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서 투표’ 세 번 만에 성공한 박경석 대표···“경찰·선관위는 장애인 투표 막지 마라”
경향신문
·
2024.04.10
기사 보기
이슈
관련뉴스
최신뉴스
최신코멘트
“제가 잡념이 많은데 물류센터에서 일할 때는 그런 게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정확한 위치, 물건, 바코드. 거기에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이 잘 안 나더라고요. 저는 질서정연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저 자체가 정리된 걸 안 좋아하고 어지러운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렇거든요. 근데 물류센터가 그래요. 어수선하고, 난잡하고, 뒤엉켜 있는데 그런 게 좋은 거 같아요. 엄청 큰 물류센터에서 잘 안 나가는 물건을 외딴 섬 같은 곳에 가서 발견하는 재미. 사람들이 이런 것도 사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에서 가져 온 기고문입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투쟁하고 부당함에 목소리 내는 이에게 위로가 되었어요.
어수선한 노동환경에서 나고자란 곳이 다르고, 사연도 다른 이들이 모여 일터를 이룹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개개인의 노동권리는 지켜지지 못하죠. 같은 곳에서 일하며 소속과 유대감을 이루어 같은 목표를 향해 헌신하는 이들의 노고가 존중받고 지켜지길 바랄 뿐입니다.
2024.05.01
[특별기고1. 쿠팡물류센터] 노동자가 세상을 지키는 법: 물류센터 노동자, 최효의 노동조합과 운동
싸람: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코멘트
2“휠체어를 탈지 말지는 나의 선택인데 신체 구조상 기어서 가는 것을 두고 비장애인을 방해하는 소란 행위라고 보는 차별적 시선이 가장 힘들다”
맞는 말씀입니다. '정상적'인 보행을 벗어난 몸짓을 '소란'으로 규정하는 선관위의 수준이 이 나라 국민 다수의 수준과 다르지도 않아서 더욱 참담합니다. 매번 국가로부터 배제당하고 내쳐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우시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님의 투지와 정의로운 마음을 존경합니다. 그 투지와 마음이 소모되어 사라지지 않고 결실을 맺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고 빕니다.
“장애인의 투표는 소란행위도 아니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일도 아닙니다. 장애인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투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말에 담긴 설움을 떠올려봅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았습니다. 야당의 압승으로 끝날테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현 정권 심판’ 에 초점을 맞춘 탓인지 정작 장애인,여성 등 큰 담론에서 상대적으로 쉬쉬해온 주제들이 공약이나 정당에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아울러 양당제는 더욱 강화될 것 같은데, 소수 정당도 국회에서 목소리내어 정책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단 바람이 그저 바람으로 그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