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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떠들썩]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 공론장 운영 결과보고서
빠띠는 지난 2월 9일, '들썩들썩떠들썩 -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축제 : 위기의 시대, 우리가 살아남는 법 ②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진행하고 있는 지하철 탑승 시위와 선전전에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와 권리 예산 확보 등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요구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동권(移動權)을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권의 기본으로서 “국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장애인 이동권은 누구나 교통약자가 될 수도 있는 세상에서 보편적으로 누려야할 기본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본권 보장을 위한 시민의 요구가 다른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일까요? 한국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그리고 어떤 말과 행동으로 함께 해결을 촉구해볼 수 있을까요?  들썩들썩떠들썩에는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 보다 시민의 삶에 가깝고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모델이자, 좋은 사회적 대화로서 대화의 확산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공감과 신뢰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번 ‘들썩들썩떠들썩②’에는, 사회 이슈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 어떻게 이야기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빠띠의 공론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디지털 기반 공론장의 활용으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자유롭고도 평등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그래서 공론장의 참여 주체로서 연결된 참여 행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록하고 디지털화된 콘텐츠, 아카이빙된 결과는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정한 공감, 따뜻한 대화를 재생산해나가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빠띠의 들썩들썩떠들썩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주제와 형식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더 많은 시민이 모여서 디지털 기반 공론장 활용을 경험하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누는 건강하고 안전한, 그리고 ‘좋은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들썩들썩떠들썩]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할 이야기' 공론장 운영 결과 보고서 보러가기 (클릭)? ?발제 주요 내용?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캠페인즈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은,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을 캠페인즈에서 함께해주세요? 빠띠의 더 다양한 소식이 궁금하거나, 다른 활동가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 빠띠 홈페이지 가입하기 주목할만한 시민들의 캠페인·투표·토론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 ‘Today 캠페인즈' 구독하기 빠띠의 소식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면? ? 뉴스레터 ‘빠담빠담’ 구독하기 빠띠의 든든한 후원회원, 빠띠즌이 되어주세요! ? 빠띠 후원하기
장애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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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로 차려진 이슬람 사원 앞의 밥상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경북대학교 서문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게 되며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북구는 공사 중지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공사가 적법하다”며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성명서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로 북구청이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반대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들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최근 중앙정부가 현황 파악에 나서자 구청이 마지 못해 갈등 해결에 행정력을 동원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뉴스1, 풀리지 않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일부 주민들의 불법적인 방해와 반인권적 폭력, 그리고 무슬림 유학생을 조롱하고 무슬림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비큐 파티’와 ‘돼지고기 수육 파티’ 즉, ‘마을 잔치’를 빙자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 100인분을 준비해 참가자들과 나눠 먹는 돼지 수육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또한 돼지의 머리나 다리, 꼬리 등을 공사장 주변에 걸어 두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한 뒤, “돼지고기는 우리(한국)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면 (이슬람 사원을) 이전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대구 북구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위해, 사원 근처 터를 매입해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짓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들은 이 또한 거부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구청이 납득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면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 사원 자체를 반대해온 주민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육 파티에 앞서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광식 북구청장이 2년 만에 내놓은 해결책은 사원 건립에 걸림돌이 되는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통보와 다름없다. 사원 근처 터에 공공시설을 짓겠다고 하는데 결국 무슬림들이 이용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한겨레, 기도하는 무슬림 옆에서 '돼지 수육' 잔치…).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맥락에 있어서 이는 명백한 종교적, 인종적 차별 행위입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에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고 동화되어야 한다는 ‘동화주의’적 입장은 다문화 사회의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는 지금으로서 다소 시점이 모호한 발언으로 느껴집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현실 속에서의 종교의 자유와 차별금지에 대한 헌법적 원칙을 확인시켜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으로 보아야 할까요? 인종 차별적인 편견, 근거 없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적 공포감이 만든 오해는 아닐까요? 우리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혐오와 차별의 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뉴스민,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 꼬박 만 2년...)?
청소년 채식급식,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최근 국내 채식주의 트렌드가 심상치않다. 대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식품 브랜드에서 앞다투어 비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꼭 ‘비건(채식단계 중 가장 엄격하게 식물성 식단을 섭취하는 단계)’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윤리적 이유로 베지테리언 제품을 소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소비시장 변화와 기업계 ESG 흐름이 맞물려 비건식품 시장의 전망은 사뭇 밝아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전망과 달리 제도권 내의 채식 선택권은 갈 길이 멀다. 특히 식단 선택의 자율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청소년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2050 탄소중립(참고: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 실현을 위해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가 여전히 더딘 것이다. 탄소배출과 축산업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산정방식에 따라 다양한 통계들이 혼재하지만, 가장 보수적으로 산정하더라도 전체 탄소배출량의 18%를 축산업이 차지한다고 알려져있다. 이는 전세계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모든 수송 분야의 탄소배출량 14%를 능가하는 수치이며, 보다 포괄적인 산정 방식으로는 축산업이 전세계 연간 탄소배출량의 51%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영남일보, 21.12.10) 탄소중립기본법의 제4조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부문에 제3조에 따른 기본원칙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관계 법령 개선과 재정투자, 시설 및 시스템 구축 등 제반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제3조(기본원칙)는 미래세대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현재 세대의 책임, 국제적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한 합리적 인식,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및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을 담는다. 결국 축산업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데 있어 현재 이러한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는 교육청을 필두로 ‘채식데이’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자체별로 시행 수준은 크게 다르다. 비교적 적극적으로 운영하고있는 사례로는 전북교육청의 ‘채식의 날’, 울산교육청의 ‘고기 없는 월요일’, 인천교육청의 ‘V.T.S Day’, 서울교육청의  ‘그린급식’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울산과 서울을 제외하면 대부분 월 1-2회 정도의 빈도에 머무르고 그마저도 자율운영인데다 ‘페스코 베지테리언(채식 단계 중 육류만 먹지 않는 단계)’ 식단까지만 가능한 실정이다.(한겨레, 22.06.19)     이처럼 간헐적 채식식단 제도를 운영하는 까닭은 2003년 미국 청소년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되었던 ‘고기없는 월요일(Meatless Monday)’ 제도(스포츠경향, 19.09.22)의 영향, 제도 운영의 편리성 및 탄소 총량 저감의 목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간헐적 채식 식단은 당연하게도 청소년들의 채식 식생활 선택권을 보장하기에 역부족이다.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육류 식단 외에 채식 주메뉴가 마련되어야만 한다.   작년 시범학교 76곳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밝힌 서울시 ‘그린급식 바(bar)’는 비교적 이러한 선택권을 반영하고자 시도한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급식 식단 이외에 샐러드 등 채식 요리 1-2가지를 추가로 제공하는 자율배식대 상시 운영을 골자로 하고 있다.(경향신문, 22.06.19) 시범사업에서 나아가 효과적인 제도 정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채식 식단 마련 뿐 아니라 적극적인 레시피 개발과 운영비 지원 및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실제 청소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작년 11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채식 생활’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청소년의 78%가 ‘향후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 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고기를 잘 먹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기존의 인식과 차이가 크게 드러난다. 실제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7%로,  한국채식연합이 국내 채식인구를 4%에 해당하는 200만명으로 추산하는 것과 비교할 때 청소년들의 채식에 대한 인식과 실천 수준이 성인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현행 ‘채식 급식의 날’ 시행에 대해서는 93%가 월 1회 이상 시행에 찬성하기도 했다.(브레이크뉴스, 22.12.02)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제도 시행은 학부모들의 반발에 좌초되기도 한다. 채식을 지향하는 성인들이 ‘채식은 영양학적으로 불균형적’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야 하는 것과 같은 연유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영양학협회 등 국내외적으로 채식식단이 불균형적이지 않거나 육류 중심 식단보다 건강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법보신문, 22.05.03) (부산일보, 22.06.06) 국내에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청소년이라는 생애주기의 특성 상 급진적인 전환이 어려울 수는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정부와 지자체는 최소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기후위기는 ‘실제’이며, 지금은 ‘기후비상사태’이다. 현행 제도가 교육감의 정치색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되며, 청소년 당사자들에게 ‘마스크’를 씌웠던 코로나19 이면의 기후위기를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탄소중립이 선언된 국면에서 채식의 지향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권리는 응당 보장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미래세대 주체와 함께 우리 사회의 ‘기본값’을 채식 지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운동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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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 참사,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
