학교로 격리하자고 주장하는 건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교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특수교육법이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또한 비장애인 학생도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 인권 감수성을 배워 장애인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함께 살아갈 방법을 알게 되기에 선진국에서는 모두 통합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에서 장애학생이 다른 학생을 상대로 도전행동(장애학생 본인 및 주변 사람의 심리, 신체, 건강에 현저한 위험을 주거나 학교생활을 현저하게 방해하는 행동)에 대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교실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이에 대한 특수교사의 교권과 다른 비장애학생의 학습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의 실태는?

이러한 통합교육의 문제가 대두됨으로 인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8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8개 학부모·교원·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사회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대부분 장애가 있는 학생 개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특수교사 개인에게 시스템 부재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하게 교육현장의 지원시스템의 문제다. 부족한 예산을 당장 편성해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통합교육에 필요한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8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발달장애 통합교육 현장갈등 중재에 관한 현장증언과 개선방안’ 긴급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발달장애 통합교육의 정착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사안을 논의 하는 자리였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푸른솔중학교 이수현 교사는 "발달장애인 등 특수교육대상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수용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수많은 장애학생이 이에 따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통합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로 부족한 특수교사 인력을 꼽았습니다. 통합학급에서 의미있는 수업과 학생 참여가 이뤄지려면 특수교육대상자의 수준·특성에 맞는 교사인력을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데 현재 특수교사의 수 자체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특수교육대상자의 활동지원사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합니다. "부족한 활동지원사를 사회복무요원이나 자원봉사 인력으로 채우고 있으나 전문성·책임감이 없는 임시인력은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며 제대로 훈련된 지원인력을 모든 학급에 적어도 1명씩 의무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가 있는 통합반의 교사가 기초학력보조교사·특수교사와 협력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열악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특수교사 2,957명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한 제도와 정책 제안’ 설문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특수교사들은 도전행동, 교육활동 침해로 폭행을 당하고도 별다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88.8%는 도전행동으로 부상을 입었고, 부상을 입은 응답자의 96.5%가 치료비를 지원받지 못했으며, 75.6%는 도전행동을 중재하기 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통합교육이 실시 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전반에 걸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학생 4명당 담당교사 1명이 배치돼야 하는데,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80% 이상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예산과 인력의 투입 없이 통합교육의 책임을 특수교사의 개인 역량에만 맡기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통합교육의 모습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통합교육이 아직 우리 교육계에서는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선진국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이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진국들의 통합교육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됩니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합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듭니다. 이에 대한 교육비용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2016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 학급에서 장애 학생들이 별도의 특수교육을 받는 방식인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과 교실 안에서 모든 학생이 개인 수준에 맞는 개별화 교육을 받는 방식인 ‘인클루젼’(Inclusion) 등 두 가지 모델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델 중 조기의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장애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프랑스는 장애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장애 학생이 일반 학교에 등록한 경우 학생들을 위한 개별 맞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장애인 학교생활 도우미가 교사를 도와 필기와 식사 등을 돕기도 합니다. 

독일의 통합교육은 단순히 비장애 학생과 같은 공간에 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실 내 모든 학생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모든 학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준별 학습과 맞춤형 교육 등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학급 내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모든 학생들이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참고: 장애학생 95%가 일반교 다니는 미국… 1대1 맞춤지원 캐나다 

          [차별 없는 그날까지] 장애아동 통합교육, 해외 사례에서 답을 찾자)

출처: 넷플릭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실을 꿈꾸며

인간의 차이는 저마다의 강점이 있고, 가치가 있기에 무능력이나 결핍이 아닌 개인의 고유한 다양성으로 인간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장애가 장애가 아닌 강점으로 존중받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우리의 교육현장에도 접목되어서 장애 학생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성장시켜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장애인의 문제가 다만 가족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사회가 아닌 우리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깨닫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우리의 교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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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수화를 사용할 수 있는 마을에서는 청각장애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애에 대한 장애 감수성이 높아지고 틀린게 아니라 다른것일 뿐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긴다면 장애인들이뿐만 아니라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겠지요. 통합교육이 시작된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인력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의 대부분은 인력충원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는 것이 더욱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약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언제든 장애를 얻을 수 있는 관점에서 도전 행동을 할까봐 분리 교육을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대 학생의 비율 등 함께하는데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면 같이 해결 해 나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회와 교육 현장이 되길 바랍니다.

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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