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7월 캠페인즈에서는 복수의결권 도입,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주제로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당시에는 쿠팡이 뉴욕 증권시장 상장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 등에서 시행중인 복수의결권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최근 한국 국회에서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에 대한 복수의결권이 허용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법안의 통과로 “창업자 의결권 비중이 30%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갖는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됩니다. 복수의결권 남용을 방지할 안전장치로는 “복수의결권 주식 관련 정관 개정 및 발행은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도록 하고, “창업주의 사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안건, 복수의결권 주식 존속기한에 대한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복수의결권 주식이라해도 의결권이 1주당 하나로 제한”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습니다.(2023.05.03.이코리아)
국회의 법안통과 과정을 비롯해 시민사회까지 복수의결권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복수의결권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복수의결권이 허용되게 된 지금 시점에서 캠페이너 여러분은 복수의결권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복수의결권 도입 찬성합니다.
국회 본회의 법안 표결 전 토론에서 4명의 의원이 복수의결권 도입 찬성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 중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업주가 기술력으로 기업을 운영을 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성장 단계마다 자금 조달을 꼭 해야 되는 기업”라며 자금 조달로 창업주의 지분율이 떨어지면 “경영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재벌 2, 3세들의 편법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활용될 수 있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재벌의 상속 증여에 복수의결권이 악용될 거라는 주장은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2023.04.28.제405회 국회 제5차 본회의)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업공개시장 위축으로 유니콘 기업의 가치가 7% 이상 하락했”다며 “우리 경제가 혁신의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벤처기업은 투자 유치에 나서고 그렇게 되면 지분이 낮아져 경영 불안정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 등 복수의결권을 도입한 국가를 언급하며 “다른 나라는 혁신가를 위해서 이런 특별한 제도를 도입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 됩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2023.04.28.제405회 국회 제5차 본회의)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경기 불황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국내외 벤처업계는 투자 침체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회복 방안이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주식을 부여하여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복수의결권 도입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총선 공약이었으며 현 정부의 국정과제”라며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안이 대기업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미래를 가정으로 현재의 법안 제정을 망설이는 것은 법안 제정의 취지와 필요성에도 어긋난다”라고 주장했습니다.(2023.04.28.제405회 국회 제5차 본회의)
🙅♀️복수의결권 도입 반대합니다.
국회 본회의 법안 표결 전 토론에서 4명의 의원이 복수의결권 도입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 중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복수의결권이 도입되면 “1주당 최대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며 “국민투표 시에 10표를 행사할 수 있는 시민권을 국가가 발행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030 청년 시민의 시니컬한 반대를 전”한다며 “의결권 차등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일반 주주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주식을 만든다니 참으로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차등 의결권이 없어서 창업을 못하고 복수 의결권이 없어서 대한민국에 유니콘 기업이 없는 거 맞습니까?”라며 “상장기업이나 대기업의 세습에 악용될 소지가 큰 복수 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벤처업계 발전을 저해”한다고 비판했습니다.(2023.04.28.제405회 국회 제5차 본회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복수의결권 도입으로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을 위배함은 물론이고 벤처투자 활성화와 성장을 보장하기보다는 대주주의 지배력 공고화와 소수주주 및 투자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복수의결권은 유니콘 기업이 상당히 성장해 기업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도록 활용될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비상장 벤처기업이 상장된 후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복수의결권을 도입했는데, 상장된 후에는 복수의결권을 없애는 형태로 법을 통과시켰으니 모순”이라 지적했습니다.(2023.04.28.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는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는 벤처활성화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 채 상장회사에게도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에만 힘 실어주게 될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이어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허용이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에 큰 위험 요소로 작동할 것”이라며 “상장회사에게도 복수의결권주식의 발행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복수의결권주식이 보통주로 강제 전환되어 지배권을 잃게 될 창업자들은 일몰조항 삭제를 위해 결사적으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로비할 것이 예견된다”고 우려했습니다.(2023.04.27.경제개혁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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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공감하기 힘든 법안이네요. 취지도 이해하고, 목표도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겠는데, 굳이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한 반민주적 해법을 채용했어야 하나 싶습니다. 반대 측 의견에서도 볼 수 있듯이 효과가 좋을지도 의문이구요... 또 다시 효율만을 앞세우며 민주성이 해체되어가는 과정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복수의결권 도입반대합니다.
양쪽 입장에서 어느 쪽 근거가 사실인지 확인해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양쪽의 근거가 모두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창업자 개인과 다수의 투자자 중 누구의 입장에서 법을 만들 것인지 고려하면 다수의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을 창업주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국의 재벌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의결권은 기업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제안이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더라도 창업주가 이를 묵살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안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1주단 최대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과, 현재 "목표로 하는 벤처활성화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 채 상장회사에게도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에만 힘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말에 공감하며 복수의결권 도입을 반대합니다.
그런데 찬성입장도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의 경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기업운영과 안정적인 기업 운영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 균형을 지키기 쉽지 않습니다.
부작용 등에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창업자가 안전성을 바탕으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이 드네요. 외부 요인 등으로 인해서 창업자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러한 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의결권이 창업주를 비롯해 일부 경영자가 주주의 의사와 상관없이 멋대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법적으로 허용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소수의 주식으로 거대기업을 상속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같은 인물이 이제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복수의결권 도입은 민주주의와 점점 더 멀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돈이 지배하는 체제라고 하더라도, 1인 1표가 아닌 1주 1표까지도 넘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할 일인가 되물어보게 됩니다. 복수 의결권이 없어 벤처가 못크고 유니콘 기업이 없는 것인지 물어봐야 합니다. 악용 될 여지도 큰 것 같습니다.