안녕하세요? 시민36입니다. 오늘은 기후재난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2022년 여름, 지구에 무슨 일이 작년 여름, 장마철에 발생한 한국 중부지역의 폭우 참사를 기억하시나요? 2022년 8월 초에 며칠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수도권을 비롯한 강원, 충청 등 중부지역 일부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8월에 발생한 수도권 홍수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 2000여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심각한 기후재난 사건이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인간의 손으로 막아내기 역부족이었습니다. 반지하 주민들의 집은 물에 잠기고 바깥으로 나오지 못해 사망하게 되는 가슴 아픈 일도 있었어요.  같은 해, 같은 달 중동 국가 파키스탄 또한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2022년 7월,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2023년 1월까지 1460만의 파키스탄 국민들이 식량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2023.01.31 SISUNNEWS)  파키스탄 국토의 1/3이 어느 정도의 면적인지 감도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봤더니 파키스탄 국가 면적은 80만 3940제곱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약 3.5배입니다. 쉽게 말해, 한국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홍수로 1700명 이상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0만 채가 넘는 가옥이, 시민들의 삶의 터가 붕괴했습니다.  피해-가해의 구도로 ‘기후재난’ 바라보기 파리협정 이후 2022년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2022 유엔 기후 변화 회의(이하 COP27)에서 파키스탄은 선진국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누군가는 폭우 참사는 ‘인재(人災, man-made disaster)’가 아닌 ‘자연재해(natural disaster)’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재난 참사가 자연재해의 영역으로 들어갈 경우, 참사의 원인과 책임이 모호해지죠. 그러나 이번 파키스탄에 내린 이례적인 홍수의 원인은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입니다.  지구고온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 세계 각국에서 이례적인 폭염, 폭설, 폭우 등 갖가지 재해를 발생시키고있습니다. 지구고온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자연의 영역이 결코 아닙니다. 인류가 무분별한 탄소 배출로 만들어낸 현상이고, 이는 명백한 ’인재‘입니다.  그렇다면 파키스탄의 기후참사는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지구고온화 현상은 전 인류의 책임이니 파키스탄이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일까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영역에 발을 들어야 합니다. ’탄소 배출‘의 역사와 기후정의적 관점에서 ’발생국 책임 원칙‘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도 이 복잡하고 어려운 영역에 빠삭하지 못하니 간략하게만 짚어보겠습니다. ^^ 기후변화의 제1원인은 온실가스입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고온화가 그동안 인류가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기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는 저 멀리 있는 역사 속에서부터 누적됩니다. 1800년대 기관차에서 발생된 탄소 분자까지 모두 지금의 공기 속에 남아있습니다.  글로벌탄소프로젝트(GCP)에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가량은 미국에서 발생됩니다. 나라별 온실가스의 역사적 누적치를 보면 미국이 25퍼센트로 1위, 유럽이 2위, 중국이 3위입니다.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80%는 경제력 상승 20개 국가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0.4%에 불과합니다. 극심한 빈곤 격차로 파키스탄 인구 절반은 빈곤층이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지도 못합니다. (뉴시스 2022.11.07) 한 마디로 경제성장의 거의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한 계층이, 선진국이 뿜어낸 탄소배출로 인해 발생된 기후재난 참사의 피해자가 된 것입니다.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의 의미  폭우가 발생하기 7년 전, 2015년 파리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파리협정’이 진행됐습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씨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혹을 1.5도씨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국제적 협약입니다. 이는 국가들 간의 장기적 협상 결과를 국제법 형태로 공식화한 매우 역사적인 일입니다. 이 협정에서 기후재난의 타격을 받는 빈곤 취약국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도록 돕고, 그것을 위해 재정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협정에서 재정 비율을 어떻게 조정하고, 어떤 식으로 재정 마련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진 못했습니다. 다시 COP27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COP27 회의에서 파키스탄은 ‘2015 파리협정‘을 근거로 홍수 피해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선진국에서 보상하도록 요구했습니다. 2022년 COP27 회의 당시, ‘손실 및 피해’를 지원하는 기금 조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은 일관적으로 지구고온화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유보적이고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2023년 1월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파키스탄 기후탄력성에 관한 국제회의’ 결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국, 미국, 유럽연합 등에서 피해 회복 기금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참사 기금은 다른 국제 기금처럼 갚아 나가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온전히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보상금’에 가깝습니다.  해당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를 ‘국가 단위의 책임 참사’로 해석하여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진 역사적 사건입니다. 물론 기금을 지원하는 선진국들은 ‘보상’이 아닌 ‘기후변화 대응‘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의 기후재난 참사를 이야기할 때 세계정부 역할의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건지 이야기하는 것만큼, 어떻게 각국의 노력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상 기온을 완화시킬지 논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국 또한 탄소 배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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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정치위기, 그리고 기후정치
기후위기가 닥쳤습니다. 비상사태입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폭우, 홍수, 산사태, 태풍, 해일, 폭염, 가뭄, 산불, 한파 등이 그 증거입니다. 지구의 기후가 위기에 처한 것, 그래서 온 인류와 뭇 생명이 멸종 위기로 치닫게 된 이유는 단순명료합니다.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기온은 그동안 완만히 상승했습니다. 가장 최근(!)의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넘어오는 약 1만 년 동안 지구의 기온은 약 4℃ 정도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지난 100년 동안에는 지구의 기온이 약 1℃ 상승했습니다. 인간도 체온이 약간 상승하면 이상과 불편을 느끼고 급격히 상승하면 고열과 오한 등에 시달리며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온 인류와 뭇 생명이 사는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인 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지구가 아픈 상태, 그래서 지구별의 생명체들이 죽음의 위협으로 접어든 단계가 바로 기후위기입니다.  기후위기 기후위기의 주범은 휘황찬란한 산업발전의 대가로 내뿜은 온실가스입니다. 지구 대기에 펼쳐진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탄소 물질이, 태양에너지를 받아서 달궈진 지구가 다시 지구 밖으로 열을 내뱉는 것을 방해하면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데, 이 기체들이 지구를 마치 거대한 온실처럼 만든다고 해서 온실가스라 부릅니다. 요컨대 기후위기를 막이려면 온실가스를 줄이고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세계 195개 국가들은 2015년에 ‘파리협정’을 맺었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막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막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각 나라의 정부는 5년마다 국가 결정 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검증받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 협약의 종료 기한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2월 3일에 파리협정을 발효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탄소의 배출량과 감소량을 합쳐서, 즉 더하고 빼기 해서 ‘0’으로 만들겠다는 말입니다. (참 어려운 말들 쓰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석탄발전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모든 에너지원 중에서 석탄발전이 내뿜는 온실가스가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세계에서 진행 중인 석탄발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OECD 국가들을 향해 탈석탄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치위기 그렇다면 파리협정에 가입한, OECD 회원국인 대한민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온실가스 배출 세계 11위, OECD 국가 중 5위(2017년 기준)를 자랑하는 ‘기후악당’ 국가인 대한민국은 석탄발전을 줄일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에너지 중에서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비율이 44%(2022년 기준)로 가장 높은데, 현재 60여 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강릉과 삼척에는 각각 2개씩, 총 4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들은 모두 민간 투자를 받아 건설 중인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한 우리 정부는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신규석탄발전중단법(탈석탄법)’을 직접 만들어서 국회에 청원을 넣었습니다.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고 앞으로 석탄발전은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2022년 8월 31일 동의를 받기 시작한 이 청원은 한 달이 채 안 된 같은 해 9월 29일에 청원 요건인 5만 명의 동의를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정부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니 시민들이 직접 그 근거를 마련할 방법을 마련해준 것입니다. 그 사이 9월 24일에는 약 3만여 명의 시민들의 서울 시내에 모여 기후행진을 벌였습니다. 이제 ‘탈석탄’하고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게 되었을까요? 국회는 웬일인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4개월이 넘게 지난 올해 2월 14일이 되어서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청원소위원회를 열어 겨우 심사를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강릉과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1개씩은 불을 붙이고 시험 운행을 시작했고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에서, 이미 운행이 시작됐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바꾸려는 걸까요? 기후정치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전 지구와 온 인류와 뭇 생명의 생존이 걸린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과 결단이 필요합니다. 하루빨리 어떻게 석탄발전을 그만둘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하고,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신공항 건설’ 같은 토건 사업도 포기해야 합니다. 이미 닥쳐온 기후위기는 불평등하게도 가장 약한 사람과 뭇 생명부터 죽이기 시작합니다.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대안을 내놔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은 말뿐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유치한 말싸움과 괜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다가도, 석탄산업과 토건산업의 이익 앞에서는 한마음 한뜻으로 애국자가 된 것 마냥 찬성하고 통과시켜주니까요. 기후위기는 다름 아닌 정치위기이며, 정치위기가 기후위기를 더 빠르고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꿔서 생각해볼까요? 정치를 바꾸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2022년에 주간지 <시사인>은 ‘최초의 ‘기후정치 세력’, 핵심 유권자 집단 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이 기사에서 조사 응답자의 38.8%는 “이번 대선에서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후보가 있다면 지지하겠다”고 응답했고, 36.8%는 “다른 어떤 공약보다 기후위기 공약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유권자 집단이 되었는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동료 인간 열 명 중 서너 명이 기후불평등을 인식하고 바꿔나가는, 기후정치의 주인공으로 거듭난다면… 전 지구와 온 인류와 뭇 생명의 공생 기간이 조금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제민'불평등한 서울을 평등한 서울로 만드는' 녹색당 서울시당에서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아! 위에 조사의 응답자 중에 15.8%는 기후위기를 잘 해결할 정당으로 ‘녹색당’을 꼽았군요.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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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 중립 거버넌스에 시민의 자리는 있는가?
  기후위기가 각종 사건사고들로 현실화되면서 탄소 중립은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여름 폭우로 잦은 침수사고가 일어나는가 하면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으로 마련된 매뉴얼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응책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어서 폭설, 폭우, 기온 급상승/강하 등으로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최근 2015년 파리기후협약(*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한 협정으로, 산업회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네이버 지식백과))가 최우선 사안으로 재조명되었고,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48차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의결하면서, 한국에서도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환경/탄소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제시될 것인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현재보다 40%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2022.8.19).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탈-탈원전 방식을 통해서 ‘에너지 사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나 탄소 중립 문제와 관련한 과제들을 중점적으로 논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23년 1월 9일 ‘기후위기 경기비상행동’에서 발표한 <경기도 및 도내 31개 시군 탄소중립 이행기반 구축현황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들 역시도 탄소 중립 및 정의로운 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제도적・행정적・재정적 측면은 물론 시민사회와 거버넌스 구조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경기일보 2023.1.17).   탄소중립에 대해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지금까지는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면 이제는 실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주장했고, 많은 전문가들의 입장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오마이뉴스 2022.8.19). 특히 탄소 중립이 생존의 문제와 결부된 이상 정책을 실질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적극적인 협력과 책임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뉴스토마토 2022.10.20).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한 거버넌스(민관협력) 형성에 대한 의지는 앞서 설명했듯이 단순히 중앙정부-지자체의 움직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과정에는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만 개입되는 등 ‘삶’과 접속되어 있는 시민사회의 입장과 관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배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구조 전환-노동시장 재편과 관련된 문제(빠띠캠페인즈 기후위기 토의3편 참고)는 여전히 제대로 논의된 바가 없다. 이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 확장을 위해서 비수도권의 농지가 타겟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역시도 별다른 이견 없이 탄소중립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위해 손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그 이데올로기적인 목표 아래서 실질적인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민중'의 삶은 외면되고 더 나아가 희생되고 있는 셈이다(참세상 2022.9.26). 탈-탈원전은 또 어떠한가? 존폐가 위태로운 수준까지 낡아버린 원전이 재가동되면서 방사능 유출과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증은 이미 일상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     사실상 그동안 탁상공론 수준에서 논의되어 왔던, 탄소 중립을 위한 협업 내지 거버넌스라는 용법은 철저히 제한적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상적이고 원칙적인 차원에서라도 거버넌스에 개입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시민사회’의 범위는 더 넓어져야 하고, 또 이를 위해서 ‘거버넌스’ 자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그동안의 탄소 중립이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고, 다수 대기업의 ESG 경영 역시도 (독려할 만하지만) 성장 이데올로기 아래 이와 같은 현실을 은폐하기 위해 활용되었음을 인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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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선거제도, 우리가 바로잡아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시민단체 경실련입니다.  경실련은 국민의 뜻을 담은 선거제도를 위해 이번 서명운동을 열게 되었습니다. 현행 반쪽짜리 선거제도는 민의를 100% 반영하지 못합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투표가 선거결과에 잘 반영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충격적으로 들리시겠지만, 현행 선거제도는 우리의 목소리를 50%만 반영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은 47석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 중 30석에만 준연동형 50%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당 득표율대로 국회 의석수를 배분해야 하지만, 반쪽만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21대 총선 결과를 보면, 소수정당 투표율을 합치면 32.8%이지만 의석은 17석(6%) 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양대 기득권 정당의 거센 저항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47석 중 30석에 대하여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준연동형으로 선거제도가 후퇴해버립니다. 한편, 이러한 준연동형 선거제도 도입에 반대하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해버립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 역시 비례대표용 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시켜 다시한번, 선거제도를 후퇴시키는 결과까지 낳았습니다. 이에 경실련은 국민의 뜻이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2023년 2월 3일, 현행 선거제도를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로잡고,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의석 비율을 2:1 수준으로 조정하는 한편, 위성정당 창당을 방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했습니다. 국회는 모든 국민을 대표해야 합니다. 유권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정당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해당 법률안이 정개특위에서 조속히 상정되어 심의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서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하나의 서명이 모여 거대한 물결을 만듭니다 ? 서명 동참하기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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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_전장연 시위를 보는 시선들_혐오란 무엇인가
