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아동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2022.08.02
192

한국에서는 열흘에 한 명 정도의 아동들이 학대로 인해 사망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6,058건이던 아동학대 범죄 수는, 2013년에 6,796건, 2014년에 10,027건, 2018년에는 18,700건, 2017년에는 22,367건, 2018년에는 24,604건, 2019년에는 30,045건을 기록했습니다.(e나라지표

아동학대 사건이 이슈가 되면, 정부와 의회는 아동학대에 관한 다양한 정책과 법안을 내놓습니다. 정책과 법안의 수립도 물론 중요하고, 효과가 분명 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는 매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아동 방임의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적어져 생기는 아동 학대 문제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형량을 늘리겠다,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 수시로 감시하겠다, 피해 아동을 가해자로부터 즉시 분리하겠다 등등, 수많은 정책과 입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동학대 보고 건 수가 끊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요?


계속되는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부모들은 '내가 감정을 잘 조절해서 교육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 안 된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 김예은 “훈육과 체벌의 경계, 기준은 없다. 이러한 논의 자체가 학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정당화한다”

🧩고려대 로스쿨 장영수 교수 “판사들이 아동학대를 단순히 가정 내 징계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어 아동학대에 대한 억제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우리나라에선 존속살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비속살해는 가중처벌이 안될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도 많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역사회 특성을 반영한 자율적인 대응체계가 부족하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 “즉시 분리 매뉴얼이 잘 작동되는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민변 아동인권위원회 김영주 변호사 “최소한 1년에 한 달 정도는 (담당 공무원들에게) 집중교육을 실시해 매년 바뀌는 사례와 내용을 알리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김미숙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 “외국은 학대가 발생하면 이미 늦으니 양육이나 경제적 문제에서 비롯한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미리 관리해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2021년 6월 3일 KBS2<대화의 희열3>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학대와 훈육의 경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한 대는 교육이고 다섯 대는 체벌이고 열대는 학대입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오 박사는 "부모들은 '내가 감정을 잘 조절해서 교육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말하고 체벌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습니다.(위키트리.2021.06.04.)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 김예은 씨는 아동학대의 기준에 대한 질문에 “훈육과 체벌의 경계, 기준은 없습니다. 이러한 논의 자체가 학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정당화합니다”라고 말한 후, 체벌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우선 다같이 인식하고, 체벌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신체적 폭력 이외에 정서적 학대도 아동학대가 된다는 점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오마이뉴스.2016.06.07.)

이와 관련하여 2021년 1월 26일에는 부모에게 징계권이 있음을 명시한 민법 제915조가 삭제되었으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에 대해 인지가 잘 되지 않고 있으며, 부모 10명 중 6명은 아직도 자녀에 대한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10명 중 5명은 훈육으로서 체벌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베이비타임즈.2021.04.19.)  

이와 더불어 재판부의 아동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고려대 로스쿨 장영수 교수는 "아동학대가 정말 잘못됐다는 걸 판사들도 인식을 해야 하는데, 판사들이 이 대목을 단순히 가정 내 징계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어 아동학대에 대한 억제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는 재판부의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음을 지적하며 “우리나라에선 존속살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비속살해는 가중처벌이 안될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도 많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데일리안.2021.06.24.)

 

"입법 보다도 현장 인프라가 문제입니다"

속칭 <정인이 법>의 처리를 앞두고 있던 지난 1월 6일,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나치게 빠르게 처리되고 있는 <정인이 법>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빠르게 처리되고 통과되는 법들이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을 가중할 뿐이라고 말하고, 그 중 하나인 가해자로부터의 ‘분리’를 예로 들었습니다. 위 법에서는 기존에 3회 신고시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분리하던 조치를, 2회 신고시 분리하는 것으로 바꾼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즉시 분리 매뉴얼은 이미 있다. 고위험가정, 영유아, 신체 상처, 의사 신고 사건 등 모두 이미 즉시 분리하도록 돼 있다”라며 “그 매뉴얼이 잘 작동되는 현장을 만들어야지, 즉시 분리를 기본으로 바꾸면 가뜩이나 쉼터가 분리 아동의 10%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갈 데 없는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느냐”라고 말했습니다. (동아닷컴.2021.01.07.

또, 즉시 분리의 기준이 오로지 ‘2회 신고’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기계적인 즉시 분리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혼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가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오기 위해 비유책 배우자의 집 앞에서 소리를 녹음하여 아동학대로 신고한 일이 있습니다. (SBS.2021.01.17.)

한송이 전북서부좋은이웃그룹홈 시설장 역시 즉각 분리 제도가 미봉책이 되지 않으려면, 무분별한 입소보다는 아동 특성에 맞는 보호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더 많은 인력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송이 시설장에 따르면 2021년 3월, 전국의 학대아동피해쉼터는 76개소인데, 그 중 12개소는 전세와 월세를 전전하며 옮겨다닌다고 전했습니다. (전북일보.2021.05.20.)


"대응 역량을 강화하거나 담당 체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이 중앙정부 주도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아동학대가 벌어지는 현장은 집 혹은 동네인데, 중앙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으면 지자체나 지역 공동체는 이에 종속적으로 따라가는 형태를 띤다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이로 인해 “지역사회 특성을 반영한 자율적인 대응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자체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이나, 잦은 순환으로 인한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결국 담당공무원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협력체계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복지타임즈.2020.08.18.)

