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그 누구보다도 과학기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지팡이와 휠체어부터 인공와우와 신경보철까지 장애인은 몸 안과 밖에서 불화하는 기술을 달래며 살아간다. 만약 4차산업혁명이 장애인에게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은 새로운 기술이 장애를 해결하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영향받지 않기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 기술을 선택하든 안 하든, 기술은 우리가 장애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꾼다. 마치 직접 구매하지 않아도 쓸 수밖에 없는 키오스크처럼 말이다. 과학자와 공학자의 말처럼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이 반드시 온다”면, 그 세상을 상상하는 일에 당연히 장애인도 참여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에는 과학기술 ‘장판’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간의 명령에 의해 AI가 그림을 단 몇 분 만에 만들어 내고, 10시간 이상 소요되었던 판례분석이 5분 안에 끝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임상시험에 돌입했고 지난 1월 28일에 첫 환자가 뉴럴링크로부터 칩을 이식받아 회복 중이라고 밝혔죠. 일론 머스크의 실험은 과연 전신마비 상태에 있는 장애인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는 문명의 병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론 예상치 못한 재앙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AI가 장애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면, ‘표준화’된 언어를 구사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말을 AI가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로봇팔이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장애계에서는 새롭게 벌어질 수 있는 인권침해와 차별의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의해 당사자가 장애 차별을 경험했을 때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 될 수 있으나 제도 구축에 대한 연구와 문제의식에 대한 공유가 부족한 실정이지요.

지금까지 장애인의 교육과 노동의 기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운동들을 펼쳐왔다면 이제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대비한 논의는 물론 기술 발전 속에서 장애인의 인권침해와 차별이 없는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함께걸음>에서는 먼저 문제의식을 가져왔던 진보네트워크센터 마나 활동가, 카이스트 강미량 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함께 이 고민을 이어나가 보고자 합니다.

22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네요. 사실상 현재 '휴정' 상태와 다름없는 21대 국회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그러나 매우 중요했고 장애계의 절실한 염원이 담겨있던 법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며 22대 총선에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를 배출한 각 정당들은 거리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3월 28일 기준 59개 정당 중 오직 13개의 정당만이 장애 관련 공약을 제출하였는데요. 그 내용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 및 인권활동가, 공익변호사들이 8월의 폭염 속에서 거리행진을 감행하고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법안 통과를 호소하여 얻어낸 결과. 정신장애인 동료지원사업과 위기쉼터, 절차조력이 제도화되었다.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당사자들이 운동의 주체로서 전면에 나서서 주도적으로 법 개정운동을 이끈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며, 그러한 당사자 주도의 법 개정운동이 일정한 성공의 경험을 안겨 주었다는 것 또한 매우 고무적이다. 바야흐로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정신장애인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투쟁력과 대중성을 지닌 당사자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는 강한 기대감과 함께, 투쟁을 통해 축적된 당사자들의 자신감이야말로 이번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정신장애인은 15개의 장애유형 안에서도 유독 소외되고 복지서비스가 현저히 부족하며 근거없는 편견이 난무한 유형으로 가중된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들이 많습니다. 정신장애 및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당사자들이 이번 총선에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여보면 좋겠습니다.

제주 삼달지역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환대의 공간이 있어 소개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보다 더 많은 정당과 선관위 차원에서 모든 장애인들의 소중한 한 표를 위해, 참정권이 잘 지켜지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