혐오(嫌惡, hate)란? 1) 싫어하고 미워함 2) 더러운 것,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것, 전염성이 있는 것, 거슬리는 것,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등에 대해 불쾌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주 강한 감정. 3) U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0조 2항: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의 선동이 될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증오의 고취 4) UN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제4조 2: 인종적 우월성이나 증오, 인종차별의 고무에 근거한 모든 관념의 보급 그리고 피부색이나 또는 종족의 기원이 상이한 인종이나 또는 인간의 집단에 대한 폭력행위나 폭력행위에 대한 고무, 인종차별을 조장·고무하는 조직과 조직적 및 기타 모든 선전 5) UN 혐오표현 대응 행동전략 계획3: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 기타 다른 정체성 요인에 기하여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이루어지는 경멸적이거나 차별적 언어 혹은 공격으로 말, 글,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표현 6) 유럽인종차별위원회 일반정책권고 제15호 5: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나 신념, 국적이나 출신국가·민족, 혈통, 나이, 장애, 성,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등을 포함한 개인의 특성이나 지위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비하(denigration)나 이를 옹호·증진·선동하거나, 적대·비방, 괴롭힘, 모욕, 부정적 고정관념, 낙인찍기나 위협 및 이러한 모든 표현을 정당화하는 표현 7)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보고서: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이상, 3)부터 7)까지는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리포트」,  2019, p.10~p.11)   이를 요약하면: 혐오란 “다수자와 구별되는 속성을 지닌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이들의 특성, 지위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지는 비하적인 관념을 옹호, 증진, 확산하거나, 이들을 비방, 비하, 모욕, 멸시, 낙인찍기, 위협, 공격하는 표현을 하고 이것을 정당화하는 생각” 혐오의 구성 요소  1) 대상: 다수와 구별되는 속성을 지닌 특정 집단  2) 관념: 그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3) 표현: 말, 글, 행동을 통한 표현  4) 효과: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는 부정적인 결과   혐오를 강화시키는 요소(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리포트」, 2019, p.49~p.56 요약)   1)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의 지위: 사회적 지위, 집단내 지위, 청중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2) 혐오표현의 맥락: 대상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존재, 대상 집단에 대한 법·제도 장치, 언론지형, 정치지역, 혐오표현이나 폭력의 발생 빈도, 대항표현과 대항역량의 확보   3) 혐오표현의 범위: 공개성, 조직성, 계획성, 반복성·지속성   4) 혐오표현의 매체: 매체의 공신력, 매체의 영향력, 복제와 유포의 용이성   5) 혐오표현의 의도와 효과 결론: 함께 생각해볼 지점   01 전장연 시위를 부정적, 혹은 혐오적으로 표현하는 발언에는 공통적으로 두 가지 기조가 깔려있다. 첫째는 이것이다. “과격한 시위는 공감받기 어렵고, 장애인인 이미지만 해친다” 이런 태도에는 기본적으로 시위의 형식만 보고 왜 시위를 하는지는 보지 않으려는 태도가 깔려 있다. 물론 형식/방식도 중요할 수 있다. 그러면 왜 그들은 과격한 방식을 택하는지, 시위는 왜 과격해 지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시위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대중의 시선, 정부의 대응, 경찰의 대처가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를 촉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1년이다.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는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①「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2조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교통사업자(이하 “교통사업자”라 한다) 및 교통행정기관(이하 “교통행정기관”이라 한다)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ㆍ이용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0. 5. 11.> ②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동승 또는 반입 및 사용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장애인 및 장애인 관련자에게 장애 또는 장애인이 동행ㆍ동반한 보조견 또는 장애인보조기구 등을 이유로 장애인 아닌 사람보다 불리한 요금 제도를 적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⑤교통행정기관은 교통사업자가 장애인에 대하여 이 법에 정한 차별행위를 행하지 아니하도록 홍보, 교육, 지원, 감독하여야 한다. ⑥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운전면허시험의 신청, 응시, 합격의 모든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⑦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운전면허시험의 모든 과정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거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⑧제4항 및 제7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적용대상의 단계적 범위 및 정당한 편의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법은 2017년 7월 26일부터 시행되었다. 우리는 이 법 앞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침해받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왜 이 법은 이야기하지 않을까? 만약 그 시위가 과격한 시위라면, 그것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제도적 문제와 아직도 만연한 대중의 차별적인 시선이 낳은 결과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사회에 깔려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문화, 불평등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전장연 시위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주 들고 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서울 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94%이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와 리프트는 뻑하면 고장이 나고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양보를 해주지 않는다. 환승구간을 연결하는 승강기가 없어서 환승을 못하는 경우도 많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과 단차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장애인 콜텍시는 50분을 기다려야 겨우 오고, 저상버스 보급은 오래전부터 100%를 약속했지만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한겨레.2022.04.29.) 이 세상에 100%가 쉽냐, 이 정도도 대단한 거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숫자만 채우면 이 문제가 끝날까? 이동수단의 질에 대해서는 왜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장애인을 동료 시민이 아니라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의 거리에선 장애인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등록장애인은 264만 5,000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5.1%, 이 중에서 중증장애인은 37.2%이고, 지체장애인은 45.1%를 차지한다. 여러분은 평소에 길을 다니면서 중증장애인을 몇 명이나 마주치시나요?   02 기본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장애인 시위에 대한 혐오에는 시혜적인 태도가 깔려 있다. 다양한 차별/혐오를 분류해서 이야기했지만 이 모든 차별과 혐오는 “돈 있으면 해주겠지만, (비장애인 쓸) 돈도 없는데 꼭 해줘야 하나?”라는 식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장애인은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리와 동등한 시민이고, 시민이어야 한다. 또, 생물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우리와 동등한 생명이고 인간이다.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인 태도는 이런 인식의 결핍에서 기인한다. 혹 스스로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 장애인 시위에 대한 혐오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혹은 장애인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비장애인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도덕적으로 그들을 동등한 시민/인간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혹시 동정적이거나 시혜적인 생각을 가진 적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해야 한다.   03 혐오 표현의 수집과 분류의 필요성 우선 혐오 표현이 실제 어떤 맥락과 의도, 효과를 지니고 있는지 분명히 살피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혐오 표현의 문제성과 이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는 것, 즉 혐오 표현의 문제성, 위험성에 대한 가시화와 해결 방안의 공론화를 위해서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이, 혐오 표현도 개인의 문제이자 사회의 문제다. 그러므로 혐오 표현 방지에 대한 제도적 장치(법적 제재, 정책)와 개개인의 자율적인 규제가 동시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혐오 표현을 분류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그 방안과 범위를 사회적으로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혐오 표현의 종류 1 기분파: 불편한 기분이 든다, 내 기분에 거슬린다  1-1 역차별파: 장애인이 벼슬이냐, 역차별이다  1-2 과도파: 시위 방식이 과도하다, 그만해라, 지겹다 2 인상파: 이런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상을 안 좋게 만든다  2-1 일부파: 모든 장애인이 그러는 게 아니다 3 경제파: 장애인 시위를 돈으로 계산하면  3-1 공정파: 비장애인도 힘든데 장애인을 왜 돕나 4 정치파: 박원순 때는 가만 있더니 오세훈이 되니까 이런다  4-1 유착파: 전장연 시위와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5 법치파: 시위는 법으로 막고 처벌해야 한다 6 날조파: 거짓정보 만들기, 거짓과 사실을 뒤섞기 7 비하/욕설파: 그냥 욕하기 8 종합파: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는다 01 기분파: “불편한 기분이 든다, 내 기분에 거슬린다”   시위 행동과 시위에 대한 지지 표현이 거슬린다고 생각하고 시위를 하는 사람, 시위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사람, 심하게는 소수자 자체에 대해 욕설이나 비아냥을 보내는 경우. 여기에는 시위 자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거슬림을 정당화하기 위해 시위로 인해 발생한 자신의 일상에서의 불편, 혹은 그 누구도 직접 겪지 않은 일에 대해 가정 혹은 상상하며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준석 2022년 4월 13일 JTBC <썰전>에서: “지하철 막은 다음에 악플을 안 받길 기대하셨나” 이준석 2022년 12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장연 사태는 올초에 전장연의 불법시위에 무릎꿇고 언플하던 사람들이 책임지면 되는데..... 그럴 리 없죠. 후안무치하니까."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자신의 유튜브 계정 개수작TV에 2022년 4월 20일 업로드한 <포동포동 돼준스기는 살찔지언정>에서 : "정상적인 사회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는 건 우리가 자발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지 비장애인에게 의도를 갖고 고의로 불편을 주기 위해 벌인 행위까지 감수할 필요는 없다" (안산 선수의 전장연 기부에 대해) "안산 선수 글을 읽으면 '난 50만원을 전장연에 줬다. 피해를 본 시민들아, 그 정도는 감수해라, 난 50만원이 냈는데' 라는 뜻으로 보인다" "이건 장애인, 비장애인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안산 선수가 지하철이 늦어 경기 참여를 못해 국가대표에 떨어진다고 해도 감수할 수 있겠느냐" "지하철이 지연돼 힘들어한 시민들이 안산 선수보다 사회생활을 덜하고 바보고 배운 게 없어 화낸 것으로 보이냐" "내가 너무 기가 막혀서 곱씹고 있다. 상식적으로 누구한테 뭘 감수하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그 누구도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세상이 맞는 것 아니냐"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뒤돌아서면 행인에게 행패를 부리는 노숙자 집단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앞에서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자신을 희생양으로 치장한다 한들 그 진정성을 신뢰하기 힘들다. 기본적 에토스(Ethos)의 문제이다.”   01-01 역차별파: 장애인이 벼슬이냐, 역차별이다   소수자에 비해 非소수자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거나, 소수자에 대한 복지/지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일상(실제로는 우위성優位性)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평등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경우. 혹은 시위, 시위 참여자, 혹은 소수자 자체를 사회가 건드려선 안 되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성역화聖域化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이준석, 2022년 3월 31일 MBC 라디오 인터뷰 “지금까지 우리 당의 정치원로들이나 아니면 다른 지금까지 정치 문법에 있어서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는 문법” “어느 책임 있는 정치인도 나서지 않아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전장연의 불법적 시위 방식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 “그게 지금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그리고 서울 시민들이 바라는 정치의 방법” “(4.3, 여순사건, 5.18 피해자 들)이런 분들이 최대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 의사를 들리게 했다는 얘기를 저는 들어보지 않았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시위로 인해서 정시출근을 못하고 지각하면 이유를 떠나서 한성깔하는 상사들에게 갈굼당하는건 약과고, 기본적으로 출퇴근 관련 근태점수가 서서히 깎여나간다.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2년 12월 24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비장애인이 사는 환경도 100% 만족스럽지 않다.”   01-02 과도파: 시위 방식이 과도하다. 그만 해라, 지겹다. 소수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힘든 점에 대해 이해한다,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시위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거나, 시위의 기간이 너무 길어서 지겹다고 말하는 경우.