2020년에 처음으로 전국에 배치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290명이라고 합니다. 1년에 약 3만 여 건의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토대로 계산해보았을 때, 공무원 한 명이 한 해에 백 여 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들은 길어도 몇 주에 불과한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어 상황 조사 담당 및 의료기관에 연계하여 아동을 치료하고, 피해 아동의 심리/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에, 민변 아동인권위원회 소속 김영주 변호사는 "최소한 1년에 한 달 정도는 집중교육을 실시해 매년 바뀌는 사례와 내용을 알리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2021.01.10.)

또, 전문가들은 특정 기관에 책임과 권한을 몰아주는 형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닌,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리고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분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주 변호사는 이와 관련하여 "'옥상옥' 같은 새로운 부처가 아니라 현장에서 책임지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것"이고, "전담 기구를 만들더라도 특정 기관 산하가 아닌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완전히 독립적인 조직이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예원 변호사는 "학대 대응 업무가 3개 기관에 분산됐다 보니 업무 중첩으로 효율성도 떨어지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 좋은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2021.01.10.)


"빈법한 법 개정보다 실제 판결이 중요합니다"

김예원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형량만 높이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증거를 필요로 하게 되어 기소율이 낮아지고, 실무 현장에 혼란만 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형랑 강화를 하려는 취지는 이해합니다. 가해자들을 세게 처벌하고 싶으니까 형량을 강화하자는 뜻은 알겠어요. 그런데 그런다고 가해자들이 세게 처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기소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무죄율이 높아진다면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니겠죠. 그런데 (형량 강화는) 정확히 그렇게 되는 방법입니다. 법정형의 상한은 이미 학대치사의 경우 무기징역까지도 있어요. 문제는 법정형 하한선입니다. 법정형의 하한을 높여버리면 기소되는 피고인들은 정말 인생을 걸겠다는 마음가짐이 됩니다."

또, 법정형이 높은 사건일수록, 판사들은 그 정도의 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요구하게 된다고 설명한 김 변호사는 "법정형의 형량을 강화할 게 아니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양형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조문을 바꿀 게 아니라 합의나 사과, 반성문 제출 등으로 인한 정상참작 등의 여지를 줄여 실제 판결에서의 확정 형량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SBS.2021.01.17.)


"처벌 이전에 예방이 먼저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 후 해당 가정을 고위험군과 중저위험군으로 나누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가정에는 처벌을 위한 조사를, 중저위험군에 해당하는 가정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부모들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제공’이라는 이름으로 지자체가 가정과 연락을 주고 받습니다. 일본의 경우,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아동학대 발생에 대비하여, 아이의 출생 후 4개월까지 공무원이 지속적으로 방문해 산모의 불편함을 돕고, 산후우울증이나 고립감이 아동학대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안녕 아기(こんにちは、赤ちゃん)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미숙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는 "외국은 학대가 발생하면 이미 늦으니 양육이나 경제적 문제에서 비롯한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미리 관리해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며 "한국도 이와 관련한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예방 측면에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대가 비교적 경미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법원이 사법적 판단에 더해 다양한 전문가와 공조하여 문제의 근원을 찾는 ‘치료적 사법’이 필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연합뉴스.2021.01.10.)


✏️아동학대 문제,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많은 사람들은 아동학대 범죄의 형량을 높일 것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형량이 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범죄 건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은 더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동학대 문제의 근원적인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요? 또, 위에 제기된 수많은 문제점과 해결책 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중복투표) 

💁🏻‍♀️가장 공감되는 선택지를 고르고 댓글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 
💁🏻‍♀️고민 되나요? 질문이나 기타 의견이 있나요?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댓글

무진용
0

가장 능동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진정한 교육의 시작일 것입니다. 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기존의 훈련 교육이 아닌,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야말로 모든 사회문제의 본질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다이
0

이 세상에 '맞을 만한 아이'는 없습니다. 단지 '때리고 싶은 어른'만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폭력은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동학대 및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 공익광고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인식 변화를 촉구할 수도 있고, 혹은 처벌 강화를 통해 가해자의 처벌 수준을 공공연하게 밝힘으로써 폭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아동 학대를 성행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처벌 수준이 높아지니, 남 모르게 학대를 저지르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가해자로부터 피해 아동을 분리하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트라우마 방지 및 치료 등 다양한 시설을 구축하여 피해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데에 총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이 시설에서도 아동을 향한 폭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드네요. 해당 시설을 감시하고 점검하기 위한 정책이나 기관도 추가적으로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리
0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사실 인식 개선은 당장의 법안 하나, 캠페인 하나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은 당장 눈으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사법부의 인식과 이미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위한 인프라구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두가지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인식 개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인식 개선 자체를 우선순위로 하게 될 경우 오히려 이상한 방식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지금까지 많았기에 조심스럽게 2,3을 우선시해보고 싶습니다.

람시
0

단기적 차원에서 당장 일이 벌어졌을 때 조치가 어려워 상황유지가 현실적인 안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최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리고 아동 체벌 금지에 대한 재판부와 시민들의 시민들의 인식 제고 노력이 병행되고, 담당자들이 대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및 역할 부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난후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방향에 대한 깊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 로드맵 구축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도란
0

체벌이 금지되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금지되었다는 걸 알게되면 ‘아, 체벌은 하면 안되는 거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사회구성원들의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도가 더 올라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