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2년 12월 24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발목을 잡는 시위는 정당하지 않다. 이런 선례가 생긴다면 다른 단체도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국가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전에 당사자인 우리가 먼저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울산에서 일하고 있는 둘째 딸이 전장연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지하철을 타지 말라고 했다. 비장애인인 딸이 장애인 아빠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동안 전장연 시위에 대해 부정적인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었겠나.” 구기정 삼각지역장, 2023년 1월 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6급 지체장애인이에요. 똑같이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서 전장연분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하지만 휠체어로 사람을 들이받고, 보안관 머리채를 잡고… 이건 정말 지나친 것 같아요.” 김민수 장애인 연대 대표, 2023년 1월 12일 조선biz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장연의 시위를 보고 ‘이건 아닌데, 우리가 그간 장애인 인식 개선하려고 노력했는데’라고 생각했다. 비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지만 시위자들이 장애인이기에 항의를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동권 보장이라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한다. 그러나 100% 완벽한 사회는 없다. (중략) 비장애인도 100% 교통 편의가 완벽하지는 않다. 다수의 발목을 잡는 행위가 정당할 수는 없다.” “전장연이 지하철을 막아서 장애인 권리 예산이 보장된다면 앞으로 장애 유무를 떠나 모든 집단이 예산을 요구할 때 지하철을 막지 않을까. 나쁜 선례를 만들면 안 된다.”    02 인상파: 이런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인상을 안 좋게 만든다   소수자들이 非소수자들, 혹은 사회의 상식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과격하거나 불편한 방식의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   소수자 당사자들 중에서도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꽤 있어서, 소수자 운동을 할 때 깨끗하고 깔끔하며 조용하고 온건한 방식의 운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2022년 3월 9일 성명서 “우리 협회는 전장연이 지난 20년 넘는 세월동안 과격한 시위를 이어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전장연이 취해 온 강경투쟁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불편을 주었고, 장애인식개선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선량한 시민사회에 전장연의 불법 및 강경투쟁이 전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장애인단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엄중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박마루 복지TV 사장(장애인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 집회에 대해) 56>#/span###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장애계가 전장연 시위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야한다”   02-01 일부파: 모든 장애인이 그러는 게 아니다 소수자들이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경우, 혹은 소수자가 어떤 잘못을 했을 경우 이들에 대해 선을 긋고 모든 소수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경우. 오세훈,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을 만나기는 하겠으나 (전장연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나겠다”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장애인의 편의와 권익증진에 노력하겠다”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니 장애계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치국 서울시교통장애인협회장, 2023년 1월 9일 장애인관련단체장 서울시장 신년 간담회 “장애인들이 전장연의 집회에 강압적으로 불려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전장연과 전장연 편을 드는 정치인, 언론들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장애인 혐오로 모는 논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지만, 여기에 대한 논파는 간단하다. 전장연은 대한민국의 장애인 전체를 대변하는 합법적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 아니다. 한마디로, 전장연=장애인 전체라고 할 수 없고, 전장연에 대한 근거 있는 비판이나 정당한 의법조치는 장애인 혐오가 아니다. 전장연은 장애인 중에서도 일부 소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일개 이익집단일 뿐이다.” 03 경제파: 장애인 시위를 돈으로 계산하면…….   소수자와 非소수자의 문제를 금액, 시간, 인력 등의 수치로 환산하면서, 소수자에 대한 복지나 지원, 더 나아가서는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일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  오세훈, 2023년 1월 1일 MBN 인터뷰에서: “1년간 (열차 지연으로) 손해를 본 것이 6억 원 정도”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2023년 1월 19일 발표: "열차운행 방해 시위로 열차 탑승 승객이 입은 피해는 약 4400억원이며, 기존에 열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지 못해 입은 피해는 약 50억원으로 산출됐다" 강영연 기자, 2023년 1월 20일 <한경사회> 기사 제목: “전장연 시위로 2년간 피해액만 4450억원”   03-01 공정파: 비장애인도 힘든데 장애인을 왜 돕냐.   소수자들을 지원하거나 그들의 힘든 점을 해소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非소수자들의 삶이 더 힘들다, 소수자들의 요구는 사회의 가치에 반한다) 그들을 돕는 것, 혹은 소수자들의 요구사항이 공정/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경우. 이준석 2022년 4월 13일 JTBC 썰전: “대한민국에는 장애인 이동권 못지않게 중요한 우선순위 사업들도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04 정치파: 박원순 때는 가만 있더니 오세훈이 되니까 이런다   소수자들의 시위나 요구가 정치색에 따라 바뀐다고 요구하는 경우. 혹은 소수자와 정치/정치인/정당이 연결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경우. 이 경우는, 정치, 정치인, 정당, 권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정치, 권력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는 경우로 나뉜다.  이준석, 2022년 3월 31일 MBC 라디오 인터뷰 “오세훈 시장이 들어온 뒤에 서울시장을 볼모잡는 형태로 진행되고, 대선 과정에서 시민들 불만이 높아지니까 심상정 후보가 찾아왔다는 이런 이유로 시위를 중단한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전장연은 21년간 쌓아 온 장애인으로서의 억하심정과 그간 5명의 대통령들의 행동에 대한 불만을 모두 현 정권에게 풀어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문재인 정부 때 장애인 예산을 1576억 원 깎아도 조용하던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이동권 예산을 정확하게 집어서 2배 늘어난 1155억 원이나 증액했는데도 극단적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시위 목적이 이동권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두 정부에 대해 아예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진보언론들은 자칭 팩트체크를 통해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교묘한 거짓말이다.”   04-01 유착파: 전장연 시위와 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소수자들의 시위나 요구나 단순한 것이 아니라거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직간접적으로 이들과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거대 권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 경우는 이익, 이권이라는 단어에 유독 집착하며, 사실과 거짓을 뒤섞거나 작은 일을 크게 만드는 등 음모론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2022년 4월부터는 국가인권위원회도 여기에 합세해서 이준석의 표현이 혐오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보겠다느니 하고 입장을 내거나 시위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전장연과 인권위는 간접적인 유착관계 즉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이어서 이들의 개입 시도는 도덕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전장연과 그들 편을 드는 편향된 언론들에게는 혐오표현을 쓰지 않으면 잘 훈련된 혐오자고, 혐오 표현을 쓰는 사람은 그냥 혐오자가 된다. 한마디로 이들의 세계관에서는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헤이트스피치가 아닌, 자신들에게 감히 말대꾸하고 반대를 표명하는 행위,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갖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신들의 카르텔과 이익관계를 훼방놓는 것이 곧 혐오라는 것이다.” “김예지 의원 비서관의 남편이 인터넷에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전장연 소속일 뿐 아니라, 한때 전장연측의 입장을 대표하러 토의 자리에 나오는 중요한 직위의 사람이었다는 것이 된다. 게다가 김예지 의원의 비서관 이가연은 사실 전장연 기관지인 비마이너에서 활동하던 인물이었다.”   05 법치파: 시위는 법으로 막고 처벌해야 한다   소수자들의 시위 중 법에 저촉되는 부분을 유달리 강조하거나 확대해 이야기하면서, 불법, 처벌, 소송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이 경우, 소수자들의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처벌하자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나아가서는 기존의 형사사법기관이 소수자들을 지나치게 미온적/온정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권성동, 2022년 9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엄정한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시위를 예방하고 엄단해주시기 바라고, 국회는 장애인 복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반복된 불법행위를 주도한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 보조금을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 “전장연을 비판하면 일부 야권 인사들은 혐오와 차별이라고 낙인찍는데, 다른 의견을 도덕적 파탄으로 몰아세우며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려는 선동”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자신의 이윤 창출 수단으로 삼는 전형적인 갈등산업 종사자의 모습”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2020년 1월 22일부터 진행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운행방해 불법 시위이다.” “해당 시위는 형법상으로 철도안전법,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감염병예방법, 교통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이 시위에 대해서 제재를 해야 할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 불법시위를 보자마자 제대로 제지하기는커녕, 이들을 따라가서 방관하고 있기만 했다. 제대로 제지한 적이 있다고 해도 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중략) 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에 대한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서 전장연에게 크게 트집잡힐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제지가 안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하는 이들을 제지해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들의 눈치를 보아서 제대로 제지하지 않는 것은 한낱 핑곗거리에 불과하며, 경찰로서의 자질이 형편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中) 오세훈, 2022년 12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오전 서울경찰청장과 논의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요청하면 경찰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 “시위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 외에도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다하겠다” “불법에 관한 한 이제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06 날조파: 거짓정보 만들기, 거짓과 사실을 뒤섞기   소수자들의 요구, 혹은 소수자 자체에 대해 날조, 왜곡을 하거나 그들의 주장을 곡해하는 경우. 특히 언론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 들었다면서 그 말을 인용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기존에도 경찰은 유치장에 수용하기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를 대며 이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도 적당히 풀어주곤 했다.” “이들의 시위는 결국 장애인 이동권이 아닌 탈시설 비리에 얽힌 이권, 그리고 거기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행위를 동원한 항의가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이들의 오랜 기간에 걸친 극좌 성향 때문에 보수 정당 후보에 반대한 것은 덤이다.”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 왜 범행 현장에서 연행하지 못하느냐 물었다. A씨는 ‘연행하는 과정에서 난동을 부린 뒤 조금이라도 다치면 인권 침해라며 난리를 피울 거라 ‘그냥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맞으며 버티자’는 게 우리의 유일한 시위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07 비하/욕설파: 그냥 욕하기.   소수자의 특성을 들어서, 혹은 소수자 집단의 존재 자체에 대하여 욕설과 비난, 비하를 하는 경우. 그냥 죽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으며, 나치 독일, 생체실험(마루타)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08 종합파: 한 번에 하나씩 하지 않는다   위의 각 사항을 동시에 세 가지 이상 하는 경우. 나무위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동열차 운행방해 사태> 항목: “찬성 측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정권에서 교통약자 관련 정책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를 들어, 장애인들의 현실 상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지만, 반대측에서는 이를 위해 그들은 무고한 시민들에게 명백히 금전적 손해를 포함한 여러 피해를 끼치고 있고, 개인 및 지자체 등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적,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이 수인하고 있는 피해의 규모와 등가성이 맞지 않고, 또한 그들은 미신고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는 점, 철도역에서 벌이는 노숙, 음주 술판 등 집회의 명분과는 전혀 관계없는 무질서행위를 저지르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고 여러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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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을 기다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지난 한 해 동안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저를 소개하고 나면 어김없이 ‘지하철 시위’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어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투쟁이 필요합니다. 제가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활동가분들을 보면 뭔지 모를 부채감을 느낍니다. 전장연의 활동도 그래서 늘 지지합니다. 특히 ‘지하철 시위’를 이어나감으로써 많은 시민과 정치인이 장애인 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이준석 국회의원과의 공개토론, 오세훈 서울 시장과의 공개 면담 등이 실시간으로 매체를 타고 확산되었습니다. 장애인 정책이 이토록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까요. 반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특히 시민사회 영역이라 하면, 시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지금의 시위 방식은 시민을 적으로 돌리는 방식이라는 의견에 공감이 됐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열차 지연으로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생계유지를 위해 이용하는 열차의 지연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그렇게 ‘지하철 시위’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갈 때, 문득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어요. 전장연 활동가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데, 왜 지하철이 지연되는 것일까? 평소 출퇴근 시간이면 수십, 수백 명의 비장애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립니다. 약간의 열차 지연은 발생하지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죠. 겨우 열댓명의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데, 왜 이토록 많은 지연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수십 명의 비장애인과, 열댓명의 장애인, 두 집단의 속도의 차가 상당히 큰 모양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지하철은 철저하게 수십 명의 비장애인만을 고려하여 승하차 시간을 정했습니다. 지하철 정차 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너무 빠른 시간인 것이죠. 이토록 ‘비장애인 중심적’인 설계는 장애인을 지하철에서 몰아냈습니다. 승하차 시간뿐만이 아닙니다. 개찰구 카드를 대는 위치, 개찰구 개방 시간, 승강장과 열차간의 거리, 고장 난 전광판과 음성 안내 방송까지. 지하철에 들어서기 전부터 끝까지 ‘비장애인 중심적’이지 않은 공간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장애인이 지하철을 이용하려하면 그토록 많은 지연과 불편이 발생하는 것이죠. 지하철 뿐 아니라 이 사회는 ‘비장애인 중심적’입니다. 그래서 장애인은 그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일자리를 갖지 못하며, 사회에 드러나지 못한 채 살아왔을 겁니다. 지하철은 실재적이면서 상징적인 공간인거죠. 전장연의 시위가 ‘이동권 시위’로 알려져 있지만 장애인의 모든 권리 보장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동권을 비롯해, 탈시설, 교육권, 노동권 등의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 이야기하는 장애인의 권리 증진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장애인 관련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GDP 대비 장애인정책 예산은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늘 ‘예산이 없는데 어떡하냐’고 하지만, 예산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장애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을 확대할 의지가 없는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외치는데, 대한민국은 높은 사람만 더 높이 가려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언제까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문명적’인 방식으로만 대화할 수 있을까요? ???? '비장애 중심적'인 지하철에서 비장애인인 저는,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을 그저 잘 누려왔습니다. 차별적인 사회에서 장애인이 철저하게 분리되는 동안, 이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묵인했습니다. 비장애 중심사회가 견고해지는데 일조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비롯한 비장애시민들이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시간을 마땅히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내가 누려온 속도와 편의가 장애시민이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가능했다는 점을 깨닫고 나니, ‘지하철 시위’에 대한 저의 생각이 명징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장애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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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성소수자 존재 파악 통계 권고에 대한 정부의 불수용에 대하여
2022년 3월 1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행정안정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에게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가 정부의 정책 대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사항을 권고했습니다. 1. 국무총리에게: 중앙행정기관 등이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서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할 것 2.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장관, 통계청장에게: 각 기관이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등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 관련 조사항목을 신설할 것 3. 통계청장에게: 통계청이 관리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조속히 개정하여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분류에서 삭제할 것 정부의 판단 이에 대해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행정안정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통계청장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1. 부처 실태조사의 모집단이 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성별 정체성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고 있으므로 표본이 적어 성별 정체성 등을 조사하는 것이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 2.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조사항목에 대한 응답 거부가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 현장조사 가능성, 조사 불응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3. ICD(국제질병분류) 제11판의 반영 시 검토하겠지만, 2026년부터 적용되는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제9차 개정의 고시(2025. 7.)에는 반영이 어렵다. 결국 인권위는 2022년 12월 28일 상임위원회에서 국무총리를 포함한 정부 각부처에서 인권위의 권고를 불수용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 인권위의 입장 인권위는 트랜스젠더의 인구학적 규모와 요구를 파악하여 국가정책 수립에 반영할 필요가 있으며, 트랜스젠더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판단을 존중하고 이를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에 반영하여 트랜스젠더를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가승인통계조사 등에 성별 정체성 등과 관련한 조사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및 조사의 실효성 측면에서 상당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여 당장 실행하기 어렵다는 데는 동의하나,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의 실태와 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권고 불수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인권위는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거나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밝히면서, 국가의 각종 정책에서 사회적 소수 집단이 배제되는 등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해당 집단의 규모와 요구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국가승인통계란? 국가승인통계란, 통계작성기관(행정부 각 부처)에서 통계법 제17조에 따라 통계청에 신청해 각종 정책의 수립과 평가 또는 다른 통계의 작성 등에 활용되는 통계를 말하는데, 법에서는 지정통계라고 이야기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인권위는 국가의 여러 통계에 성별 정체성 등 성소수자 실태 파악에 도움이 되는 항목을 추가하라고 한 것인데, 이에 대해 통계청에서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이런 항목이 없으니 실태조사를 해봐야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우선 대답을 하고, 현재 진행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조사항목에 대해 응답자들의 응답 거부가 증가하고 있으니, 사회적 합의, 현장조사 가능성, 조사 불응 등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대답을 한 것입니다.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2021년 1월 29일, 칼럼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관련해 사회적 낙인처럼 정신장애로 분류하는 통계는 사실상 장기간 내버려두겠다는 모순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라고 말하며 정부 부처들의 권고 불수용을 비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외된 집단이 국가 통계에 포함된다는 것은 ‘국가의 보호’라는 우산 아래로 들어가는 첫 단계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소수자는 우리나라 국가 통계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집단이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집단이기에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에게 낙인이 되는 통계는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숫자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국가가 만드는 통계는 존재의 의미를 바꿀 수 있다. (한겨레.2023.01.29.) 트랜스젠더를 의미하는 성전환증은 여전히 통계청의 표준질병분류(KCD)에 정신장애 중 하나로 들어있습니다.  즉, 통계청은 성소수자의 의료 서비스나 가정의 유지, 복지 등에 필요한 성소수자 통계는 거부하면서 성소수자를 질병으로 다루는 통계는 유지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생활 침해 우려 하지만 성소수자와 관련된 통계 항목을 신설하는 것이 성소수자의 입장에서 오롯이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매우 가시적으로 거부하고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성소수자에 대해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와중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혔을 때 생길 수 있는 나쁜 반응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2017년에는 한국기독군인연합회 회장이기도 했던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군대 내에서 동성애를 색출해 처벌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에 군사법원이 실제로 모 대위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사례가 있었죠. (경향신문.2017.05.24.) 이에 대해 외신에서는 한국 군대를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만, 한국의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을 동성애 조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CNN: 한국 군대의 '소도미 법'은 사라져야 한다 South Korea’s military ‘sodomy law’ should go. (CNN.2017.05.01.) 4월에 밝혀진 한국군의 동성애 남성 복무자에 대한 탄압은 동성애자 군인들과 잠재적인 징집자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An alleged crackdown by the South Korean army on gay male service members, which came to light in April, is striking fear into gay soldiers and potential conscripts. 크리스천투데이: 자식이 군대서 동성 추행·폭행 당할까 노심초사 (크리스천투데이.2017.04.16.) 군인권센터와 성소수자단체는 억지 버리고 군대 동성애 비호·조장치 말라! 아직도 간간히 군대 내에서 동성애자를 색출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고, 재작년에는 변희수 하사 사건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의료 현장에서, 군대에서, 행정과 형사사법의 현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무시가 만연해 있는 지금, 국가가 성소수자에 관한 통계를 만든다고 하면 우려스러운 마음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조사를 했을 때, 성소수자들이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구요. 하지만, 내가 더 편하기 위해, 내 기분이 더 편하기 위해 내가 보기에 불편한 존재들을 치우고 안 보려고 하는 사회가 과연 옳은 사회일까요? 상투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런 사회에서 모든 불편한 존재를 치우고 나면, 그 다음으로 청소될 대상은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함부로 밝히지 않는 것은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사회 각영역에서 아직도 여성의 참여가 부족한 것은 여성들이 참여를 원치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가 여성들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길에 장애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장애인들이 나가는 걸 싫어해서가 아니라 밖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로 이지(李贄, 1527~1602)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호가 탁오(卓吾)이기 때문에 보통은 이탁오라고 부릅니다. 임진왜란이 1592년에 일어나서 7년 동안 벌어졌으니까 대충 어느 정도 시대에 살았는지 가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54세까지 각 지방의 하급관리를 전전하며 살았는데 평생 중앙에서 탄핵을 받았습니다. 기인이었거든요. 이탁오가 관직에서 은퇴한 후, 여성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관청에 구속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명나라 부자들의 고급 취미 중 하나가 학자나 문인, 화가 등의 스폰서 역할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탁오 역시 부자 스폰들이 보석금을 내준 덕분에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이탁오가 감옥에서 나온 후, 스폰 중 한명이 이탁오에게 말했습니다. “여자들은 가르쳐봤자 선천적으로 소견이 좁아서 한계가 있어요. 거, 다 아시는 양반이 왜 그런 일을 하셨습니까?” 이탁오는 이에 대해 <여인은 도를 배우기에 소견이 짧다는 말에 대한 대답(答以女人學道爲見短書)>이라는 글을 지어 이렇게 대답합니다. “여자가 소견이 짧다구요? 그 이유를 알려드리죠. 여자를 천년 동안 안방에 가둬 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소견이 짧은 사람이란, 그저 길거리에 떠도는 이야기와 시정잡배들의 말을 듣고 마음에 새기지만, 넓은 견식을 지닌 자는 대인(大人)을 진정으로 깊이 두려워할 줄 알고, 감히 성스러운 말을 모욕하지 않으며, 세속에 떠도는 누굴 미워하고 누굴 좋아한다는 말에 현혹되지도 않습니다. (중략) 공께서 넓은 견식을 지닐 수 있길 바랍니다. 만약 나는 시정잡배들과 토론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그 이후에 대해선 알 수 없습니다.  短見者祗聽得街談巷議市井小兒之語、而遠見則能深畏乎大人、不敢侮于聖言、更不惑於流俗憎愛之口也。 (中略) 願公師其遠見可也。若曰待吾與市井小兒輩商之、則吾不能知矣。 그리고 이탁오는 모든 스폰이 끊깁니다. 아끼던 여성 제자는 여자가 공부를 했다는 이유로 세상의 비난을 받고 스승이 구속되자 자살을 합니다. 이탁오의 부인은 이미 이전에 병으로 죽었고요. 가족도 없고, 제자들은 죽거나 흩어지고, 경제난까지 겹치자 이탁오는 정신질환을 앓다가 3년 후 스스로 면도칼로 목을 찌르고 자살을 합니다. 향년 76세. 저는 많은 분들이 넓은 견식을 지닐 수 있길 바랍니다. 성소수자 가시화 정부가 통계를 통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하는 것은 국가가 성소수자에게 ‘국가는 안전하다’, ‘국가는 성소수자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는 신호를 주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존엄과 가치, 행복과 인권, 평등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한국 사회도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들이 안전과 행복을 느끼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한 첫걸음이 무산되어 한국 사회가 모두의 안전과 평등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가 늦춰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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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를 청년들이 반대한다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하 전연서)’은 학내장애인권단체,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서배공)’에서 처음 모인 학생들을 시작으로 구성된 서울대학교 내 학생 모임으로, 여러 학내 인권단위가 가맹했으며, 총 20여명이 실무진으로 참여했다. 지난 4~5월 두 달여간, 역 앞 피켓팅, 학내 서명운동, 세미나, 연대방문,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장연에 연대하는 시민들이 존재함을 알리고 다른 시민들을 더욱 설득하기 위해 힘써왔다. 특히 연대서명을 통해 지지의 뜻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총 1,127건의 마음이 모였다. 다만 학생단체의 성격상 지속적인 연대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고, 지난 해 5월 말의 최종 기자회견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전연서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목표는 전장연 선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특히, 마치 모두가 전장연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하고 전장연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일부의 혐오선동과 달리, 전장연에 연대하고자 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시민들이 여기에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도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를 알림으로써, 예상되는 백래쉬 속에 용기내지 못했던 분들도 용기 내주시기를, 중간에서 고민하고 계셨던 분들도 전장연의 싸움을 함께 지지해주리라, 반대하시던 분들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한 번 들어보고 대화와 토론의 장으로 나서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모두가 전장연을 혐오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담론 지형에서, 한 사람의 연대자가 나타남으로써 발생할 파급효과를 기대했다.   대표성: 가장 큰 고민거리 이러힌 활동의 방향 속에서 자연스레 몇 가지 고민이 촉발되었다. 가장 큰 것은 “청년/서울대학생들에 대한 대표성을 주장하는 것이 맞나” 하는 지점이었다. 과연 우리는 대표성을 가지는가? 대표성을 가진다고 해도, 그것을 주장하는 것이 옳았는가? 전자의 경우, 청년세대 – 특히 서울대 학생들의 대다수가, 전장연에 대한 비판에 동조하고 있는 것 자체는 사실이지 않나 하는 비판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집요하게 따라왔다 – “너희가 뭔데 서울대생을 참칭하냐?”는 비아냥부터 “그렇죠? 청년세대가 전장연을 다 반대하는 것은 아니죠?”라는 기대로 가득 찬 선배들의 질문까지. 나 역시 희망을 담아, 즉각적으로는 그에 대해 “그렇지 않은 청년/서울대학생들을 더 많이 봤다”고 답해왔지만(“더 많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내 안에서도 회의가 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혹은 아니라면, 나는 그에 맞춰서 어떤 말을 해야 했을까? 결론적으로 활동을 끝낼 때까지 나는 확신을 얻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활동이 끝난 지금에야 찬찬히 기억을 돌아보면서 (그럴 기회를 주신 빠띠에 감사드린다) 나름의 답변을 찾아낸 것 같다. 왜 우리는 청년 세대의 반응에 그토록 민감할까? 이미 청년 세대가 공정이라는 아젠다를 (부당하게)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러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면 대부분 알다시피, 지금 청년 세대라고 호명되고 있는 이들 자체가 극히 협소하고 그들이 말하는 공정은 더더욱 왜곡되어 있다. 즉, 어디까지나 허상에 불과한 “청년 세대의 지지”라는 것이 공정함에 대한 시금석이 되어버렸고, 이미 왜곡되어버린 ‘공정’ 게임의 룰에서 이기기 위해 청년 세대의 지지를 소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울어진 프레임에 갇혀버린 것이다, 우리마저도. 전연서의 활동은 그렇기에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충분히 전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청년/서울대생이라는 주체가 판단권을 행사하는 게임의 룰에는 침묵하면서, 그 판단권을 가진 청년이 저들 혐오세력이 아니라 우리들 지지세력임을 강조하려고 노력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강조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라는 학력을 내걸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물론 그 역시 전략적 판단의 소산이었다). 그렇다면 그러한 모습은 잘못이었는가? 나는 단지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작년 초,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이라는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대남이라는 납작한 기표 위에서 소거된 페미니스트 남성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활동이었다. 그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이대남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의 한계(우리의 말도 납작해져버리는)가 분명히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야 대중의 관심을 받고 담론 싸움을 벌일 수 있음이 뚜렷이 보였던 상황. 그때 결국 그럼에도 그 프레임 속으로 뛰어들어서 전복을 꾀한다는 판단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게 맞았다고 생각하고, 전연서의 활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프레임 안으로 걸어들어가 싸우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남은 것들: 연대의 희망 한편 전연서 활동은 서울대학교 학생공동체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 COVID-19로 모든 대면 공간이 사라지고 오로지 에브리타임이라는 익명 커뮤니티만이 남으면서, 오직 혐오만이 전체의 의견인 양 노출됐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 공동체들은 험난한 시간을 거쳤다. 인권의 가치를 믿는 이들은 그를 드러낼 때마다 익명 뒤에 숨은 이들에게 심각한 수준의 공격을 당했고, 인권의 가치를 말하는 것에는 점점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해졌다. 다행히 COVID-19가 가라앉으며 대면 공간이 다시 복원됐지만, 오히려 그 사이 힘을 키운 혐오가 대면공간까지 지배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 서울대학교의 학생 공동체는 이 활동을 통해 몇 가지 희망을 회복했다. 각종 서명운동에서도 면박 대신 조우를 얻었고, 그러는 가운데 여전히 인권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 여전히 내 옆에 살아숨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했다. 그 조우 속에서, 대면공간에서 서로 만나 설득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으며,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혐오를 이길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얻었다. 이는 청년세대 전체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밝힌 것처럼, 솔직히 객관적으로 “전장연을 지지하는 청년들이 더 많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전장연을 지지하는 청년들은 분명 존재하고, 그들은 연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또 전장연을 지금 지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기다리며 설득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 역시 많다. 활동을 쉬고 있는 입장에서 뭐라 말을 얹기는 뭐하지만, 20년을 이어온 전장연 선배들의 투쟁이 분명히 그들에게 닿고 연결되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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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비주의보: 차별을 녹여야하는 순간
산성비주의보: 차별을 녹여야하는 순간 산성비 팀은 세상에 굳어진 차별과 일상에서 겪는 차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여성들을 모집하여 기사를 작성하고 신문을 만듭니다. 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활자로 전달하고, 공감과 연대를 형성하여 여성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는 공론장을 만들고자 하는 산성비의 이야기. 산성비 팀의 '여울'의 목소리로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고,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도 함께 들려주세요! "세상을 구하는 건 영웅이 아니라,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하고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이들입니다.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치더라도 멈추지 않고, 멈추더라도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고, 세상을 바꿨고, 또 바꾸더라고요.(중략) 그래서 앞으로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 때,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었던 가능성들 그리고 발자취들. 그걸 하나하나 기억하면서 그리고 느끼면서 나아가겠습니다." - 산성비 팀 스피치 중 ✓ 본 게시물은 청년 성평등 문화 액션크루 '그럼에도 우리는' 팀들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열었던 2023 성평등 페스타 "우리는 멈추지 않아"의 <세바크> 프로그램을 담고 있습니다. <세바크>는 '세상을 바꾸는 크루들의 스피치'의 줄임말로, '그럼에도 우리는' 팀 크루들의 생생한 성평등 프로젝트 활동 이야기를 풀어낸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대학 페미니스트 마음돌봄 여정기 : "지속 가능한 활동" 을 꿈꾸며 - 뿌리탐사 팀 여성들이 모험을 시작할 때 일어나는 일 - 우먼스베이스캠프 팀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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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모험을 시작할 때 일어나는 일
여성들이 모험을 시작할 때 일어나는 일 우먼스베이스캠프 팀은 모험하는 여성들의 아웃도어 커뮤니티로, "자연 속에서 나를 마주하고 몸으로 연대합니다.” 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들에게 캠핑과 같이 삶의 기술을 엮어내며 몸으로 연대하는 커뮤니티는 찾기 어려우며, 자연에서의 경험이 제한되거나 안전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먼스베이스캠프 팀은 20~60대 여성들에게 '자연에서의 첫 하룻밤'을 선물하고, 이들의 일상 모험을 지지하고자 합니다. '지영'의 경험을 토대로 펼쳐나가는 우먼스베이스캠프 팀의 이야기를 아래 영상에서 확인해보세요! "언젠가 나의 모험의 불씨도 꺼뜨려지거나 흐려질 수 있다는 것. 내가 내 삶에서 지쳤을 때, 내가 이렇게 지금 뜨겁게 삶을 생산하는 사람이길 원하지만 이 용기와 이런 마음들이 언젠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럴 때 우리가 지금 옮겨붙인 불씨들이 저에게 인생의 모험을 계속 해 나갈 용기를 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불씨를 지피고 싶습니다." - 우먼스베이스캠프 팀 스피치 중 ✓ 본 게시물은 청년 성평등 문화 액션크루 '그럼에도 우리는' 팀들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열었던 2023 성평등 페스타 "우리는 멈추지 않아"의 <세바크> 프로그램을 담고 있습니다. <세바크>는 '세상을 바꾸는 크루들의 스피치'의 줄임말로, '그럼에도 우리는' 팀 크루들의 생생한 성평등 프로젝트 활동 이야기를 풀어낸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대학 페미니스트 마음돌봄 여정기 : "지속 가능한 활동" 을 꿈꾸며 - 뿌리탐사팀 산성비주의보: 차별을 녹여야하는 순간 - 산성비 팀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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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페미니스트 마음돌봄 여정기 : "지속 가능한 활동" 을 꿈꾸며
대학 페미니스트 마음돌봄 여정기 : "지속 가능한 활동" 을 꿈꾸며 뿌리탐사 팀은 캠퍼스 내의 인권이슈들과 성차별 이슈들을 다루는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팀으로, 18~19년도를 기점으로 대학 내 성평등 활동 조직들이 각자의 난항을 겪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존재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조직 구성원(페미니스트)의 마음돌봄을 공동의 영역으로 끌고와서 함께 만들어나가는 마음돌봄을 상상하며 2022년에 '담장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잎싹'과 '고래'가 전하는 뿌리탐사 팀의 이야기, 아래 영상에서 확인하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나눠주세요! "언젠가 '페미니즘은 나 혼자서만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운동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요. (중략) 우리가 소진되지 않고,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마음돌봄이 절실하다는 것을 그 때 깨닫게 된 것이죠." "뿌리탐사의 담장넘어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그 연결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직면할 문제들에 맞서 나와 나의 동료들을 더 이상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함께 연대하고 마음돌봄을 통한 지속가능한 페미니즘으로, 성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 뿌리탐사 팀 스피치 중 ✓ 본 게시물은 청년 성평등 문화 액션크루 '그럼에도 우리는' 팀들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함께 열었던 2023 성평등 페스타 "우리는 멈추지 않아"의 <세바크> 프로그램을 담고 있습니다. <세바크>는 '세상을 바꾸는 크루들의 스피치'의 줄임말로, '그럼에도 우리는' 팀 크루들의 생생한 성평등 프로젝트 활동 이야기를 풀어낸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여성들이 모험을 시작할 때 일어나는 일 - 우먼스베이스캠프 팀 산성비주의보: 차별을 녹여야하는 순간 - 산성비 팀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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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자 고위공직자들, 떳떳하다면 정보공개 해야 합니다.
고위공직자의 의무, 주식백지신탁을 아시나요? 고위공직자는 권한이 많습니다. 고위공직자는 그 권한을 이용하여 본인이 보유한 주식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그걸 막기 위하여 2005년 주식백지신탁제도라는 것이 도입되었습니다. 고위공직자가 3,000만원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경우, 그 주식을 일정 기간 안에 팔거나 금융회사에 백지신탁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에 대하여 공직자윤리법에서는 이를 고위공직자의 의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식 백지신탁, 현직 장차관은? 16명 중 7명은 ‘의무 불이행’ 경실련은 현직 장·차관들이 주식백지신탁의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조사해보았습니다. 조사 결과, 장·차관 41명 중 ‘주식 3,000만원 이상 보유’를 신고해 ‘주식 매각 백지신탁 대상자’에 속하는 사람이 16명으로 나타났습니다.이들의 주식 신고 총액은 74억,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씩의 주식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16명 가운데 7명이 주식을 팔지 않았거나 백지신탁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신고한 9명 중 5명은 여전히 3,000만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무관련성 심사 내역을 국민에게 비공개하는 인사혁신처 많은 고위공직자들이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원칙적으로는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신탁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기보다는 직무관련성 심사를 신청해 그 의무를 면제받고자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인사혁신처가 직무관련성 심사 내역을 비공개하여 주식 매각 및 백지신탁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고위공직자들이 과연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는지,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졌는지도 대단히 의심스럽습니다. 직무관련 심사 정보를 인사혁신처가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그 심사가 적정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고위공직자들을 감시해주셔야 합니다! 주식을 매각하거나 직무관련성 심사를 통해 공정성 의혹을 없애자는게 공직자윤리법의 취지입니다. 고위공직자의 재산 공개와 주식 매각 내역은 관보를 통해 공개하면서도, 의무를 면제받기 위해 진행되는 직무관련성 심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직무관련성 심사내역을 공개하지도 않은 채로, 경실련의 조사 이후 즉각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보유 주식 전체에 대해 직무관련성 없음 결정을 받으면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하지 않고 보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심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개인정보라는 이유였습니다. 시민 여러분! 인사혁신처의 반박 성명이 이해가 되십니까? 직무관련성 심사를 국민에게 비공개하면서 과연 주식백지신탁제도가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이에 경실련은 국민권익위원회에는 행정심판을, 법원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투명한 사회를 위해 나서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주식부자 고위공직자들이 투명한 직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경실련은 약자가 보호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듭니다. 특정 당파나 이념에 얽매이지 않으며, 정부의 지원금은 안받습니다. 경실련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세요? 경실련과 함께 안녕하지 못한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 경실련 회원가입 행정소송비를 후원하고 싶다면? ? 해피빈에서 힘보태기 경실련의 소식을 카카오톡으로 받고 싶다면? ? 카카오채널 추가하기
공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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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들썩떠들썩]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
참가 신청하기 이동권은 ‘국민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고 국민이 누려야할 기본적 권리인 ‘기본권’ 중 하나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전과 지하철 탑승을 두고 논쟁이 있습니다. 기본권 보장을 위한 시민의 요구가 다른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일까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떤 말과 행동으로 함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에게는 공감과 연대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대화, 더 나은 삶을 위한 대화의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행사 정보  - 일시 : 2023.2.9.(목) 18:45~21:15 - 장소 :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 Hall80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115) - 모집인원 : 30명(선착순) - 참고 : 캠페인즈 "장애인 권리" 이슈 채널 (https://campaigns.kr/issues/11...) ⭐  프로그램 - 1부 : 발제  ? 이선우 캠페이너 전장연 시위를 보는 시선들 (본문 일부 인용) "시위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입니다.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대중의 시선, 정부의 대응, 경찰의 대처가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를 촉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1년입니다. 22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과격한 시위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제도적 문제와 아직도 만연한 대중의 차별적인 시선이 낳은 결과입니다. 정치인과 정부는 이미 거센 불길에 기름을 더 붓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사회에 깔려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문화, 불평등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현실 : 지하철과 버스만 문제일까? (본문 일부 인용)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하루에 장애인을 몇 명이나 보는지만 각자 세어보셔도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런데 대중교통만 문제일까요? 가까운 곳을 걸을 때엔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장애인 이동 현실이 좋아지지 않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장애인 복지 문제를 시혜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돈이 있으면 해주겠지만 돈 없으면 굳이 그것까지 해줄 건 없다는 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서 어쩔 수 없다는 탓만 하지 마시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알아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생각보다 엄청난 공력이 드는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복건우 기자 지워진 장면들에 대한 의도적 기록 (본문 일부 인용) 모든 기사가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진 않는다. 기사는 현실에서 일어난 사실을 기자가 취사선택하여 한정된 지면 안에 스토리텔링한 결과물이다. 이때 필연적으로 기자는 현실에 대한 편집권을 휘두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현장에서 기자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삭제한 장면은 무엇인가?출처(한국기자협회)  ? 변현준 전장연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전장연' 시위를 청년들이 반대한다고? (본문 일부 인용) "전연서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목표는 전장연 선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특히, 마치 모두가 전장연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하고 전장연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일부의 혐오선동과 달리, 전장연에 연대하고자 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시민들이 여기에 실존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도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모두가 전장연을 혐오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담론 지형에서, 한 사람의 연대자가 나타남으로써 발생할 파급효과를 기대했다" 지금 청년 세대라고 호명되고 있는 이들 자체가 극히 협소하고 그들이 말하는 공정은 더더욱 왜곡되어 있다. 즉, 어디까지나 허상에 불과한 “청년 세대의 지지”라는 것이 공정함에 대한 시금석이 되어버렸고, 이미 왜곡되어버린 ‘공정’ 게임의 룰에서 이기기 위해 청년 세대의 지지를 소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전연서의 활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프레임 안으로 걸어들어가 싸우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각종 서명운동에서도 면박 대신 조우를 얻었고, 그러는 가운데 여전히 인권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 여전히 내 옆에 살아숨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했다. 그 조우 속에서, 대면공간에서 서로 만나 설득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으며,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혐오를 이길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얻었다. - 2부 : 테이블 토론 ❗ 기록을 위한 영상,사진 촬영이 있습니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동의하지 않으실 경우 현장에서 촬영거부 의사, 또는 마스크 착용을 정중히 부탁 드리겠습니다. ? 온라인 송출은 별도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 문의 : contact@parti.coop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후원: Open Society Foundation 
장애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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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래시의 시간, '존버'하는 우리를 위해
2016년에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미투 공론화, 2020년 N번방, 그리고 작년 여성가족부 폐지 논의까지 우리는 수많은 백래시를 목격하고 경험해왔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사업으로 4년째 이어왔던 버터나이크 크루 역시 작년 여름 일방적인 통보로 하루아침에 활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죠. 하지만 버터나이프 크루 참여팀들과 협력 파트너인 빠띠는 사업 중단 이후에도 ‘그럼에도 우리는’이라는 이름으로 성평등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 의미를 돌아보며 백래시의 시대에 멈추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로의 경험을 꺼내고 연결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초청 패널과, 프로젝트 참여 크루와, 시민들이 백래시를 주제로 함께 꺼낸 경험과 대안의 목소리는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이 글은 지난 1월 진행한 ‘2023 그럼에도 우리는 성평등페스타 - 우리는 멈추지 않아’ 토크콘서트의 내용을 요약해 정리한 글 입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윤가현 :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윤가현이라고 합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에서 저랑 이름이 같은 가현이들을 만나 여성의 아르바이트 노동과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가현이들>, 그리고 2016년 강남역 사건 이후 만든 ‘불꽃페미액션’이라는 페미니스트 단체를 4년 동안 기록한 <바운더리>라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슬기 : 안녕하세요. 저는 백래시가 가장 극심했던 작년과 재작년 서울신문에서 젠더 담당 기자로 일했던 이슬기라고 합니다. ‘일했던’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제가 지난달에 퇴직을 했거든요. ‘전' 기자라는 타이틀로나마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나임윤경 : 저도 반갑습니다. 저는 사실 오늘 여기 도착해서 ‘내가 잘 온 건가’ 살짝 생각했어요. 일단 패널 평균 연령을 좀 많이 높여놓은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나잇값을 좀 해야 될 텐데 어떤 얘기를 해야 나이 값을 할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수달 : 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담롱’이라는 팀에서 함께하고 있는 수달이라고 합니다. 담롱은 ‘서로가 서로의 편이 될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건으로 소수자 의제를 다루는 인터뷰 영상들을 만들고 있어요. 이번 <그럼에도 우리는> 활동에서도 지역 커뮤니티를 찾아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Q. 여는 질문으로, 각자 생각하는 '백래시는 OOO다'라는 짧은 한 마디를 부탁드릴게요! 수달 : 저희 팀원들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애들아 백래시가 뭘까?” 하나로 모인 답변은 “정.말. 싫.다."였어요(웃음). 맞지 않을까요? 저희가 이렇게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단어로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당연히 너무 지긋지긋하다, 너무 싫다, 너무 짜증 난다,라는 의미였다고 해석해봅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답변은,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스트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말. 스스로를 주저하게 하고, 서로 연결되지 못 하게 하는 것이라고 들렸고, 되게 공감이 됐어요. 윤가현 : 저는 ‘우리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일련의 사건들을 우리가 백래시라고 불러줄 수 있는 이유도 운동의 주체인 우리가 있기 때문이고, 저는 노동 운동이든 페미니즘 운동이든 운동이라는 건 파도와 같아서 어떤 ‘벽’에 부딪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척 견고하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백래시의 주체들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가 또 굉장히 노골적인 인간들이잖아요. ‘너네가 뭔데 갑자기?’라거나, ‘왜 너 뭐 돼?’라고 생각할 만한. 이슬기 : 방금 감독님 얘기 들으면서 백래시를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시는 것에 저는 어떤 감탄(?)이 들었어요. 저는 기자 생활 10년 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직접적인 역풍 혹은 공격을 받는다는 느낌을 백래시 기간에 처음 느꼈거든요. 사실은 저도 의연한 마음으로 백래시를 맞이하고 싶지만, 제게 지난 2년간 백래시는 집요하고 조직적인 공격에 가까운 무언가라고 느꼈어요. 그전에는 오히려 저는 좀 백래시에 대해 ‘성차별적인 구조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관성’ 정도로 치부했거든요. 사건 사고의 피해자분들을 숱하게 보면서도 ‘그럼에도 내 일'이라는 생각을 크게 못했는데, (여가부 관련 사건들과) 유독 깊이 붙어있으면서 힘든 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나임윤경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공공기관에서 잠깐 일을 했는데요. 거기서 ‘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의무’라고 하는 제목의 굉장히 좋은(!) 영상을 만든 적이 있어요. 그게 이슈가 돼서 국회의원과 변호사들이 달라붙어서 명예훼손이라고 욕하는 일도 있었는데, 그런 과정을 느끼면서 들었던 생각은 백래시라는 게 되게 “최근 일인 것처럼 이슈가 되지만 옛날부터 했던 문제제기들을 한결같이 외면하고 있다가, 페미니스트 영향력이 확대되니까 화들짝 놀라고 있는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각자의 자리에서 느낀 경험들이 다른 듯 비슷한 게 인상적이네요. 백래시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 혹은 어려움은 뭘까요?  나임윤경 : 사실 저는 오늘 여기 앉아계신 분들하고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페미니즘의 언어가 조금 어렵지 않나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여기 앉아 계신 분께 마이크를 넘겨서 “구조적 성차별이 뭐예요?”라고 설명을 부탁드리면, 느낌으로는 아는데 실체가 무엇인지, 성차별을 당한 당사자들은 감각적으로 그걸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거든요. 백래시는 그 이해를 잘못하면서 너무 겁을 먹고 혹은 겁 먹은 척하고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제 직업상 좀 더 설득적인 언어를 개발해내고 대중적으로 유포하는 일에 백래시를 해체하는 작업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달 : 바로 그 겁 먹은 분들 이야기를 좀 더 해볼게요. 저희 담롱 팀에서도 페미니즘이나 여성노동 같은 주제로 영상을 올리면 여전히 좌표가 찍히고 악플이 달려요. 좌표 찍는 방법도 악의적이에요. 영상을 캡쳐해서 저희 메시지는 쏙 빼고 입맛대로 편집을 해서 그걸 이미지로 이어붙인 다음에 커뮤니티 등지에 뿌리면 그분들이 찾아오셔서 이제 열심히 댓글을 달아요. 이슬기 : 수달 님 말씀과 저도 조금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기자로서 악플에 되게 초연한 편이거든요. 근데 저희 부모님이 초연하지 않아서, 요새도 대댓글을 많이 달고 계세요. 이 기자 나쁜 사람 아니라고(웃음). 저희 부모님은 진짜로 상처를 받으셔서, 그때 정말 이런 식의 공격이 정말 효과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수달 : ‘페미니즘 정치' 관련한 인터뷰 영상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런 걸 올리면 진짜 페미니즘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이 올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좌표 찍어 욕하는 분들이 사서 검색을 해서 들어오시더라고요. ‘페미니즘 정책’이라는 키워드 영상에 남성 시청자의 비율이 70%인데, 유입 경로나 검색 키워드를 보면 대부분이 ‘페미니즘 참교육’ ‘페미' 이런 것들이에요. 다양한 검색어를 조합해서 굳이굳이 찾아오여서 굳이굳이 댓글을 남기시더라고요. 이슬기 : 비슷하게, 여성 페미니스트 인터뷰를 기사화했을 때 착한 반응들을 찾아보기가 어렵거든요. 그건 그냥 인터뷰이에게 몹쓸 짓이 아닌가. 제가 오히려 대놓고 욕 먹을 판만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실제로 그런 악플을 받고 저한테 댓글창을 내려달라고 해 주셨던 분도 계셨고요. 제가 받는 아픔에는 스스로 조금 이제 조금 익숙해졌다면, 익숙하지 않은 분이 그런 일을 겪는 것을 제가 보호할 수 없고, 그분의 행보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데서 오는 주저함이 있죠. 요청을 주저하거나, 저도 모르게 “그럼 익명으로 하실래요?”하기도 하죠. 익명 인터뷰는 힘이 없는 걸 아는데도. 자꾸 이런 식으로 제가 작아지는 그 모습이 백래시의 효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을 해 가야 되니까 그런 면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윤가현 : <바운더리>라는 영화 편집할 때 한창 편집이 너무 하기 싫어서 여초 카페를 들락거린 적이 있거든요. 거기 익명 게시판에 어떤 여자가 둘이서 얼굴도 모르고 닉네임도 모르는데 만나서 동반 자살을 하려다 실패했다라는 기사가 나가고, 카페가 완전 난리가 난 거예요. 그 익명 게시판을 닫아야 된다, 자살이나 죽고 싶다라는 단어 금지화시켜야 된다 등등 되게 많은 논의가 오가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제가 들었던 고민은, ‘너무 많이 죽는다.’ 20대 여성이 너무 많이 자살을 한다는 거였어요. 여성들이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죽기까지 하는 것, 그게 저한테는 가장 두려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정책이 나아진다고 그 여성들이 죽는 걸 붙잡을 있을까, 그런 고민들은 있습니다. Q. 가볍지 않지만 비관적이지도 않은, 대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백래시의 범람 속에서도 성평등 활동이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이슬기 : 앞서 기사나 영상에 선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또 없지는 않아요. 이전에 어디 강연을 갔다가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분이, “기자님 기사 잘 보고 있다”라고 하시면서 “근데 댓글이 엉망진창이던데 거기에 힘을 못 보태드려서 죄송하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좀 많이 놀랐어요. 저도 짠하고 서로 짠한데, 한편으로 그런 기운들이 이 백래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윤가현 : 저는 가끔 지역에 가서 영화 상영을 하는데, 할아버지나 할머니 분들이 무료상영이라고 하니까 무조건 와서 보시거든요. 근데 이 영화에는 막 찌찌도 나오고, 여자들끼리 손 잡고 행진하고 이러는데 보시다가 이거 뭐야 소리지르고 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 되게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놀랐던 건, 솔직함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는 거였어요. 페미니스트랑 동성애랑 무슨 상관이냐 이런 되게 정직한 질문을 해 주시기도 하고, 예전부터 여성들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오고 있다는 걸 나누기도 하고, 이런 시간 속에서 저도 약간 페미니스트로서 편견 없는 마음을 좀 가져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꺾이지 않는 마음을 좀 더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스스로… 수달 : 페미니스트 커뮤니티나 성평등 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저희 지역에 내려가서도 많이 드렸거든요. 청주, 대구, 지리산에서 받은 대답들을 모아봤는데, 놀랍게도 대답들이 너무 비슷한 거예요. ‘할 수 있을 때, 내가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리고 우리는 우정으로 뭉치는 게 즐거운 공동체’라는 것. 때로는 여가부 폐지 반대나 여성혐오 반대 시위에도 나가고, 때론 지역사회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공동체적 해결방안도 고민하다가, 또 어떤 때는 망한 섹스썰 파티를 하고, 내 최애가 얼마나 빠는지 얘기를 하고, 연말 파티를 하고, 잔디밭에서 보물 찾기를 하고, 그런다는 거예요. 그런 일상화된 활동이 늘 같이 가는 게 지치지 않고 즐거울 수 있는 마음인 것 같아요. 힘든 얘기만 할 게 아니라 즐거운 일도 하고 우리 안에 있는 어떤 길티 플레져도 꺼내서 한번 얘기해보고 우리에게 너무 엄격하지 않고 그래야겠다!는 생각. 윤가현 : 한 가지,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까 그냥 그 마음만으로도 관심만으로도 저는 운동이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뭘 해야지 막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지금은 좀 쉬어도 되고 언제든 돌아와도 괜찮으니, 강박으로 함께 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이슬기 : 저도 좀 비슷한데, 페미니스트로 살면서는 약간 성공은 좀 작게 느껴지고 실패만 크게 와 닿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많이 좋아진 줄 알았는데 신당역 사건을 겪었을 때의 어떤 처참함. 엄청난 실패인 건 맞지만, 그 사이에 저희가 조금씩 이루어 온 것들이 있거든요. 버터나이프크루 보면서도 같은 마음이에요. 제가 여가부 출입할 때 버나크에 대해서 기사를 많이 썼고 계속해서 마음이 동화되어 아픈 것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17개 팀 중에서 13개 팀이 꾸준히 이어왔다는 것, ‘중꺾마'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 마음이고요. 두 번째는 페미니스트는 자기 자신한테 좀 후했으면 좋겠어요. 성공을 열심히 자세히 바라봐주는 일도 하셨으면 좋겠다. 그건 이제 저한테도 같이 드리는 말씀입니다. 청중과의 일문일답. Q. (나임윤경 교수님께) 좀 더 설득적인 언어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가장 다듬기 어렵다 싶은 개념이나 표현이 있는지? 나임윤경 : 저의 요즘 강의 기법은 제가 절대 말하지 않는다는 거거든요. 지지난 학기에 가족과 젠더라는 수업을 했었는데, 그때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를 소개했어요. 봉태규 씨하고 정유미 씨가 썸타는 장면인데, 정말 썸 타는 장면인데 제가 거기서 성적 억압과 통제라는 개념을 끄집어내기를 바랐어요. 왜 저 사람은 저런 질문을 하고, 저 사람은 저런 대답을 할까, 그냥 볼 때는 보다가 제가 질문을 계속하니까 그 영상들이 달리 보이는 거죠. 모든 사람은 단순히 썸 타고 연애하는 거지만, 그거 알아보는데 90분이 걸렸어요. 굉장히 어렵지만, 이렇게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경험이었어요. Q. (수달 님께) 버터나이프크 참여 크로로서 느꼈을 막막함이 크셨을 것 같은데, 사업 중단 소식을 듣고 당사자로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수달 : 제일 큰 마음은, 황당했죠. 왜 황당했냐면 여당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써요. 그리고 그다음 날 사업이 없어진대요. 그게 하루 사이에 일어난 것도 너무 황당한 일이지만 저희로서는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발대식을 했거든요. 여가부 장관이 와서 잘 해보라 축사까지 하고, 저희도 처음 만나서 네트워킹 파티도 하고 한바탕 킥오프를 했는데, 이럴 거면 발대식에 장관은 왜 왔나, 그 자리에 무슨 자리인지는 알고 왔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취재 요청이 오고 어쩌다 어떻게 됐냐 물어보시는데 저희도 경황이 없고, 입장도 정리해야 되고. 근데 우리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전에 입장을 정리해야 되고, 상식적이지 못한 건 저쪽인데 왜 우리가 피곤한 건지 하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 다른 팀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좀 걱정되는 면도 있었고요. 아예 못 하게 되려나, 하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저는 불안과 분노도 물론 있지만, 버터나이프크루가 엎어졌지만, 우리가 우리 프로젝트는 엎지 않고 결국에는 새로운 이름으로 마무리했다는 걸 꼭 기억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Q. (윤가현 감독님께) 바운더리라는 작품에서 선 받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고 그게 강력하게 선을 넘으면 그만큼 강력한 백래시를 경험할 거라 생각하는데, 두려움으로 다가온 적이 없었는지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윤가현 : 제 영화에 그런 장면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월경페스티벌에서 가슴을 까고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거든요. 그런데 페이스북이 음란물로 규정하고 막무가내로 내렸어요. 열 받아서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그냥 가슴을 까버리는 그런 활동을 하고 제가 그 현장에서 촬영을 했었어요. 그때 제 친구가 그랬어요. “큰일 났다. 다 잡혀가면 알바를 못 가.” 그런 종류의 두려움도 있었고, 또 하나는 집에서 가족들과 밥을 먹는데 그 뉴스가 나오는 거예요. 남이 나한테 욕을 한다거나 모르는 사람 댓글로 욕을 하는 건 별 상관없는데, 모자이크가 쳐진 뉴스 장면을 아빠와 남동생과 함께 보며 밥을 먹는다 이런 건 상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저도 두려움이 많고, 마음 속으로 어쩌라고를 말하는 연습을 하거든요. 마음속으로 누가 뭐라고 얘기하면 어쩌라고요 이렇게 대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습도 되게 많이 하고 그래요. 사실 두려움이 없진 않죠. 저희도 다 똑같이 두렵죠. Q. 마지막으로 간단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이슬기 : 오늘 이 행사에 전 기자라는 타이틀로나마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요. 혹시나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자면 저는 백래시로 인해서 퇴사한 것은 아니에요(웃음). 근데 이제 일반지 호흡이 아닌 좀 다른 플랫폼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퇴사하게 됐고 앞으로 활동도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나임윤경 : 사실 여성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한국 사회 같은 곳에서는 늘 성차별 성폭력의 문제가 내가 겪지 않아도 내가 겪은 것만큼 힘들고 참 어렵죠. 그런데 우리 아까 다 모두 어려움을 얘기를 했지만, 차별받는 사람들의 힘은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해서 무한히 꿈꾸는 거잖아요. 정말 차별 없고 폭력 없는 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키우고 정말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을 바로 피해자인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있잖아요. 그 사실을 기억하면서 피해자 정체성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물론 분노하고 슬퍼하고 노여워하되 그 상상력을 계속 서로에게 독려하면서 정말 정말 더 나은 삶을 페미니스트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오늘 이 공간을 나가셨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윤가현 : 스스로의 멘탈 관리도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끔 저는 스스로 나 페미니스트인데 이래도 될까라는 말을 진짜 많이 하거든요. 그냥 그렇게 살기로 했어요. 저 같이 페미니스트도도 있는 거죠. 그래서 여러분들도 조금 덜 두렵게 사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여러분들도 그냥 좀 자신 있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가 오래 갈 수 있는 힘인 것 같아요. 수달 : 담롱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만든 영상 시리즈의 이름이 ‘여기선 안 된다 말했지만’이에요. 여기선 안 된다 말했지만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만든 영상이고, 그게 오늘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됩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하는 얘기보다 훨씬 좋은 이야기를 지역에서 실천하고 계신 분들의 입으로 들을 수 있으니, 꼭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저희 담롱도 지역을 왔다갔다하는 게 고되지만, 사실 사이드 프로젝트거든요. 내가 왜 무슨 부귀영화들을 누리려고 이런 걸 하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이게 다 재밌게 살려고 하는 짓이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요. 재밌게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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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동, 언제까지 철인경기여야 하나요?
우리들의 이동도 자유롭고 싶어요  작년 1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장애 인권 단체의 지하철 시위로 많은 분들이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애인 분들이 이동에 있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개선점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교통수단을 이용할까요? 원하는 목적지에 도보로 이동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소외 문제는 단순한 이동 편리성의 제약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사회, 경제, 건강, 교육 등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예를 들어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가야하는데 학교까지 가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다면 어떨까요? 수업에 지각을 하거나 수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이동의 제약은 다른 사회 활동도 제약시킵니다. 사용성(usability), 사용 가능성 (availability), 경험(experience) 등의 모든 부분에서 제약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신체적 문제(physical), 정신적 문제(phychological), 디지털/정보 소외(digital and information), 서비스(service)와 같은 부분에서의 소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장애인 이동권이 단지 편리성의 문제가 아니며, 그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느껴지시나요? 다음으로는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버스,지하철, 택시가 장애인들에게 어떤 불편한 점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어떠한 방법들이 시행되고 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각각의 교통수단 별로 어떠한 어려움과 노력 그리고 한계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아직은 불편한 장애인들의 이동 이야기 첫번째. 버스에 오르고 내릴 수가 없어요.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도로와 버스 사이에 틈이나 계단이 있기 때문에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서는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저상버스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내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69.3% 수준(2022년 6월 기준)에 불과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저상버스 100% 도입을 요구하지만, 서울시 측의 주장에 따르면 도로 여건 등의 선결 과제가 많고 광역노선, 도로폭 협소, 급경사 등의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버스 기사님들과 시민들의 휠체어 사용자에 대한 의식 수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면 휠체어가 버스 내부에 안전하게 고정되도록 버스 기사님이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바쁜 출퇴근길이나 승객이 많은 경우에는 종종 휠체어 사용자의 승차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이 버스를 이용할 때 겪는 어려움도 큽니다. 다양한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는 버스 정류장의 경우 여러 개의 포켓을 가지고 있어서 타야하는 버스가 어디에 정차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버스 문 찾기, 카드 태그하기, 하차벨 누르기 등과 같이 비장애인들에게 당연한 것들이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어려움이 됩니다. 이에 서울시는 시각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승하차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를 예약하고, 탑승 시에는 자동 음성 서비스, 하차 시에는 시각장애인 휴대용 공용 리모컨을 통한 하차벨 지원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반영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조선DB 두번째. 지하철에 1역사 1동선을 만들어 주세요.  지하철 모든 역에는 교통 약자가 타인 도움 없이 지상 출구부터 승강장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1역사 1동선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현재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 중 254개 역에는 1개 이상의 동선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21곳은 엘리베이터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연결되어 있지 않아 교통 약자가 리프트를 이용하는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지하철역 휠체어 리프트는 지난 2001년 4호선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탑승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장애인들은 휠체어 리프트를 ‘살인기계’라고 부르며 이용하길 꺼리고 있습니다. 위험성 외에도 휠체어 리프트는 호출을 불러 역무원이 기계에 열쇠를 꼽아야만 작동한다는 점, 주변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소음이 크다는 점 등 장애인의 정신적 측면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이동을 할 때 점자블록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점자블록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훼손된 곳이 있어 이동에 불편함을 겪습니다. 또한 시각 장애인들의 눈이 되어 주는 안내 점자가 노선이나 역 정보가 변경되면서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잘못된 정보를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합니다.  서울시는 2024년까지 모든 역에 1역사 1동선을 확보하며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설치 대상지가 사유지이거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 등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세번째. 얼마나 기다려야 택시를 탈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애인 콜택시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에게는 장애인 콜택시가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콜택시는 평균 대기 시간이 1시간에 달하고 배차가 취소되는 일 또한 빈번하여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인 콜택시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장애인 콜택시는 중증 장애인 150명당 1대를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경기와 경남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확보율은 법적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서울 또한 85%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수적인 문제 외에도 호출한 장애인의 정확한 장애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비효율적으로 운영이 된다는 점,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 이용 범위가 특정 시내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등의 여러 문제점들이 존재합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모습 / 사진 출처 : SBS 뉴스 장애인들의 모빌리티 = 우리 모두의 모빌리티 우리 모두의 이동이 자유롭기 위해서  장애인들을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은 그들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디자인입니다. 지하철 역사 내 앨레베이터도 노인 등 비장애인들의 이용 비율이 높고,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는 유모차나 캐리어등을 가지고 다니는 비장애인들의 이동도 수월하게 도와줍니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주는 점자블록은 눈에 잘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난 시 모두의 눈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교통 약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면, 결국 모두가 함께 편리하게 교통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영국의 블랙캡이라는 택시는 장애인만을 위한 택시가 아니라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구분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유니버셜 택시입니다. 모든 택시가 유니버셜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장애인용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도 줄어들고, 택시 운영 차원에서도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이미 2009년부터 모든 시내버스가 저상버스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버스와 더불어 트램에서도 이동의 불편함이 거의 해소되었습니다. 지하철의 경우도 2024년 베리어프리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블랙캡 내부 이미지 / 사진 출처: carspyshot  앞서 다룬 이야기 중 휠체어의 저상 버스 탑승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볼까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분들이 더욱 편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상 버스의 설치도 중요하지만, 탑승을 도와주어야 하는 기사님 그리고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꼭 필요합니다. 결국 시설이나 서비스적인  인프라에 대한 개선 및 변화와 인식의 변화가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에서 진정한 베리어프리를 달성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새로운 의견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댓글로 의견을 공유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Align MSR은 이동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현해 나가는 대학생 모빌리티 솔루션 학회입니다. https://align.oopy.io  작성자 : 이윤서 임유리 정지원 이하은 (MSR 2022)
장애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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